[시선뉴스 박종화] 지난 16일 최민식 주연의 영화 ‘대호’가 개봉했다. 1925년 일제 강점기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이 영화는 주인공 최민식이 조선 내 최고의 명포수 역할로 활약한다. 무엇보다 영화는 극중에서 두려움과 존경의 대상이자 조선의 마지막 호랑이인 ‘대호’를 잡는 스토리로 펼쳐지는데, ‘조선의 마지막 호랑이’라는 소재의 참신함이 극의 흥미를 더한다.

▲ [출처/영화 대호 스틸컷]

‘대호’의 개봉과 함께 관심이 깊어진 ‘조선의 마지막 호랑이’. 그렇다면 대한민국의 역사에는 실제 ‘한국 호랑이’가 있었을까? 또 ‘마지막 호랑이’가 존재했을까?

정답은 ‘그렇다’이다. 한국의 호랑이는 존재했다. 호랑이는 약 1천110만 년 전에 아시아에서 처음 등장한 ‘공통 조상’에서부터 진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개체들은 전국 각지에 퍼져 살면서 지역 환경에 적응하고 점차 변형되었고 각 지역에서 생존할 수 있는 DNA로 점차 발전되게 된다.

우리나라 호랑이는 학명으로 ‘판테라 티그리스 알타이카(Panthera tigris altaica)’라고 불리는 시베리아호랑이에 속한다. 과거에는 ‘백두산 호랑이’라고 따로 분류했던 적이 있지만 현재에는 시베리아호랑이과로 분류한다. ‘백두산 호랑이’는 몸통길이 173∼186cm, 뒷발길이 약 30cm로서 현재까지 발견된 것 가운데 가장 큰 것은 몸 전체 길이가 390cm에 이를 정도로 매우 크며, 무엇보다 백두산 호랑이 즉 우리나라 호랑이는 다른 종들에 비해 선명한 검은 줄무늬가 절묘하게 배합돼 가죽으로 쓸 경우 상품 가치가 매우 뛰어났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백두산 호랑이는 현재 남한에서는 멸종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제 강점기 이후 종적을 감추고 만 것이다.

원인은 이렇다. 임진왜란 당시 일본의 무장 가토 기요마사는 호랑이를 사냥해 도요토미 히데요시에게 바쳤고 많은 총애를 받았다고 전해지고 있다. 호랑이 사냥으로 질 좋은 한국의 호랑이 가죽을 얻게 됨은 물론, 전쟁 중의 호랑이 사냥은 병사들의 떨어졌던 사기를 다시 올려주는 계기로 작용했던 것이다.

이러한 경험을 토대로 1917년 제 1차 세계대전 당시 지쳐있는 병사들의 떨어진 사기를 진작시키기 위해 일본 고베의 사업가인 '야마모토 타자부로'는 호랑이를 잡기위한 군대를 만들어 포획을 시작한다. 이들은 당시 조선 각지를 누비며 호랑이를 비롯한 각종 포유류를 무차별 포획했다.

이 외에도 당시의 조선총독부는 ‘해로운 짐승을 없앤다’는 명목으로 대규모의 인력을 동원해 대대적인 포유류 포획을 펼쳤다. 이에 더해 서양 사냥꾼들도 식민지 조선의 호랑이를 포획하는데 가담했고 이러한 일들이 계속되면서 조선의 호랑이는 결국 자취를 감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제 강점기 시절 뼈아픈 한국의 역사가 잘 녹아 있는 구절 ‘한국의 마지막 호랑이’. 정말로 사라져 버린 것인지, 어딘가에서 한국의 맥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지 동물 연구학자들의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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