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기자] 러시아의 한 도시의 비공식 시장선거에서 사람이 아닌 고양이가 시장으로 선출되어 화제가 되고 있다.

물론 실제로 고양이가 시장이 된 것은 아니지만 민심은 고양이에게 모두 넘어갔다.

러시아의 소셜 커뮤니티 브이콘탁트는 이달 초 러시아 알타이 지방의 바르나울 비공식 시장선거를 치렀다.

지난 15일까지 진행된 이 선거에서 발씩(Barsik)이라는 이름의 18개월 된 스코틀랜드 폴드종 고양이가 입후보를 했는데 5400표 중 91%인 4914표 이상을 얻어 실제 정치인을 누르고 압승을 거뒀다.

발씩이 가상에서라도 시장으로 선출된 데에는 시민들이 무능하고 부패한 정치인들에 깊은 회의감을 가졌기 때문이다.

▲ 러시아 고양이 시장 발씩(출처/후콘타쿠체)

이런 현상을 꼬집기 위해 러시아의 소셜 미디어 ‘후콘타쿠체’는 ‘발씩에게 투표하지 않는 것은 쥐뿐이다’란 현수막과 간판 등을 설치하기 위한 모금을 진행하고 있다.

이렇게 러시아에서는 고양이가 비공식 시장이 된 것에 논란이 일고 있다. 하지만 고양이라도 시장이 되는 것은 다행이라고 할 수 있다. 발씩은 살아있기라도 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고인(故人)이 구의원 지방선거에 당선된 사건이 있었기 때문에 사실 발씩이 시장으로 비공식 선출된 것은 토픽감도 아니었다.

2006년 지방선거에서 부산 금정구의 구의원으로 당선된 박 모 씨는 후보 등록 전에 실종됐으나 가족들이 후보등록을 대신했고, 당연히 선거 운동 기간 동안 한 번도 얼굴을 비춘 적이 없었지만 구의원에 당선되는 기현상을 낳았다. 박 씨는 후에 변사체로 발견이 되었는데 조사 결과 후보 등록 전에 이미 자살한 것으로 드러났다.

▲ 출처/mbc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희한안 일이 벌어졌는데 러시아 고양이가 시장에 당선됐다고 마냥 신기해하고 그 비난의 대상인 러시아 정치인들을 비웃을 수 있을까?

우리나라의 고인이 당선된 사건이 러시아의 고양이가 시장이 된 것처럼 시민들이 무능한 정치인에 회의감을 느끼고 그에 대한 반발로 일어난 것이 아니라 맹목적인 투표로 인해 발생했다는 점에서 우리는 더욱 반성하고 부끄러워해야만 한다.

러시아는 정치인이 변화해야 하고 우리나라는 유권자가 변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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