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문선아] 우리나라 방송인들 중에 19금 개그를 야하지 않게 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지금처럼 성인개그가 유행하지 않던 시절에도 방송과 비방송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지켜가며 자신만의 색깔을 만든 방송인이 있다.

바로 19금 개그의 원조이며 독보적인 방송인 신동엽이다. 방송인 신동엽은 방송에 대한 타고난 끼가 있었다. 대학 축제에서 사회를 본 그는 선배 개그우먼인 이성미의 눈에 띄어 1991년 SBS 개국과 함께 특채 개그맨으로 선발됐다.

▲ 19금 개그의 원조이며 독보적인 방송인 신동엽.(출처/SM C&C 공식 홈페이지)

그는 ‘토요일 7시 웃으면 좋아요’의 ‘레일맨’에서 유행어 “안녕하시렵니까?”로 단숨에 주목을 받았다. 곱상한 외모로 당시 이휘재, 박수홍 등과 함께 꽃미남 개그맨이라 불리며 여성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신인 개그맨이었지만 콩트에 강했던 그는 MBC 시트콤 ‘남자셋 여자셋’에서 깐족대고 장난 끼 넘치는 ‘동엽’을 맡아 밉지 않고 능청스러운 연기로 시트콤의 큰 재미를 부여했다. 그렇게 연기와 개그 프로그램을 통해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그도 위기가 찾아왔다.

미국에 갔다가 귀국하는 길에 들여온 대마초를 흡연해 2천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받고 약 11개월간 방송활동을 하지 못했던 것이다.

▲콩트에 강했던 그는 MBC 시트콤 ‘남자셋 여자셋’에서 깐족대고 장난 끼 넘치는 ‘동엽’을 맡아 밉지 않고 능청스러운 연기로 시트콤의 큰 재미를 부여했다. (출처/ 남자셋 여자셋 캡쳐)

그 사건 이후 슬럼프를 겪던 그가 다시 방송 활동을 시작한 것은 2000년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코너 ‘러브하우스’였다. 어려운 사람들의 집을 고쳐주는 공익적인 프로그램으로 당시 사람들의 많은 공감과 지지로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으며 자연스레 그의 복귀도 안정을 찾았다.

이후 이효리와의 ‘해피투게더’와 김원희와의 ‘헤이헤이헤이’ 등 여자 MC들과의 토크 호흡으로 스튜디오 예능에서의 전성기를 누렸는데 특히 김원희와 함께한 ‘헤이헤이헤이’에서의 그의 재연 연기와 토크는 현재의 신동엽의 트레이드마크인 아슬아슬한 성인 개그의 신호탄을 쐈다.

그의 성인 개그는 아무래도 보수적이었던 90년대에는 큰 빛을 발하지 못하였지만 2000년대 들어서면서부터는 사람들의 ‘성(性)’에 대한 인식변화가 생기며 인정받고 재밌어 하기 시작됐다. 그렇게 순풍을 맞은 그의 성인 개그는 여러 프로그램에서 인기를 얻게 된다.

▲ JTBC ‘마녀사냥’과 tvN의 ‘SNL’은 대표적인 신동엽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출처/tvN명단공개 캡쳐)

특히 JTBC ‘마녀사냥’과 tvN의 ‘SNL’은 대표적인 신동엽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에서 출연진들과 나누는 그의 토크는 때론 노골적이고 때론 은밀하지만 딱히 더럽다거나 퇴폐적이어 보이지는 않는다. 이 능력이 바로 ‘신동엽만이 만들 수 있는 토크’인 것이다.

그는 진행에서도 그의 트레이드마크를 잘 활용했다. 본래 갖고 있는 탁월한 진행 실력에 자신만의 성인 개그가 양념으로 가미되어 더욱 재미있는 진행이 된 것이다.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시상식에서도 그는 배우와 시청자들을 배꼽잡고 웃게 만들었다.

2014 MBC 연기대상 베스트 커플상 시상에 앞서 후보들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신동엽은 '왔다 장보리' 오연서를 향해 "가까이서 보니까 영혼까지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오연서는 얼굴이 빨개져 어쩔 줄 몰라했다. 이에 신동엽은 "머리 말한 것이다. 무슨 생각을 했느냐"면서 장난기 가득한 미소를 지었다. 이 장면은 두고두고 회자되었으며 그의 이 같은 활약에 올해도 그는 MBC 연기대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시상식에서도 그는 본래 갖고 있는 탁월한 진행 실력에 자신만의 성인 개그가 양념으로 배우와 시청자들을 배꼽잡고 웃게 만들었다. (출처/2014 MBC 연기대상 캡쳐)

신동엽은 자신이 진행하는 모든 프로그램에서 적재적소에 맞는 애드리브를 터뜨리며 시청률을 책임지고 있다. 방송계의 굳건했던 '유-강 라인(유재석, 강호동)' 사이에서도 다작의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최고의 MC임을 몸소 증명하고 있다.

방송은 현 시대의 트렌드를 가장 잘 보여주는 매체다. 방송인 신동엽은 트렌드를 따라가지 않고 자신이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주목받지 못했던 성인 개그를 하나의 트렌드로 만든 것은 그의 고집과 방송 센스가 함께 만들어낸 걸작이 아니었을까.

남들은 쉬쉬하고 회피하려 했던 것을 자신만의 강점으로 만들 수 있는 MC 신동엽. 그의 발칙하지만 유쾌한 진행은 앞으로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웃음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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