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다희] 겨울철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물건이 있다. 차가운 공기를 막기 위해서 사용되기도 하고, 깨지는 물건이 배달될 때 사용되기도 한다. 바로 ‘뽁뽁이(에어캡)’다.

사실 뽁뽁이는 정식 명칭이 아니었다. 뽁뽁이가 터질 때 나오는 소리를 듣고 자연스럽게 불렀고, 올해 초 국립국어원에서 포장재나 단열재로 사용되는 에어캡(유럽에서는 버블랩이라고도 한다)의 순우리말로 공식 등록됐다.

 

에어캡(버블랩)을 발명한 사람은 미국의 엔지니어인 알프레드 필딩과 스위스 발명가인 마르크 샤반이다. 그들은 1957년 미국 뉴저지주 호손시의 한 창고에서 청소하기 쉬운 새로운 종류의 플라스틱 벽지를 개발하던 중 공기 방울이 툭 불거진 뽁뽁이를 탄생시켰다.

특이한 이 3D 벽지는 상류사회를 중심으로 새로운 형태의 인테리어 소품이라는 극찬을 이끌어냈으나 정작 상용화에는 실패했다. 보기에 그리 아름답지 못하다는 게 그 이유였다. 그러나 두 사람은 포기하지 않고 이 새로운 발명품을 뭔가 다른 용도로 판매할 수 없을까 고민했다. 고민 끝 온실 단열재용으로 다시 시장에 내놓았지만 그 역시 결과는 좋지 않았다. 당시 이미 사용 중이던 비닐하우스를 대체할 만한 장점이 뚜렷하게 부각하지 않은 탓이다.

그러던 어느날, 마르크 샤반은 비행기 안에서 창밖의 구름을 보고 뽁뽁이를 포장재로 활용하면 좋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필딩과 상의한 끝 실드에어라는 회사를 설립한 후 뽁뽁이를 버블랩이란 브랜드의 포장재로 생산했다.

회사를 설립한 후 첫 번째 포장 물품은 IBM 대형 트랜지스터 메인프레임 컴퓨터 '1401'이었다. 고가의 컴퓨터 운반을 위해 안전한 포장재가 필요했던 IBM에서는 1961년부터 뽁뽁이를 제품 포장에 사용했으며 이를 통해 뽁뽁이는 1970년대 이후 전 세계적인 히트 상품으로 떠올랐다.

실제 뽁뽁이는 충격 흡수력이 크다.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뽁뽁이를 바닥에 깔아놓고 로드롤러로 밀어보는 실험을 했을 때 멀쩡한 모습을 보여주어 사람들을 놀라게도 만들었다.

그리고 현재. 뽁뽁이는 포장재뿐만 아니라 처음 발명 당시 생각했던 온실 단열재용으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가격이 싸면서도 설치가 간편한 뽁뽁이를 창에 붙여 열 손실을 줄이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건설기술연구원에서 행해진 실험에 의하면 바깥 온도가 영하 15도인 상황에서 뽁뽁이를 창문에 붙이는 것만으로 실내온도를 2.5도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생활에서 필요한 기능뿐 아니라 재미까지 갖춘 뽁뽁이. 본격적으로 추위가 시작되는 요즘, 효자제품으로 불리는 뽁뽁이의 유래를 알고 사용하면 더 흥미롭지 않을까.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