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기자] 11월 2일, 드디어 한일 정상회담이 열리게 되었다.

이번 한일 정상회담은 3년 반 만에 열리는 것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 이후 처음이다.

정상회담에 앞서 우리 정부는 '위안부' 문제가 이번 회담의 의제임을 공식적으로 밝혔고 일본은 이에 대해 (위안부 문제 같은)개별 현안보다는 전체적인 분위기 개선이 중요하다면서 한 발 물러서는 형국을 보이고 있다.

일본의 이런 미온적인 반응은 성과를 내야 하는 이번 회담이 서로 얼굴만 보고 헤어지는 형국이 될 가능성도 높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일본 총리(출처/청와대, 위키피디아)

독도나 위안부 문제, 그리고 강제징용 등 과거사 문제 해결을 애써 외면하고 고의적으로 피해온 일본이 과연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어떤 변화를 보일지는 회의적이다.

특히 일본이 미국을 등에 업고 집단자위권 행사를 강행하며 유사시 한반도 진출의 가능성을 내보이는 최근의 행보를 봤을 때 우리는 우리의 입장을 강경하게 표명해야 할 필요가 있다.

또 지난 한일 국방장관 회의 때 일본의 북한 진출에 대해 남한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안건에 대해서 교묘한 말장난으로 한민관 국방부 장관의 뒤통수를 친 모습을 봤을 때,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넋을 놓고 있다간 또 다시 일본의 말장난에 놀아날 수 있어 보인다.

물론 이런 빌미를 제공한 것은 우리 측이다. 그간 아베 총리는 여러 번의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과의 과거사를 청산하지 않았다. 유독 우리에게만 철저히 모르쇠로 일관했다. 이쯤 되면 우리는 더욱 강경하게 일본에 사과를 요구하고 일본이 원하는 것을 들어주지 않았어야 하는데, 우리에게 반성의 반자도 보이지 않는 아베 총리의 미국 상하의원 연설의 한 구절을 확대 해석해 뉘우치고 있다며 정신승리를 하고, 강제징용의 보고인 군함도의 유네스코 지정에도 큰 몫을 해 주고는 아무것도 얻은 것이 없이 뒤통수만 맞았다.

일본과의 외교에서 과거사라는 유리함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전혀 활용하지 못하며 오히려 질질 끌려 다니고 있는 형국이다.

한일 정상회담에 앞서 31일에는 한중 정상회담이 먼저 열리고 다음 달 1일에는 한중일 3국 정상회의가 열린다. 박 대통령은 아베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이나 오찬을 갖지는 않기로 한 반면, 리커창 총리와는 회담 이후 만찬을 함께 하기로 했다.

이는 한국이 중국과의 거리와 일본과의 거리를 간접적으로 보여준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하지만 겉으로 보이는 것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일본 내에서는 중국과는 달리 오찬마저 하지 않는 이번 일정을 두고 한국이 일본을 냉대한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는데 이런 분위기는 아베 쪽에서 오히려 바라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무엇이든 간에 일본은 한국에게서 빌미를 찾아야 하고 그것이 크든 작든 잘 활용할 수 있는 나라가 또 일본이기 때문이다.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로 국내도 어수선한 이 시점에서 열리는 한일 정상회담. 이 회담에서 박 대통령은 일본에게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 일본에게 그 동안 끌려다녔던 모습을 이번에도 보인다면 정말로 대일 외교는 누구도 기대감을 갖지 않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에게도, 일본에게도 큰 부담일 수 있는 이번 한일 정상회담. 과연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게 될 것인지 초유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