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진 콩쿨 우승까지 국가와 대중의 관심 절실했다
조성진 콩쿨 우승까지 국가와 대중의 관심 절실했다
  • 보도본부 | 이호 기자
  • 승인 2015.10.26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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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성훈 칼럼니스트] 스물한 살의 젊은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세계 최고 권위의 폴란드 국제 쇼팽 피아노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을 차지했다. 김연아의 피겨 첫 금메달, 나아가 노벨상 수상과도 비견되는 이번 수상에 평소 클래식을 좀처럼 듣지 않는 사람들조차 클래식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나는 십 수 년 간 국내외를 오가며 피아니스트로 활동했는데 이번 수상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얼마나 뜨거운지 최근 내게까지 주변에서 많은 전화가 온다. 우리 세대에 이루지 못한 꿈을 후배 피아니스트가 이뤄준 것에 가슴 깊이 감사한다.

그렇기에 조성진의 이번 우승은 단순한 우승의 의미를 넘어 클래식계에 큰 기회가 아닐 수 없다. 국가 이미지 상승 및 문화예술의 선진화를 촉구할 수 있는 도약의 계기다.

 

사실 그의 우승은 개인의 피나는 노력에 국가가 보상받는 격이라고 할 수 있다. 국가의 관심과 지원 없이 맨땅에 헤딩한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클래식 아티스트들의 꿈을 실현시켜 줄 수 있는 사회적 기반이 잘 마련돼 있지 않다. 개인이 세계적인 콩쿨에 참가하려면 수준 높은 레슨, 어마어마한 시간과 비용, 노력과 고통이 따른다. 수많은 학부생과 입시생들은 이 같은 한국 교육 시스템과 음대 입시의 잔인한 현실에 갇혀 있다.

클래식 음악 자체에 대한 외면도 안타깝다. 클래식은 쉽게 말해 자연친화적 파장으로써 마음으로 소통하고 공감하는 예술의 본질적인 능력을 가장 잘 담고 있는 음악 장르 중 하나다. 처음엔 따분하지만 꾸준히 들으면 희열을 느낄 수 있고 정서적으로 큰 좋은 영향을 끼치고 인생이 긍정적인 면으로 바뀔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말초신경만 자극하는 음악, 상업적 음악만 내보내는 모양새다. 갈수록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해지고 각박해지는 현실에서 상업적인 음악만 들으면 국민들의 정서가 일시적으로 위안이 되지는 몰라도 공허감이 남는다. 가슴 따뜻하고 마음을 울리는 연주가 사라지고 있다.

물론 문화예술의 선진화를 위해서는 아티스트 개개인의 노력이 가장 절실하다. 냉혹하다고 여겨지는 현재 한국 교육 시스템과 사회 현실은 쉽게 바꾸기 어렵기 때문이다.

요즘 아티스트들은 머리는 비상하게 똑똑해지는 반면 작품을 대할 때에 가슴으로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창의적이며 마음으로 공감하고 소통하는 예술의 본질적인 능력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조성진의 발자취를 면밀히 살펴보면 서울예고 2학년 재학 중 도불하여 일찌감치 선진문화를 접했고 좋은 스승을 만난 운이 있었지만, 자신의 실력에만 취해있지 않고 겸허한 자세로 묵묵히 오랜 세월 임하였다. 그 성품과 마음이 잠재의식까지 녹아들어 예술 그 자체가 되었고 청중을 울렸다.

아티스트는 연습 때부터 자신의 잠재의식속 안에 숨어있는 감정들을 찾아 끄집어내야한다. 그리고 마음
으로 가슴으로 깊이 느껴 소통하고 공감하는 방법을 먼저 익혀야한다. 한사람씩 바뀌기 시작하면 모든 구조가 상부상조하는 선순환 구조로 바뀔 수 있다.

조성진의 우승은 수많은 학부생과 입시생들에게 희망과 자부심을 준다. 조성진이 쇼팽의 우승으로 대중에게 깃발을 꽂았으니 박차를 가하여 더욱 흥할 수 있도록 많은 피아니스트들과 음악학도들이 부단히 더욱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결국 우리나라 문화예술의 선진화를 위해서는 아티스트와 사회가, 문화예술과 사회가 서로 상부상조 공생하는 관계가 되어야 한다.

오성훈은 선화예고 졸업, 연세대 피아노과에 특채 선발, 이후 십 수 년 간 전 세계 무대를 누비며 세계적인 스타들과 협연한 피아니스트다. 클래식의 관념과 틀을 깬 피아니스트로 평가받는 그는 국내에는 앙상블 디토의 객원피아니스트로 데뷔했다. 현재 국내외 유명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하며 연주력을 과시하는 한편 클래식의 대중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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