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에 시달리다 전 남편 살해한 여성 ‘정당방위’아니다 [시선톡]
가정폭력에 시달리다 전 남편 살해한 여성 ‘정당방위’아니다 [시선톡]
  • 보도본부 | 이호 기자
  • 승인 2015.10.2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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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뉴스 이호기자] 지난 20일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모(43)씨가 국민참여재판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조 모 씨는 10여 년 동안 자신과 자녀들에게 가정폭력을 일삼았던 전 남편을 목 졸라 살해한 혐의다.

수원지법 재판부는 선고이유에 대해 "비록 피해자가 오랜 시간 피고인에게 가정폭력을 행사한 안타까운 정황은 있지만 피해자의 생명 또한 보호돼야 할 가치"라며 "그런 의미에서 피고인의 죄질과 범정이 가볍다고 볼 수 없다"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한 "다만 피고인이 피해자의 인격모독과 모욕, 폭행 등을 당하면서 우울증을 앓고 있었던 점과 가출시도에 실패해 큰 절망감을 느끼고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장기간 구금될 경우 어린 자녀들이 고통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 피해자의 가족들도 피고인의 선처를 탄원하는 점 등을 양형에 참작했다"고 전했다.

재판부가 조 씨에 대해 정당방위를 적용하지 않은 이유는 전 남편의 위협과 조 씨의 살해 행위에 시간적인 간격이 있었기 때문이다.

앞서 조 씨는 지난 6월 26일 오전 3시쯤 경기도 여주시의 자신의 집에서 술에 취해 술상을 차리라며 욕하고 흉기를 들이 밀어 조 씨는 절굿공이로 전 남편의 손을 쳐 칼을 떨어트렸다. 그리곤 술에 취해 방바닥으로 넘어져 의식을 잃은 남편의 머리를 절구로 때리고 넥타이로 목을 졸라 숨지게 했다.

정당방위는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에 대한 현재의 부당한 침해를 방위하기 위한 행위를 말하며 정당방위로 인정받기 위한 까다로운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그 요건으로는

1) ‘현재’의 ‘부당’한 침해가 있어야 한다. 현재의 침해는 당장의 급박한 상황이나 계속되고 있는 침해를 말한다. 반대로 앞으로 일어날 침해나 이미 끝나버린 침해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번 사건의 경우 조 씨가 전 남편을 살해할 때 이미 의식을 잃고 있었고 흉기를 들고 있던 때로부터 2시간 이후에 발생한 사건이기 때문에 이 요건이 가장 결여된다.

2)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을 방위하기 위하여 상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법익에는 생명 ·신체 ·자유 ·명예 ·정조 ·소유권 ·점유권 등을 말할 수 있는데 이런 사건의 경우 생명이 이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3) 방위행위는 상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사회통념에 비추어 상당하다고 인정을 받아야 하는데 예를 들어 아무 무기도 없는 절도범에게서 재산을 지키기 위해 흉기로 살해 한 것은 정당방위의 범위에서 벗어난다. 이 사건도 평소 폭행과 폭언을 했다고 하더라도 범행 당시에는 의식을 잃고 있었으므로 상당한 이유가 될 수 없다.

살해당한 전 남편의 가혹한 폭행과 폭언행위가 추후 조 씨에게 생명의 위협을 줬을 것이라는 안타까운 주변인들의 증언은 조 씨의 양형에만 영향을 끼쳤을 뿐 살인에 대한 유죄판결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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