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연선] 국내외 게임 페스티벌에 참여할 때마다 최종후보에 선정되며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인디 게임 ‘어보이드 잇(Avoid it).’ 이 게임의 개발자 김성철 대표를 만나 '어보이드 잇(Avoid it)의 성공 신화와 인디게임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part1. '스튜디오 로'와 게임 '어보이드 잇'

안녕하세요, 대표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 안녕하세요. 저는 17년에서 18년간 게임을 개발해 왔고 현재는 스튜디오 로의 대표, 그리고 국내 인디 게임 커뮤니티 ‘인디라’의 부산 쪽 지부장을 맡고 있는 김성철이라고 합니다. 스튜디오 로는 모바일 게임을 만드는 작은 인디 게임 회사입니다. 인디 게임 창업을 시작한지는 2년 조금 넘었고요 부산에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어보이드 잇(Avoid it)’이라는 게임 하나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 인디 게임 회사 '스튜디오 로' 김성철 대표

그렇군요. 자사 게임인 어보이드 잇은 어떤 게임인가요?

- 어보이드 잇은 2년에 걸쳐 개발한 게임으로 제가 그동안 게임 시장에서 일하면서 담아내고 싶었던 내용들을 사람들에게 메시지로 전달하고자 만들게 된 게임입니다. 특히 지구적인 문제, 사람들이 외면하고 있는 자연에 대한 문제가 인류의 미래에 재앙으로 다가올 것이라는 미래 예언적인 내용을 게임에 담아내고 싶었습니다.

게임 내용의 전반적인 줄거리를 보면 주인공이 고대 문명들의 잊혀진 영혼을 찾아서 모험을 떠나는 내용입니다. 돌과 마력을 가지고 이륙한 고대문명이 멸망했듯, 자연과 기술을 함부로 사용하고 있는 현시대도 나중에는 멸망하지 않을까라는 의문이 담겨 있습니다. 이제는 단순한 재미를 떠나서 게임 콘텐츠를 통해 사람들이 특정한 메시지를 깨달았으면 하는 마음에 그러한 내용들을 게임에 담게 된거죠.

어보이드 잇만이 지닌 장점은 뭔가요?

- 가장 큰 장점은 기존에는 없던 조작법입니다. 어보이드 잇은 기본적으로 원터치 방식으로 게임 조작이 진행되는데 이전에는 원터치 조작법이라고 하면 단순히 두드린다는 개념에서 그쳤지만 이 게임에서는 누르고, 떼고, 계속 누르고 하는 방식 자체가 각각 따로 작용합니다. 그래서 단순히 두드린다는 것의 본질에서 벗어난 새로운 조작방법이라고 할 수 있죠. 조작법 외에도 게임에 나오는 배경이나 문양 디자인에 한글을 응용하여 기존의 게임들이 시도하지 않았던 색다른 게임 디자인을 시도해본 걸 장점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 스튜디오 로의 김성철 대표가 개발한 게임 어보이드 잇(Avoid It)

part2. 다양한 인디 게임 페스티벌에 참여하여 최종 후보작으로 선정된 어보이드 잇

미국 애틀란타에서 열린 ‘인디 게임 어워드’에서 최종 후보작으로 선정됐다고 들었어요, 어떻게 출전을 하게 되셨고 또 최종작에 어떤 방식으로 들어가게 되신 건가요?

- 해외에 있는 지인이 넣어보라고 연락이 와서 출전하게 됐고 자유심사를 통해 200여 개의 게임들이 출품작으로 선정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게 선정된 200여 개의 작품 중에 20개의 작품을 파이널리스트로 뽑고 또 그 중에서 5개를 뽑아 상을 주는 형식으로 진행됐죠. 최종작 즉 파이널리스트를 뽑기 위해 심사위원들이 눈여겨 본 건 게임이 얼마나 독창적인가였습니다. 아쉽게 상은 받지 못했지만 파이널리스트에 선정되어 게임시장에 어보이드 잇이 많이 알려지는 계기가 됐습니다.

어보이드 잇이 미국 ios 체계를 통해서 먼저 대중들에게 선보인 거라고 들었는데, 애틀란타 어워드에서 처음 게임을 선보이고 거기에서 파이널리스트로 선정되었기 때문인가요?

- 그렇습니다. 사실 처음 게임을 개발할 때부터 북미시장이 1번 타겟이었고 그래서 ios에서 먼저 게임을 출시하게 됐습니다. 북미지역에서는 게임의 다양성을 이미 예전부터 인정해 오고 있는 추세고 인디 게임처럼 작은 게임도 유료로 구매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없습니다. 오히려 그걸 당연하게 여기죠. 그래서 게임을 좀 더 세계적으로 알리려면 북미 지역에서 가장 먼저 출시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 다양한 게임 페스티벌에 참여하여 좋은 성적을 거둔 김성철 대표와 게임 어보이드 잇

동경 게임쇼에도 얼마 전에 참여하셨다고 들었어요. 참여하면서 느낀 점이 있으셨을 거 같아요.

- 네, 그 때 동경 게임쇼에 참여하면서 정말 많은 걸 느꼈습니다. 특히 일본의 게임 시장이 정말 부럽다는 생각이 가장 컸습니다. 왜냐면 일본은 우리나라와 다르게 게임의 다양성을 굉장히 존중해 주는 곳이더라고요. 여러 장르의 게임들이 다양하게 있고 게임을 더 발전시키기 위해 연관된 사람들이 서로 소통도 많이 하고, 또 인디 게임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주는 등 게임 콘텐츠 자체를 아끼고 사랑한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습니다.

동경 게임쇼에 가보니까 이전과는 다른 신선한 게임들이 많았나요?

- 많죠. 국내도 인디 게임의 수준이 높아져서 좋은 게임들이 많이 나오고 있긴 합니다. 그렇지만 해외는 2008년도에서 2009년도 사이에 인디 게임이 시작됐기 때문에 우리나라보다 더 신선한 인디 게임들이 많이 나와 있는 추세입니다. 앞으로 게임 시장과 인디 게임 시장 모두 계속해서 성장해 갈 것이므로 더욱 더 많은 신선하고 색다른 게임들이 대중들에게 선보여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Part3. 한국 인디 게임의 혁명을 일으키고자 열렸던 ‘부산 인디커넥트 페스티벌’

부산에서 열린 ‘부산 인디커넥트 페스티벌(BIC)’에는 어떻게 출품하게 되신 건가요?

- 사실 그 페스티벌을 연 게 제가 현재 속해 있는 ‘인디라’라는 인디 게임 커뮤니티입니다. 작년에 나온 아이디어로 그 때는 소규모로 우리끼리 진행하려고 했죠. 그런데 페스티벌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부산정보산업진흥원에서 페스티벌을 후원하겠다고 해서 규모를 키울 수 있게 됐습니다. 그래서 행사를 여는 데 추진을 맡기도 했고 자연스럽게 작품을 출품도 하게 된 거죠.

부산정보산업진흥원에서 행사에 후원을 해줬으니까 인디 게임 페스티벌의 의미가 지역적으로 꽤 커졌겠네요?

- 그렇죠. 사실 인디 게임이 세계적으로 그 의미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시장 규모도 커지고 있는 추세이고요. 그 동안 대형 게임 회사가 이끌어 나가는 주류 시장이 있었다면 이제는 그 주류 시장 밑에서 또 다른 새로운 틈새를 만드는 인디라는 개념이 조금씩 커지고 있는 거죠. 특히 올해 봄에는 샌프란시스코에서 GDC(Game Development Conference)라는 게 열렸습니다. 그 회의에서 올해의 3대 키워드로 모바일, 가상 현실 게임인 VR, 그리고 인디가 선정됐을 정도로 지금 인디 게임은 세계적으로 이목을 받고 있습니다.

▲ 부산에서 열린 '부산 인디커넥트 페스티벌'

그렇다면 BIC는 어떤 방식으로 행사가 진행 됐나요?

- 기존에 열렸던 행사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기존에 게임 페스티벌 중 국내에서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는 G스타는 주로 관람객들이 많이 와서 게임을 보고 행사에 참여하는 방식이었는데, BIC는 게임 개발자들이 서로 소통을 하는 게 주목적이었습니다. 서로 정보를 주고받으면서 게임에 대한 영감을 얻고 또 서로가 만든 게임들을 공유하는 것이 목적이었죠. 이렇게 전시 전에 게임 개발자들끼리 관련 컨퍼런스를 열면서 소통하는 장을 만들고 그 후 이틀 동안 전시를 하며 일반인들도 행사에 참여를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참여하는 페스티벌마다 어보이드 잇이 최종작으로 선정됐는데 그 비법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 새로운 시도를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존의 게임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재미, 영상, 게임 스토리 같은 부분들이 게임 사용자들과 심사위원들한테 신선한 경험으로 다가간 것 같습니다. 실제로 해외 게임 리뷰를 보면 대부분이 어보이드 잇에 대해서 신선하다, 새롭다, 기존 게임들과는 다르다, 이런 반응들이 많습니다.

김성철 대표와 대화를 나누며 인디 게임을 대중들에게 선보일 수 있는 다양한 게임 페스티벌과 콘퍼런스가 많다는 걸 알게 됐다. 또한 인디 게임이 전 세계적으로 큰 이슈로 자리잡고 있다는 점도 새롭게 알 수 있었다. 점점 성장하고 있는 인디 게임 시장. 다음 편에는 앞으로 인디 게임 시장이 어떠한 발전을 이뤄낼 수 있을지 그 가능성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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