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연선] 1997년 4월 이태원에 위치한 한 햄버거가게 화장실에서 대학생 조중필 씨(당시22세)가 잔인하게 피살당한 일명 ‘이태원 살인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조 씨는 9차례나 흉기에 찔려 무참히 살해됐지만 그 현장에 있던 두 명의 유력한 용의자가 서로 자신이 범인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결정적인 증거도 없어 결국 ‘살인자 없는 살인’이라는 미제사건으로 남게 됐습니다.

용의자로 지적된 범인은 미국 출신의 재미교포 에드워드 리와 주한미군의 아들 아더 존 패터슨입니다. 이 중 에드워드 리는 진범으로 지목되어 재판을 받았지만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를 선고 받아 대법원에서 풀려났고, 패터슨은 진범이 범행에 사용했던 흉기를 갖고 있다가 버린 혐의, 즉 증거인멸 만으로 징역형을 선고 받았습니다.

이후 패터슨은 1998년 8월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석방되었고 이에 조 씨 부모는 패터슨을 살인 혐의로 고소했지만, 재수사를 받던 패터슨은 1999년 출국금지를 연장하지 않은 틈을 타 미국으로 도주했습니다.

▲ 영화로도 제작됐던 충격적인 내용을 담은 '이태원 살인사건'

검찰은 이후 추가적인 수사를 통해 패터슨이 진범이라고 결론내리고 2011년 12월 그를 다시 기소했으며 그해 5월 미국에서 검거된 패터슨은 당국에 의해 범죄인인도 재판으로 넘겨졌습니다.

미국 LA연방법원이 2012년 10월 패터슨에 대한 한국 송환을 결정했으나 패터슨은 인신보호청원에 이어 이의신청서까지 제출하며 시간을 끌었습니다. 그러다 지난해 6월 항소심에서 이의신청서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이후 패터슨은 더 이상의 인신보호청원을 하지 않았고, 결국 패터슨은 국내로 송환이 결정됐습니다.

16년 만에 국내로 송환된 그는 여전히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패터슨의 도주로 중단됐던 재판은 이르면 다음 달 초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심규홍)의 심리로 다시 열려 실체를 밝힐 예정입니다.

미제사건으로 남을 뻔했으나 2009년에 개봉한 동명의 영화 ‘이태원 살인사건’으로 새롭게 조명되어 영화보다 더 영화처럼 다시 수사되는 ‘이태원 살인사건’.

조중필씨의 억울한 죽음에 대한 실체가 반드시 밝혀져 이 사건이 더 이상 미제사건으로 남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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