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연선] 배우는 연예인이라는 직업 중 극 중 캐릭터 선택이 가장 중요한 직업 중 하나로 꼽힌다. 예쁘고 멋진 외모와 캐릭터가 단연 사랑받기 쉬울 것으로 보이지만, 반대로 그렇지 않은 캐릭터로 상상 이상의 인기를 얻게 되는 경우도 생기기 때문이다.

일명 ‘망가지고 뜨는 배우’가 생기는 이유도 이와 같다. (사실 망가진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매력이 풀풀 넘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배우 중 망가지고 뜬 배우는 누가 있을까? 아무리 망가져도 매력이 넘치는 그들의 만나보자.

▲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천송이 역을 맡은 배우 전지현(출처/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스틸컷)

영화 ‘엽기적인 그녀’에서 만인의 첫사랑이 된 전지현. 그녀는 영화 속에서 긴 생머리를 휘날리며 청순가련한 모습을 보여주다가도 180도 변신해서 간혹 여장부다운 모습을 보여주며, 간혹 엽기스러운 모습까지 보여줬다. 그런 전지현이 작년에 종영한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말괄량이지만 사랑스러운 ‘천송이’로 연기를 하며 한 번 더 이미지 변신에 나섰다. 그 전까지 CF로 대중들에게 섹시하면서 청순한 모습을 어필하던 전지현은 이 역할을 맡으며 다시 한 번 ‘엽기적인 그녀’로 변신했다.

천송이로 변신한 전지현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톱스타로 그려지지만 마냥 도도하고 고고하지는 않다. 간혹 개구쟁이 어린아이 같은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고, 이런저런 말썽을 부려 주변 사람들을 곤혹스럽게도 하지만 밉지는 않다. 콧대 높을 것만 같은 그녀의 내면에 어린아이를 연기하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 드라마 '그녀는 예뻤다'에서 김혜진 역으로 활약 중인 배우 황정음(출처/MBC 드라마 '그녀는 예뻤다' 스틸컷)

다음은 매 역할마다 그에 맡게 변신을 하며 팔색조 매력을 뽐내고 있는 황정음이다. 그녀는 과거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 발랄하고 통통 튀는 매력의 여대생을 연기하며 시청자들의 귀여움을 샀다. 다소 억척스러워 보이기까지 하는 역할을 맡으며 거침없이 인생을 살아가는 당당한 여성의 모습을 그렸다.

그러한 모습으로 사랑을 받던 황정음이 현재 방영 중인 MBC 드라마 ‘그녀는 예뻤다’에서 왈가닥 ‘김혜진’으로 연기하며 한없이 망가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극중 김혜진은 선머슴 같은 성격의 소유자로 간단한 화장도 제대로 할 줄 모르는 인물이다. 폭탄을 맞은 것 같은 곱슬머리, 나름 꾸민다고 꾸몄지만 마치 가부키 분장을 한 것 같은 화장, 게다가 한없이 모자란 패션센스까지. 이렇게 망가지는 연기를 하며 황정음은 또 한 번 새로운 변신에 도전한 것이다.

▲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야동순재'로 사랑을 받은 배우 이순재(출처/MBC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 방송스틸컷)

마지막으로 소개할 배우는 ‘야동순재’로 더 잘 알려져 있는 이순재다. 이 전까지 이순재는 사극에서 왕 역할만 맡는 소위 ‘왕 전문 배우’로 익히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을 찍으면서 그의 이미지는 완전히 뒤바뀌어버렸다. 일흔을 넘는 나이에 야동을 접하며 그 음란한 늪에 빠져드는 극중 이순재의 모습을 보며 시청자들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

시트콤 속 야동을 좋아하는 할아버지지만 마냥 음탕해 보이거나 거북스럽진 않다. 그의 모습이 마치 새로운 세상을 접하는 사춘기 소년처럼 호기심에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간혹 가족들에게 그런 사생활을 들켜 움찔하는 모습은 어린 아이가 잘못을 하고 부모님께 혼이 날까봐 두려워하는 것만 같아 귀엽기까지 하다.

일명 ‘망가져서 뜬 연예인’ 3인방. 물론 이들이 망가진 연기로 인해 단숨에 스타가 된 것은 아니다. 그들이 갈고 닦은 연기의 내공이 망가지는 역할로 빛이 발한 것이고, 그 노력이 대중에게 전달된 것일 것이기 때문이다. 대중과 스타는 서로의 사랑이 없다면 존재할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다. 대중 앞에 당당히 무너진 전지현과 황정음 그리고 배우 이순재. 그들의 앞으로 연기 활동에 박수를 보내며 더욱 내실 있는 연기를 기대해본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