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기자] 지난 19일 라빈더 싱(ravinder singh)이라는 이라크 자원봉사자의 트위터에는 두 장의 사진이 올라왔다. 한 컷은 한 소녀가 너무나도 서럽게 울고 있고 바로 다음 컷에는 그 소녀가 앞의 사진과는 반대로 매우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는 사진이었다.

싱은 해당 사진에 대해 “야지디족 피난민 소녀가 장난감을 받지 못해 매우 슬퍼하여 시장에 가서 인형을 사다 줬다”라고 언급했다.

▲ 인형을 받고 행복해 하는 야지디족 소녀(출처/라빈더 싱 트위터)

야지디족은 원래 외진 산악지역에서 조용히 살고 있던 소수민족이다. 1년 전 이들이 살고 있던 신자르산에 IS가 쳐들어와 개종을 강요했다. 이를 거부하는 남성은 학살됐고 여성은 납치당해 조직원의 성노예로 삼거나 이라크 모술과 시리아로 옮겨 인신매매를 당했으며 포위가 길어지면서 물과 식량이 떨어져 굶어죽기도 했으며 이런 IS의 비인도적인 행위는 미국이 IS를 공습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이들을 보호하는 이라크 쿠르드자치정부의 집계로는 2천 명 정도가 당시 IS의 학살과 포위로 숨졌고, 2천 여명의 여성은 아직도 IS의 손아귀에서 고통을 받고 있으며 55만 명 정도의 부족민 중 45만 명이 IS를 피해 이라크 북부 쿠르드자치지역과 시리아, 터키로 흩어져 난민이 되었다.

이 소녀 역시 그 난민 중 한 명으로 이라크 북부의 아르빌에 있는 임시캠프에서 거주하고 있다.

사진속의 소녀는 별것도 아닐 장난감 하나에 너무나도 서글프게 울고 있다. 가장 행복하고 아름다운 시절을 보내야 할 나이에 피난민이라는 최악의 상황에서 살고 있는 그녀에게 장난감은 유일하게 자신이 가질 수 있는 소유물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차례가 오지 않아 그 장난감을 받지 못한 그녀의 마음은 세상 모든 것을 잃은 것과 같았을 것이다. 싱은 그런 사람들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돕고 있었으므로 그 마음이 어떤 것인지 잘 알았을 것이다. 특히 어린 소녀의 마음에 그것이 얼마나 큰 상처로 다가올지도...

그는 시장으로 향했고 인형을 구입해 그녀에게 선물했다. 하나의 작은 선물이지만 그 인형은 그녀를 기다리고 있는 삭막하고 괴로운 세상에서 삶을 지탱해 줄 수 있는 가장 큰 빛이 될 것이다. 그녀의 상실에 대한 고통을 알아주는 사람이 있었다는 것을 기억할 것이기 때문이다.

풍요로운 세상에서는 작은 것에 대한 고마움을 알기 힘들다. 요즘 정성이 들어간 조그마한 선물에서 큰 감동을 느끼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그녀의 진심으로 행복해 하는 순수한 미소가 안전한 곳에서 물질의 풍요로움을 누리면서도 불평과 불만을 일삼는 우리를 부끄럽게 하는 것 같다.

우리는 베풀 수 있는 큰 여유가 있다. 싱처럼 다른 사람의 아픔을 한 번 더 생각해 저 사진속 소녀가 짓는 미소를 어려운 사람들에게 선물하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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