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제18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헌정 사상 첫 여성 대통령이자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로서 첫 부녀(父女) 대통령의 탄생이다. 새누리당은 이명박 정부를 이어 앞으로 대한민국을 5년간 더 이끌어 가게 된다.

박 당선인은 20일 새벽 사실상 마무리된 개표(99.1%) 결과 1564만여 표(51.6%)를 얻어,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1455만여 표)를 109만여 표 차이로 따돌리고 대통령 당선을 확정지었다. 이밖에 군소 후보인 무소속 강지원·김순자·김소연·박종선 후보는 각각 1% 미만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박 당선인의 51.6%라는 득표율은 대통령직선제가 재도입된 1987년 이후 최초의 과반을 넘긴 대통령이라는 기록도 남기게 됐다. 인구 증가로 유권자가 처음으로 4000만 명을 넘은 데다 특별한 제3후보가 출마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박 당선인은 당초 예상과는 달리 경기와 충청권에서 각각 50.4%, 56.44%를 얻어 40%대에 머무른 문 후보를 여유있게 제치고 제주에서도 과반수를 얻어 승리했다. 반면 문 후보는 호남에서 90%에 육박하는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서울에서도 박 후보를 3%p차로 이겼지만 박 후보의 '보수 결집' 표를 따라 잡기는 역부족 이었다.

이번 대선에서 박 당선인이 승리한 것은 보수층을 결집시켰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향후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는 경제와 이달 초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성공,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노무현 대통령의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 의혹으로 인한 ‘경제-안보 쌍끌이 위기의식’과 “박근혜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 나왔다”라는 통합진보당 이정희 전 후보 등 일부 정치권에 대한 종북 위기감 역시 보수층의 결집을 견고하게 만들었다는 해석이다.

또한 골든크로스라 불리는 투표율이 70%를 넘으면 문 후보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당초 예상을 깨고 투표율 75.8%에도 박 당선인이 승리한 것은 보수층의 대결집과 함께 인구 고령화에 힘입은 바 크다. 고질적 지역갈등이 다소 옅어졌지만 세대 간 대결 양상이 두드러졌다.

박 당선인은 앞으로 보수성향속에 '민생과 통합'에 주력하는 정책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박 당선인이 공약을 통해 밝힌대로 정치인의 기득권 내려놓기와 부정부패 해소 등 정치쇄신 작업도 무리없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박 당선인은 사실상 당선이 확정된 19일 저녁 서울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 앞에 설치된 특별무대에서 “민생 대통령, 약속 대통령, 대통합 대통령 그 약속 반드시 지키겠다”며 “국민행복시대를 열겠다”고 전하며 "위기를 극복하고 경제를 살리려는 열망이 가져온 국민의 승리라고 생각한다"며 "가는 곳 마다 저에게 신뢰와 믿음을 준 것을 결코 잊지 않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이번 선거는 1987년 대통령 직선제가 도입된 이후 보수 진영과 진보·개혁 진영의 1대 1 대결로 치러지는 첫 선거였다. 통합진보당 이정희 전 후보의 사퇴로 제3세력이 사실상 소멸한 상태에서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양자대결 구도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대선에서 아쉽게 패한 진보진영은 새로운 리더십을 확보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 문재인 후보는 이날 패배가 확실시 되자 기자회견을 통해 "새정치를 바라는 국민의 뜻을 받들지 못해 죄송하다"며 "국민의 선택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고 패배를 공식 인정했다.

한편 중앙선관위는 19일 오후 6시 투표를 마감한 결과, 총 유권자 4050만7842명 중 3072만2912명이 투표를 마쳐 전국 평균 투표율은 75.8%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날 대선과 함께 실시된 서울시교육감 재선거에선 문용린 후보가, 경남도지사 보궐선거에선 새누리당 홍준표 후보가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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