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조훈현(62) 9단이 조치훈(59) 9단을 눌렀다.

조훈현과 조치훈의 '전설 대결'이 26일 한국기원 1층 바둑TV 스튜디오에서 펼쳐졌다. 오후 1시 대국 시작과 함께 2층에선 공개 해설이 진행됐다.

이번 대결은 20세기 후반 한국과 일본을 석권한 두 천재가 12년 만에 펼치는 대결이란 점에서 주목받았다.

▲ 조훈현과 조치훈의 '전설 대결'이 26일 한국기원 1층 바둑TV 스튜디오에서 펼쳐졌다.(출처/한국기원)

조치훈이 흑, 조훈현이 백을 잡았다. 두 기사는 대국 초반부터 장고 끝에 수를 두는 등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중반으로 흐르며 두 기사는 대마를 노리는 등 팽팽한 접전이 펼쳐졌지만, 막판 조치훈이 시간 안에 수를 두지 못하면서 대결이 끝났다.

이번 대국은 한국기원이 한국 현대바둑 70주년을 기념해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의 후원으로 마련한 특별 행사다.

오랜 기간 바둑 팬들이 가장 보고 싶어하는 대국으로 꼽혀온 두 기사의 대국은 원래 이달 12일로 예정됐으나, 일본기원의 요청으로 2주 미뤄졌다. 일본에서 활동하는 조치훈 9단이 지난 11일 열린 제5회 일본 바둑마스터스 컵 토너먼트의 결승전에 출전, 다케미야 마사키 9단을 누르고 우승한 일정을 고려한 조치다.

조훈현 9단은 세계 최연소인 9세에 입단해 프로 통산 160회 우승을 거머쥔 한국 최고의 기사다. 그는 1980년대 초중반 국내기전을 모두 석권하는 전관왕을 3차례나 기록했다.
1980년에는 9관왕, 1982년 10관왕, 1986년에는 11관왕에 올랐다. 특히 1989년 한국기사로는 유일하게 제1회 응창기배에 초청을 받아 우승까지 일구며 바둑 변방국이었던 한국의 위상을 높였다.

조치훈 9단은 6세에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 바둑을 평정하고, 지금도 일본에서 활동하는 천재 기사다. 1980년에 일본 최고 타이틀인 명인(名人)을 거머쥐어 "명인을 따지 않고서는 돌아오지 않겠다"는 바둑팬과의 약속을 지켰다. 1990년대 중후반에는 절정의 기량을 뽐내며 일본 1∼3위 기전인 기성(棋聖), 명인, 본인방(本因坊)을 동시에 석권하는 대삼관(大三冠)을 4차례나 기록했다.

두 거장은 조훈현 9단(당시 2단)이 일본에서 유학하던 1969년 제18기 일본 왕좌전 1차 예선에서 처음 맞대결을 펼쳤다. 첫 대국의 승자는 조훈현 9단(당시 2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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