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문선아 인턴] 우리나라 사람들의 초혼 연령은 매해 늦춰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1990년 남녀의 초혼 연령은 각각 27.79세, 24.78세였지만 지난해에는 32.42세, 29.81세로 약 5년 정도 늦어졌다. 여러 가지 사회적·개인적인 문제로 결혼이 늦어졌고, 미혼과 결혼으로 넘어가는 과정에 생긴 균열을 뜻하는 새로운 신조어가 생겼다.

빙하가 갈라져서 생긴 좁고 깊은 절벽인 ‘크레바스(Crevasse)’를 붙여 만든 용어로 미혼에서 결혼으로 넘어가는 과정에 생긴 균열을 뜻하는 ‘결혼 크레바스’가 바로 그것이다.

결혼 크레바스는 신혼주택을 비롯한 결혼 비용 마련과 청년 취업의 어려움, 여성의 경제활동 증가에 따른 출산 및 육아비용 부담이 어우러진 복합적인 결과다. 결혼 크레바스의 가장 큰 문제점은 저출산·고령화·저성장을 잇달아 가속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 ‘결혼 크레바스’ 미혼에서 결혼으로 넘어가는 과정에 생긴 균열을 뜻한다. (출처/픽사베이)

미혼 여성의 학력은 갈수록 높아지고 사회 진출도 활발해지고 있지만 미혼 남성의 취업은 오히려 늦어지면서 늦은 결혼인 만혼과 결혼을 하지 않는 비혼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비혼과 만혼의 근본 원인은 결혼 비용이다. 미혼 남성은 취업이 갈수록 늦어지는데 예식장비나 신혼주택 같은 결혼 비용을 마련하는 시간이 과거보다 더 걸려 만혼이 되어 버린다. 여성의 경우 사회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결혼 후의 출산과 육아로 경제적인 부담과 개인의 경력단절과 같은 부담이 커져 결혼을 망설이는 비혼이 되고 있다.

젊은 사람들이 결혼을 하지 않으니 당연히 따라오는 결과는 저출산 문제이다. 그동안 정부의 저출산 대책은 보육에만 초점을 맞춰 왔는데 이제는 먼저 결혼을 미루고 피하는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06년부터 2015년까지 시행된 ‘1~2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의 468개 과제를 분석한 결과 결혼 관련한 정책은 12개에 불과했다.

과거에는 서로 사랑을 하고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고 가정을 이루는 일이 인생의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는데, 요즘에는 이런 자연스러웠던 것들이 선택의 문제로 변화하고 있다. 결혼을 하기 어려워진 사회가 개인의 가치관까지 변화시키는 것은 아닐까? 갈수록 심화되는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현실성 있는 결혼 장려 대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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