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것은 분명히 대를 이어야 되는 전통적인 거예요. 아버지의 판단 하에 어떻게 보면 반강제적으로 시작했죠. 반이 아니라 완고한 명령이셨어요. 아마도 국악을 전공해서 2세로 악기 제작을 하는 사람은 제가 최초일 거예요.”

궁중국악기 제작자인 박제준 대표는 국악중학교에서 국악예술고등학교를 거쳐 서울 예술대학교 예술경영을 전공한 젊은 전통 예술인이다.

 

그를 만나서 경기도 하남시 천현동 산 아래 위치한 궁중국악기 제작소에 오르니 우리나라 전통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주변이 산과 나무 물소리가 잘 어우러져 악기 만드는 곳이라기보다는 자연 그대로의 경취를 맛보는 듯 했다.

박제준 대표의 큰 관심사는 경영보다는 훌륭한 국악기를 대중화 시키고 보급화 시켜서 좋은 공연과 예술인들의 멋진 연주를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들려주고 싶은 것이 제일 큰 꿈이라고 말하면서 우리나라 전통음악을 친근하게 다가가게끔 하는 노력을 계속 해 나갈 것이라는 굳은 의지를 보였다.

우리 전통 음악이 전 세계로 나아가는 것에 있어서 문화 예술의 힘과 더불어 한국의 소리를 알리기 위한 국악기 제조에 모든 힘을 싫을 거라는 굳은 목표를 눈빛에서 읽을 수 있었다.

 

재즈, 팝, 가요 등은 어디에서나 흔하게 접하고 듣고 어느 공연장에서나 콘서트가 열리지만 국악은 천년의 역사를 간직한 위대한 우리민족의 소리임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정책지원은 현실적으로 부족하고 사람들의 차가운 시선에 안타까운 표정을 드러냈다.

기업 실제 수요에 있어 박제준대표는 조심스러우면서도 숨김없이 말한다. 요즘 트렌드에 맞게 인터넷 판매에도 선전하고 있다고 거침없이 이야기 한다.

“누가 인터넷으로 가야금을 산다고 생각을 할 수 있었겠어요? 어느 날 소셜커머스를 운영하는 젊은 대표가 쇼핑몰 판매도 한번 해보자고 제의해서 하게 되었는데 반응이 아주 좋았어요. 그래서 취미로 국악기를 배우시는 분들에게 먼저 쉽게 다가갈 수 있었던 거예요. 저는 국악기가 어느 누구에게나 쉽게 친근하게 느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현재 우리나라에서 국악기를 직접 만드는 회사는 몇 군데 있지만 대부분 소규모로 하고 있고 궁중국악기가 제일 큰 기업이다.

박제준대표는 “직원들의 경력이 최하 20년이에요. 인간문화제가 한분 계시고, 악기제작으로 명인인증을 최초로 받으신 분과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이 분들이 저를 도와 주시는 거죠. 저에게는 큰 힘이 되고 감사한 일입니다.” 라고 전한다.

30대의 박제준 대표는 매일 아침 해가 뜨기 전인 새벽 5시에 산에 올라가서 밤늦게까지 좋은 나무를 고르고 자르고 가져와서 대패질을 손수 한다. 몸을 쓰는 작업이기에 지치고 하루에도 수십 번 그만 두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내가 이 일을 하지 않으면 그 누구도 하지 않을 것이다.’ 아버지가 아무것도 만들어져 있지 않은 땅에 당신의 몸 일부분처럼 힘들게 만들어 놓은 우리나라의 전통을 이어야겠다는 생각에 매일 밤을 세는 일이 있다고 해도 계속 해서 이 길을 걸어가겠다고 말했다.

오늘 만난 박제준 대표는 아버지 강요에 이 일을 시작했다고 하지만 힘든 일임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대를 이을 생각에 얼굴에 환한 미소가 궁중국악기에 대한 혼을 연주하는 것처럼 친근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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