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범준PD] 지난달 28일 한 제과점 사장이 프랜차이즈 체인점에 밀려 생활고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경기침체로 생활이 어려워진데다 대형 프랜차이즈 제과점이 생기면서 운영을 하면 할수록 적자가 나는 현실에 비극적인 결말을 선택을 한 것이다.

90년대 중 후반부터 창업자들은 일반 독립점포에 비해 프랜차이즈 창업의 경영이 더 안정적 일 것으로 전망된다는 이유 등으로 프랜차이즈 창업을 선택하게 됐다. 또한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프랜차이즈는 우리 시장의 공룡이 된 것이다. 

특히나 넓지 않은 면적이 필요하고 깨끗한 외관, 손이 덜 가는 창업 등을 선호하면서 편의점 창업은 인기 업종으로 분류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광주에 거주하며 G편의점을 운영하는 A씨는 “프랜차이즈 편의점이 장사가 잘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큰 오산이다.”며 경영의 고통을 호소하고 나섰다.

“마주보고 위치한 C, S, M브랜드의 편의점뿐만 아니라 몇 십미터 떨어진 곳에 같은 브랜드의 편의점이 즐비하고 있다. 특히 ‘담배권’을 가지고 있는냐 그렇지 않느냐 등의 문제로 조용할 날이 하루도 없을 정도다.”라며 편의점 운영의 어려움을 고스란히 전했다.

깨끗하고 안정적일 것으로 생각하고 시작한 편의점 창업. 고되고 힘들어 그만 두고 싶지만 정해진 계약 기간 때문에 마음대로 관두지도 못한다고 편의점 점주들은 입을 모아 전한다.

프랜차이즈 편의점은 이제 경쟁이 아니라 휴전 없는 ‘전쟁’이 되어 버린 것이다.


혜성처럼 등장한 편의점 창업, 왜?

▲ 스타트비즈니스 김상훈 대표

창업 과열의 원인
김상훈 대표 : 88올림픽을 기점으로 외국계 라이센스 기업들이 물밀 듯 들어오기 시작 했어요. 그리고 90년대 초 명퇴(명예퇴직) 창업이라는 키워드가 우리사회 공동의 이슈로 떠오르기 시작하면서 창업의 붐이 일어나게 된거죠. 또 IMF가 터지고 구조조정이 시작되면서 명퇴형 창업 이런게 나왔어요.

그런데 왜 편의점 창업인가?
김상훈 대표 : 이유는 간단해요. 첫째, 20년 넘게 직장생활하고 창업으로 인생의 2막을 시작하며 아무 사업이나 하고 싶지는 않다. 둘째, 다른 사람이 보기에 그럴 듯 해 보여야 하고 셋째 직장생활 하는 것 보다는 스트레스 덜 받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넷째는 깨끗하면서 어렵지 않은 일을 하고 싶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편의점 창업을 선호했죠.

김범준 PD : 아.. 이건 너무 환상적인 직업을 찾기 위해서 조금은 이기적인 마음이 아닌가 싶은데요? 하지만 편의점은 일반 슈퍼에 비싸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좀 덜 찾지 않나요? 그런데도 그렇게 편의점이 늘어나는 이유가 뭔가요?

편의점은 찾기 때문에 늘어나는 거다.
김상훈 대표 : 예전에는 편의점이라고 하면 ‘비싸다’는 인식이 강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별로 차이가 안 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소비자들은 같은 값이면 이왕이면 더 깨끗하고 좋아 보이는 것을 구매하는 거죠. 또 편의점이라는 말 그대로 편의성이 정말 좋은 거예요. 담배도 사고 택배도 보내고 세탁물도 맡기고 안되는게 없단 말이죠. 그러다보니 편의점을 많이 찾게 되고 결국 편의점이 늘어나는 거죠.

김범준 PD : 네 맞습니다. 요즘은 편의점에서 1+1행사도 많이 하고 일반 슈퍼와 가격적인 차원에서 많이 다르지 않은 것 같긴 하네요. 하지만 소비자가 많이 찾기 때문에 점포가 수가 늘어나는 것이라고 하기는 편의점이 너무 많아 보입니다. 실질적으로 저희가 따로 취재를 해 본 결과 적자가 나는 편의점들도 굉장히 많았고요. 결국 점포수가 많아 지다보니 나타나는 결과 아닌가요?


편의점 창업의 방해 요소들

편의점 창업 실패요인은 따로 있다?
김상훈 대표 :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사회적으로 외식업 시장이 변화한 것이 가장 큰 이유 인 것 같아요. 동네슈퍼와 대형할인 마트 그리고 2006년부터는 SSM, 즉 기업형 슈퍼마켓이 생기게 되면서 편의점의 경쟁상대가 너무 많아 진거죠. 거기에 편의점 역시 계속 늘어났고요. 그래서 더 힘들어지게 됐죠.

▲ 시선뉴스 김범준 PD
김범준 PD : 그렇다면 대형할인 마트와 SSM은 우선 둘째라고 가정한다고 하더라도 편의점의 수만 조절해도 충분히 실패를 막을 수 있는 것 아닌가요? 브랜드의 이름은 다르지만 어느 정도의 규정아래 편의점이 생기는 것이 서로에게 이익일 듯싶은데요. 왜 편의점 본사들은 그런 것들을 계산하지 않고 편의점 매장을 늘리고 있는 것일까요?

편의점 본사는 지금 ‘트로이 전쟁’ 중
김상훈 대표 : 프랜차이즈 본사의 수익 모델은 개설마진과 유통 마진입니다. 간단해요. 쉽게 말하자면 매장이 많아질수록 수익이 많아지는 거죠. 특히 편의점이 심해요. (물론 지금은 정해졌지만)편의점은 거리 규정도 희미하기 때문에 더 경쟁이 치열한 거예요. 몇 미터만 가면 같은 브랜드의 편의점이 있다는 것도 서로들 다 알아요. 그래서 제가 모 본사에 왜 계속 만들려고 하냐고 물어봤더니 “우리 브랜드가 안 들어가도 어차피 다른 브랜드가 들어간다. 그럴 거면 우리 브랜드가 장악 하는 것이 낫다.” 이렇게 말을 하더라고요. 철저하게 본사를 위한 창업 시작인거죠. 악순환의 반복 인거죠.

김범준 PD : 지난달 27일 공정거래위원회에서 편의점 업종의 모범거래기준을 마련했다고 합니다. 핵심은 신규 가맹점이 기존 편의점의 800m 안에 개점하지 못하도록 제한한 것인데요. 왜 진작 이런 법안이 나오지 않은 걸까요? 그리고 실질적으로 이런 법안이 발효 된다고 하더라도 기존의 피해 받고 있는 편의점들은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 도무지 해답을 모르겠습니다. 미래의 피해를 막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재의 고충도 함께 풀어나가야 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법안 일 텐데 말입니다.
 

나는 네가 지난밤에 한 일을 알고 있지 못한다
<간밤에 변해버린 가게 이름>

 

본사는 王이다
김상훈 대표 : 편의점은 유통업이에요. 유통업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유통 마진 이고요. 결국 유통 마진을 위해서는 많은 점포가 나오는 것이 가장 중요하죠. 그래서 편의점 같은 경우 다점포 전략으로 가야 물류의 볼륨이 커질 수밖에 없고 여기서 나타나는 물류 마진과 이 개설 마진이 많아지는 겁니다. 그래서 이런 본사의 논리로 그동안 우리나라 가맹점들만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된거죠.

김범준 PD : 그렇군요. 사실 같은 브랜드가 그렇게 많이 생기다 보면 오히려 매출에 악영향이 있지 않을까 했는데... 그런 이유가 있었군요. 중산층이 무너지는 이유가 멀리서 오는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본사는 역시 王이다
김상훈 대표 : 이 뿐만이 아닙니다. 지금의 GS25와 CU죠. 점주들의 동의 없이 브랜드 명을 바꿔서 소송까지 이어진 경우들이죠.

김범준 PD : 2008년 LG25가 GS25로 편의점 상호를 바꾼 것과 관련해서 LG25 가맹점주 에게 위약금 5200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었죠. 그리고 훼미리마트가 CU로 바뀌면서 소송건에 휘말리게 됐고요. 결과적으로 업주들에게 배상을 해줬다고 해도 이런 사례 자체가 본사는 왕이라는 것의 면모를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싶네요.

▲ 훼미리마트가 CU로 브랜드를 바꾸면서 가맹점주들과 소송에 휘말리게 됐다.


수치로 계산해 보는 편의점 창업의 진실 – 점주의 늪

 

점주는 열심히 일한 ‘죄’밖에 없다.
김상훈 대표 : 열심히 일을 하는데도 실패한다. 도대체 왜 그러는 걸까요? 예를 들어서 설명 해 볼게요. 5천만 원 에서 1억5천 만 원 사이 투자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으니까 7천정도 투자한다고 예를 들어 볼게요. 일반적으로 보통 아무리 못해도 2부 장사는 해야 한다고 하거든요? 2% 수익률 이라는 뜻이죠. 그럼 내 인건비를 포함해서 적어도 한 달에 140만 원 정도 남아야 돌아간다고 하거든요. 근데 그게 쉽지가 않다는 거죠.

*마진*
예를들어 봅시다. 한 사람이 4000원 상당의 매출을 남긴다고 가정하면, 100명이 왔을 때 40만원, 200명이 왔을 때 80만원 300명이 왔을 때 120만원 매출이에요. 예전에는 250만원~300만원 매출을 내는 곳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하루 매출이 100만원 안 되는 곳도 많아요. 그럼 한 달 매출이 3000만원이 안 된다는 거죠. 그 중 마진률은 많아봐야 35%내외 900만원 이고, 거기서 월세 400~500만원 최저임금 지켜가며 아르바이트생 고용하고 전기세 수도세 가스비 등등 공과금 카드 수수료 은행이자 이런 것들 다 빼면 실질적으로 남는게 없는거죠.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실질적으로 남는게 없는거죠. 그렇다고 그만 둘거냐? 계약기간 때문에 그렇게도 못하죠. 위약금이 있으니까.

 
김범준 PD : 지난번에도 계약기간과 위약금에 대해서 이야기 나눴지만 이 부분은 다시 한 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계약서를 꼼꼼하게 읽어보는 것. 절대 잊어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몇억을 투자하고 나중에 후회하는 것보다는 지금 당장 한 시간 할애 해서 계약서 꼼꼼하게 읽어 본 후에 창업을 결정하는 것이 보다 현명한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계약이 진행된 후에는 계약 기간에 대해서 누구도 보호해 주지 않는 다는 점. 정말 명심하셔야 할 겁니다.


창업자들의 말 못할 고민
 


▲ 실패를 경험한 눈뜬 창업자는 또다른 눈먼 창업자를 꾀한다
'눈먼 창업자를 꾀는 눈뜬 창업자'
김상훈 대표 : 사실 창업자들이 실패하는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어요.
창업자 입장에서는 장사가 안 된다는 말을 섣불리 못하거든요? 내가 창업을 시작할 때 투자한 비용이 있기 때문에 장사가 안돼서 그만 둘 때는 어느 정도 원금은 회수해야 한단 말이에요. 근데 내가 장사가 안 된다고 하면 누가 권리금을 주고 창업을 하겠습니까. 안 돼도 되는 척 하는 거죠. 그러니 결국 또다시 눈먼 창업자가 그곳에 들어가는 거죠.

김범준 PD : 본사와의 마찰도 모자라서 같은 창업자들끼리 눈먼 거래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정말 마음이 아프네요. 누구의 탓으로 돌릴 수도 없고 말입니다.

창업자는 명심해라
김상훈 대표 : 창업자들이 창업시장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고 속고, 코끼리 발톱만 만져보고 창업하는 것. 이건 정말 문제입니다. 둘째 창업자들은 창업의 목표가 1년, 2년, 3년 내에 경영을 통해서 수익창출하고 더 나은 삶을 유지하고 윤택한 삶을 이뤄가는 것이 목표가 되어야 하는데, 당장 창업을 할 수 있는가 없는가가 목표 인거에요.
이 자금으로 편의점 할 수 있다고 하는데. 그냥 하자. 이렇게 생각하죠. 어떤 위험부담이 있는지에 대해서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그냥 일을 시작하기 바쁘죠. 사실 본사에서는 다 설명해요. 이건 이렇게 해야 하고, 저건 저렇게 해야 하고... 다 말을 하는데 안 듣다고 있다가 직접 고생해보고 나서 그때 알게 되는거죠.


창업자들이 필요한 판단과 대안제시

김상훈 대표의 시사진단

▲ 김상훈의 시사진단
“실패율이 큰 이유 중 하나는 정작 중요한 창업관련 언론이 없다는 겁니다.”

케이스 스터디를 하세요.
모든 일을 매뉴얼대로 설명 듣고 하려고 하지 말고, 편의점 시장의 케이스를 학습 하는 겁니다. 사실 이론적으로 창업을 할 것 같으면 우리나라 교수들이 창업하면 다 성공해야 되잖아요. 근데 사실은 그렇지 않거든요. 그만큼 이론과 현장은 많이 다르다는 거에요. 그래서 실패 케이스는 실패한 대로 성공 케이스는 성공한 대로 공부를 먼저 하세요.

창업을 준비 하려는 사람들끼리도 좋고 혼자도 좋습니다. 오해하지는 마세요. 책상에 앉아서 공부를 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발로 뛰고 현장을 돌아다녀 보면서 케이스를 나눠가며 공부 하라는 이야기입니다.

뿐만 아니라 저는 또 언론 역시 이제는 창업관련 전문 언론이 생겨야 된다고 생각해요. 전문기자들이 전문적인 지식을 제대로 전달하는 거죠. 정말 창업 전문 기자면 상권 현장에 있어야지 사무실에 있으면 안 되잖아요. 근데 요즘 어떤 기자들이 상권 현장에서 일을 합니까. 창업 전문 언론이 생기는 것도 시급합니다. 정말 올바른 창업 정보를 전달 하려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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