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 중 차고지에서 시내버스를 훔쳐 무면허 운전을 하다 사고를 낸 ‘겁 없는 10대 중학생’이 경찰에 붙잡혔다.

차고지에 대기 중이던 시내 저상버스를 서울 수색동에서 경기도 고양시까지 무려 18㎞나 운전하며 주차된 차량을 추돌하는 등 사고를 일으키기도 했지만 다행히 인적이 드문 새벽 시간으로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서울 서부경찰서는 공영차고지에 주차된 시내버스를 훔쳐 무면허 운전하며 교통사고를 유발한 혐의(특수절도 및 도로교통법위반)로 A(15)군을 구속했다고 27일 밝혔다.

조사 결과, A 군은 15일 오전 2시50분께 친구들과 함께 서울 수색동 소재 시내버스 공영차고지를 찾아 버스 내 요금함에 있는 현금을 빼돌릴 목적으로 버스 내에 잠입했지만 현금은 남아있지 않았다. 대신 A 군은 버스에 키가 꽃혀있는 것을 보고 버스를 운전해 다른 범행 장소로 이동하기로 결정했다.

A 군 일당은 이날 무려 세차례에 걸쳐 버스를 훔쳤다. 첫 버스는 공영 차고지 내에서 다른 차량과 부딪혀 실패했고 두번째는 차고지를 빠져나오는 것은 성공했으나 검문소를 피해 경기도 일산 방향으로 향하는 과정에서 골목길에 주차된 차량을 추돌했다. 버스를 길 가에 버리고 다시 차고지를 찾은 A 군은 세번째 버스 탈취에 성공해 서울 수색동 공영 차고지에서 구산동을 거쳐 자신의 집이 있는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까지 무려 18㎞에 달하는 거리를 무면허로 운전했다.

경찰은 버스 안에 있는 CCTV 등을 토대로 탐문 수사를 벌인 끝에 지난 22일 강 군을 집 근처에서 검거했다.

경찰 조사에서 A 군은 “버스를 훔쳐 서울역에 있는 ‘카페 기차’에서 현금 등을 훔칠 계획이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할머니와 단 둘이 살고 있는 A 군은 평소에도 경기도 고양시 및 서울 인근에서 상점, 고물상, 빈 집 등을 대상으로 절도 행위를 저질러온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A 군은 절도죄로 소년원에 수감된 바 있으며 8월 출소했지만 또다시 이같은 범행을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강 군은 평소에도 절도나 무전취식을 일삼던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강 군의 여죄를 계속 수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경찰은 A군과 함께 범행 현장에 있었던 친구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추가 조사를 진행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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