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민주통합당,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 간 단일화를 위한 21일 열린 TV토론은 단일후보를 확정짓는 여론조사를 앞두고 기선 제압을 하기 위한 신경전으로 시종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단일화 토론이 정치공방과 자리싸움으로 비칠 것을 우려한 듯 두 후보는 차분하고 여유로운 표정을 유지하기는 했지만 단호한 어조와 날카로운 공격은 끊이지 않았다. 또한 사흘째 진실공방만 벌이고 있는 단일화 협상 과정에 대한 섭섭함도 묻어났다.

안 후보의 토론이 평소 스타일대로 학구적이고 차분했다면 문 후보는 초반부터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질문을 퍼부었다.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는 공격적인 자세로 문 후보를 압박하기보다는 미리 준비해온 질문을 던지고 일일이 답을 적어 정리하는 태도가 얌전한 질문자의 모습을 연상케 했다.

반면 문 후보는 공격적인 모습이 강했다. 특히 주도권 토론에서 "단일화 협상을 위해 내일 당장이라도 만나겠습니까?"라는 말로 안 후보의 즉석 답변을 받아내기도 했다. 단일화 협상 진행이 잘 안 될 경우 두 후보가 만나 풀자는 제안은 안 후보가 이날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먼저 했지만, 문 후보가 공개적인 자리에서 허를 찌르는 질문을 하자 안 후보는 잠시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문 후보가 첫 질문으로 단일화 협상을 택한 반면, 안 후보는 시대정신과 새 정치를 위한 리더십을 등의 거시적인 질문을 했다.

양측의 신경전은 새정치공동선언 중 '의원정수 조정' 문구 해석에 이르러 최고조로 달아올랐다. 문 후보는 작심한 듯 "많은 고심 끝에 결단을 내려 의원정수 조정으로 했더니, 안 후보는 이를 축소라고 표현한다. 새정치공동선언 협상팀으로부터 역시 상황을 제대로 보고받지 못하고 있는게 아닌가."라고 선제 공격을 했다. 그러자 안 후보는 "조정이란 말은 늘리거나 줄이는 것인데, 늘리는 것은 아니지 않으냐."라고 반박하며 공방을 폈다.

이에 감정이 약간 격해진 문 후보의 입에서는 "안 후보요"라는 경상도 억양의 말이 튀어나오고 검지 손가락을 치켜 세우기도 했다.

토론 내내 거의 웃지 않는 두 후보에게 사회자는 "한번 웃어 보라."는 주문을 받기도 했다.

토론에 앞서 문 후보는 측근들로부터 "자신의 모습을 진정성 있게, 있는 그대로 보여 주라."는 조언을, 안 후보는 "차분하고 유연성 있게, 강단 있는 모습을 보여 주라."는 조언을 받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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