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기자] 그 어느 때 보다 시국이 혼란스럽다. 지난 해 최악의 참사였던 세월호 침몰 1주기와 더불어 일명 ‘성완종 게이트’로 불리는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메모로 대통령 다음가는 위치에 있는 국무총리가 경질되기 일보 직전이다.

하지만 이 와중에 대통령은 국내에 없다. 최고의 수장으로서 길을 잡아주고 교통정리를 해 주어야 하는 인물이, 꼭 필요한 시점에 해외 순방에 나가 있는 것이다. 왜 하필 지금일까. 해외에서 도대체 무슨 일을 하는 것일까?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6일 9박12일간의 일정으로 콜롬비아·페루·칠레·브라질 등 남미4개국 순방을 떠났다.

▲ 페루를 방문하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출처/청와대)

이번 순방에 앞서서 박 대통령은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세월호 1주기 현안점검회의에 참석하여 "이번에 126명의 최대 규모 경제사절단과 함께 가는데, 부득이 내일 떠날 수밖에 없는 그런 사정"이라며 "우리 경제를 살리기 위해 국민과 기업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며 순방하는 이유를 밝혔다.

이번 순방 일정이 하필 세월호 1주기 당일과 겹치는 것에 있어서는 국민 정서가 매우 반발이 심할 것을 우려, 청와대는 "순방출국 일정을 조정하려고 했지만 콜롬비아 측이 국내사정상 순방일정을 미루는 건 어렵다는 입장을 통보해 불가피한 결정"이었다며 해명했다.

그리고 당일인 16일, 박 대통령은 팽목항을 찾았지만 유가족들이 분향소를 임시 폐쇄하고 팽목항을 떠나는 등 유가족과의 만남도 이루어지지 못하고 콜롬비아로 떠나게 됐다.

청와대는 이번 박 대통령의 순방 때 중남미 4개국에 역대 최대 규모인 125개사가 참여하는 경제사절단을 파견해 우리 중소·중견 기업의 중남미 진출을 적극 도모키로 했으며 지난 중동 순방의 최대 성과 중 하나였던 '1:1 비즈니스 상담회'를 개최하여 제2의 중동붐을 중남미 지역까지 확산시킨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지난 순방으로 청년들을 중동에 보내겠다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중남미에도 보내겠다는 의도다. 박 대통령은 콜롬비아 방문으로 FTA비준을 촉구했으며 현재 페루를 국빈 방문하여 문화 외교 사절 활동을 하고 있다.

이후 박근혜 대통령은 칠레와 브라질의 방문 예정이 남아있는 상태고 순방을 마친 후 27일 귀국한다.

박근혜 대통령의 중남미 방문은 일자리를 늘리고 우리의 대외 경제력을 높이는 데에 큰 도움이 될 계기를 만들기는 할 것이다. 하지만 현재 대한민국은 대통령의 자리가 비어 있으면 매우 곤란한 시기다. 

감정적으로는 세월호 참사 1주기가 있는 시기고, 실무적으로는 성완종 게이트로 촉발된 정재계의 비리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이 시기에 대통령은 해외 순방을 하고 있어 아무 것도 처리를 못하고 있다.

결국 지난 주말 동안 세월호 관련 시위가 크게 발생하여 폭력 사태로도 이어졌고, 성완종 게이트는 이완구 총리의 진술과 엇갈리는 정황 및 증거가 속속 드러나 점입가경을 맞이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국민을 토닥이고 비리에 대해서는 칼 같이 판단해야 하는 시기에 한국에 없다. 그리고 귀국 하려면 아직도 멀었다. 이 시기 동안 상황이 진정이 될 것인지, 악화가 될 것인지는 아무로 모르지만 분명한 것은 대통령이 국내에서 리드를 잘 하고 있었다면 현 상황은 빠르게 해결이 되고 정상화 되는 시간도 빨라 질 것이다.

성완종 게이트는 비리를 수사하다가 갑자기 발생한 사건이기에 순방날짜를 잡는 것에 고려 대상이 될 수는 없었을 수 있다. 하지만 세월호 1주기는 국민들이 대통령을 찾을 시기라는 예상은 충분히 했을 것이다. 이 시기에 2주가량 해외로 나가 있는 것은 대통령이 방문국의 핑계를 아무리 대더라도 국민들은 대통령이 이런 저런 싫은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도피했다고 밖에 볼 수 가 없다.

유난히 해외 순방 중 사건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박근혜 대통령. 그가 해외에 나갈 때 마다 사건이 발생하는 '불운' 이 있는 것이 아니다. 이미 일어 날 일은 일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 들을 애써 외면하고 해결치 않고 떠나기 때문에 사건 사고가 발생하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경제문제의 돌파구를 해외로 잡은 박근혜 대통령. 하지만 국민들은 그런 노력을 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모습도 좋지만, 정말 필요한 때에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으로서 국민의 어머니의 위치에서 힘들고 괴로운 국민들을 보듬어 주는 모습도 매우 기대하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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