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한성현, 신승우] 공공기관에 대한 시민의 생각은 ‘권위주위’, ‘딱딱함’, ‘고지식’이라는 단어로 정리된다. 이런 생각을 바꾸기 위해 많은 공공기관들은 노력하지만 쉽사리 되지 않는다. 하지만 부산경찰청은 SNS를 이용한 홍보를 통해 재미있고 친근하게 시민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오늘 아이디언 인터뷰에서는 부산경찰청 홍보실 소속 장재이 경장과 공공기관의 SNS 운영방식과 얻는 효과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part1. 부산경찰청 SNS의 첫 시작과 변화

- 화제를 모으고 있는 부산경찰청 SNS, 어떻게 첫 시작했나요?

부산경찰청이 SNS를 처음 시작한 것은 아닙니다. 모든 공공기관이 언론보도에 홍보가 치우치다가 SNS가 하나의 홍보의 흐름이 되면서 다 같이 시작을 했습니다. 보통 공공기관에서 SNS 홍보를 하면 행사와 그날 기념사진을 올리고 ‘우리 서장님이 행사에 참석해 이 자리를 빛냈다.’ 이런 식으로 재미없고 딱딱하게만 올라오잖아요. 제일 처음에는 저희 부산경찰청 SNS도 똑같았어요.

▲ 딱딱한 분위기가 아닌 더 친근하고 재미있게 시민에게 다가가려는 부산경찰청(전 이금형 24대 지방청장과 홍보대사 하상욱 시인)
- 다른 공공기관과 똑같았던 SNS가 어떻게 재미있는 콘텐츠로 탈바꿈을 하게 됐나요?

사실 SNS 홍보를 하게 되면 SNS의 특성에 맞게 운영을 해야 하잖아요. 사람들은 재미가 없으면 보지 않잖아요. 그때 홍보실 회의에서 ‘재미있게 써보자. 아무도 안 볼 바에 조금 더 권위를 내려놓고 유머를 가미해보자’ 라는 식으로 접근을 해서 ‘사건드립’이라는 것을 첫 전임자가 시작을 했습니다.

그리고 SNS 게시물에서 드립만 치는 것이 아니라 진화시켜서 재미가 없고 딱딱한 공공기관의 정책을 재미있고 흥미가 있고, 유익하게 만들기 시작했죠.

- 소위 ‘약빤’ 콘텐츠를 올리면서 SNS의 인기도 많아졌겠습니다.

(하하)현재 페이스북만 17만 명이 넘고, 카카오스토리 15만 명, 트위터 4만 명, 인스타그램 1만 명 정도 되고 있습니다.

part2. 단순한 ‘재미’가 아닌 효과적인 치안 홍보

- 약 37만 명이 부산경찰청 SNS를 보고 있다는 것인데, 단순히 재미성 홍보만 하는 건가요?

저희가 재미있는 콘텐츠만 올리는 것은 아닙니다. 공개수배전단지나 치매노인 수배전단지도 올리고 있습니다. 요즘 수배전단지를 보는 사람들이 별로 없잖아요. 직접적으로 손을 써서 전단지를 돌리거나 벽에 붙이면, 인력과 예산도 들죠.

하지만 SNS에 전단지를 올리고 ‘‘좋아요’해주세요, ‘공유’해주세요‘하면 SNS내에 최소 30만 명에서 최대 300만 명까지 확산이 됩니다. 간단하게 많이 확산시킬 수가 있는 것이죠. 그리고 팔로워를 하신 시민들이 직접적으로 경찰활동, 수사 활동에도 참여해 실제로 범인도 잡고 치매노인도 찾고 있습니다.

또한 보이스피싱이나 신종스미싱 같은 사이버 범죄는 SNS으로 바로 즉각적으로 알려드려서 사이버 치안도 확보하고 있습니다.

▲ 단순한 '재미' SNS뿐만 아니라 수배전단지나 범죄 사실을 알리며 치안 홍보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출처/부산경찰청SNS)
- 시민들이 수사 활동에 참여했다고 하셨는데 실제 사례가 있나요?

공개수배전단지를 올렸을 때 ‘SNS를 보고 연락했는데, 같이 막노동했던 분인 것 같다.’라면서 아예 용의자의 SNS계정을 찍어서 보내준 사례가 있습니다.

그리고 어떤 경우에는 한번 저희가 수배를 올렸던 치매노인이 길을 헤매다가 병원에 갑자기 실려간거예요. 그런데 간호사가 ‘아까 카스에 올렸던 할아버지 저희 병원에 계세요.’ 라고 알려줘서 찾은 적도 있습니다.

- SNS를 운영하면서 많은 효과가 있을 것 같습니다.

스미싱 같은 경우는 미리 알려서 사전에 예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공개수배전단지를 올림으로써 범인들에게 심리적인 압박감을 직접적으로 줄 수 있고, 사람들에게 확산돼서 실제적으로 공개수배가 됐던 범죄자들은 거의 다 검거를 했습니다.

또 ‘부산경찰이 고생하고 있네’, ‘친근하네’, ‘열심히 하고 있네’라면서 많이 알아주시니까 체감안전도도 올라가 가는 것 같아요. 실제로도 오프라인 캠페인을 나가면 시민들이 ‘고생한다’는 멘트를 많이 해주세요. 요새 ‘온라인에서 부산경찰이 제일 재미있어요.’라는 말도 많이 해주신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직접 몰라도 일선에 계신 분들한테 이렇게 들었다는 얘기를 전해 들으면 그분들도 괜히 ‘으쓱하다’라고 말씀해주시니까 고맙고 감사했습니다.

part3. 시민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려는 노력

- 그동안 운영하면서 힘든 점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하) 맨날 무언가를 평가받는 거잖아요. 사실 이렇게 SNS를 올린다는 게 ‘좋아요’ 수만으로도 평가가 되고, 어떻게 보면 자칫 잘못하면 실수를 할 수도 있죠. 말 한마디가 재밌자고 한 건데 적정선은 계속 지켜야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또 수배 전단지를 올렸을 때는 누가 언제 찾아 ‘어? 이사람 아는데’라고 댓글을 단다거나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부분이니까 계속 신경써야하는 부분이 많죠. 신경 쓰는 것도 많고 창작의 고통 같은 게 있기도 하지만 이 업무의 일부라고 받아들이고 일을 하고 있습니다.

▲ 언제나 시민과 가까이 하려 노력하고 있는 부산경찰청(출처/부산경찰청SNS)
- SNS를 담당하면서 시민들이 ‘이것만은 꼭 알아줬으면 좋겠다’ 하는 부분이 있나요?

경찰관들이 고생을 많이 하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저 또한 SNS를 통해서 잘 부각시켜주고 싶고요. 그리고 재미 콘텐츠만 만드는 것이 아니잖아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정책들도 최대한 잘 전달을 하고 싶은 마음이죠.

하지만 시민들에게 다가가야지 잘 전달이 되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실제 만남도 중요하지만 SNS를 통해 재미와 감동을 가미해서 조금 더 쉽게 다가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 마지막으로 독자분들게 한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저희 부산경찰이 SNS로 다가가는 이유는 ‘시민들을 위해서 경찰관들이 굉장히 노력을 하고 있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다는 이유입니다. SNS 뿐만 아니라 일선에서 시민 분들을 위해서 경찰관들이 많은 활동을 하고 있으니까 많이 호응해주시고 응원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무섭고 불편하게만 느껴졌던 경찰. 하지만 여러 가지 노력을 바탕으로 이제는 새로운 인식을 갖고 볼 수 있게 됐다. 공공기관으로써, 시민 지킴이로써 더 많은 사람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려는 부산경찰청. 그리고 변화하기 시작한 시민들. 많은 공공기관이 부산경찰청의 SNS운영방식처럼 조금 더 편안하고 시민들이 먼저 다가갈 수 있는 그런 곳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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