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조재휘 기자ㅣ※본 콘텐츠는 동물과 관련된 다양한 사자성어(四字成語, 고사성어)를 소개하며 그 유래를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는 기사입니다.

더듬이에 눈과 입이 달린 ‘달팽이’
연체동물 중 하나인 ‘달팽이’는 나사 모양의 얇은 석회질 껍데기로 둘러싸여 있으며, 기어갈 때는 몸이 나와 껍데기를 등에 지고 갑니다. 머리에는 늘어났다 줄어들었다 하는 2쌍의 더듬이가 있으며 큰 더듬이 끝에 눈이 한 개씩 있고, 작은 더듬이 사이에 입이 있습니다. 더듬이 네 개 모두 넣었다 뺐다 할 수 있어서 손으로 톡 건드리면 쑥 들어갔다가 다시 나오는데 이 달팽이의 뿔과 관련된 사자성어가 있습니다.

[사진/Pxhere]
[사진/Pxhere]

‘사자(四字)야! 놀자’ ‘와각지세(蝸角之勢)’입니다.
→ 달팽이 와(蝸) 뿔 각(角) 어조사 지(之) 형세 세(勢) 

‘와각지세(蝸角之勢)’란 
‘달팽이 뿔의 형세’라는 뜻으로 하찮은 일로 다투는 형세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입니다.

‘와각지세(蝸角之勢)’ 이야기

<장자> ‘칙양’편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위혜왕’과 ‘제위왕’이 서로 침략하지 않기로 맹약을 했지만 제위왕이 먼저 배반을 했습니다. 화가 난 위혜왕이 자객을 보내 죽이려고 하였고 이 소식을 들은 ‘공손연’은 정식으로 군대를 보내 제나라를 공격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말을 들은 ‘계자’는 몇 년째 하지 않은 전쟁을 일으켜선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화자’는 이 문제를 논한다는 것 자체가 민심을 혼란에 빠뜨리는 것이라며 반대했습니다.

이때 현자인 ‘대진인’이 위혜왕을 만나 “달팽이를 아십니까?”라고 물었습니다. 위혜왕은 안다고 대답하고 계속해서 대진인은 “달팽이의 왼쪽 뿔에 촉씨라는 나라가 있고 달팽이의 오른쪽 뿔에 사는 만씨라는 나라가 있었습니다. 두 나라는 늘 서로 땅을 다투어 싸워서 전쟁으로 희생된 시체가 수만에 이르렀고 도망치는 자들을 추격하면 보름 만에 돌아왔습니다”라고 말하자 왕은 그런 거짓말이 어디있냐고 물었습니다. 

이어 대진인은 “왕께서는 사방 위아래에 한계가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무궁하지요.” “마음을 무궁한 데에 노닐게 할 줄 안다면 막힘없이 통하는 한 나라를 볼 때 있는 듯 없는 듯하지 않겠습니까?”라며 대화를 이어나갔습니다. “그 나라 가운데 위나라가 있고, 위나라 가운데 양이라는 도성이 있고, 그 도성 가운데 왕이 있으니, 왕이 촉씨나 만씨와 다를 것이 있겠습니까?”라고 말했습니다. 대진인은 달팽이 뿔에 사는 두 나라의 우화를 통해 조그만 땅덩어리를 두고 싸우는 하찮은 승강이질이나 다름없으니 고민할 필요가 없는 일이라는 답을 대신한 것이었습니다. 

‘와각지세(蝸角之勢)’의 모습보다는 소통과 화합
와각지세는 달팽이의 뿔에 사는 작디작은 두 나라가 서로 싸우는 형국에 비유하여 사소하고 하찮은 다툼을 이르는 말입니다. 많은 정치인이 국민을 위해 일한다고 하지만 당내에서 조차 서로 편을 가르며 ‘와각지세’의 모습을 보이고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다툼보다는 소통과 화합의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주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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