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심재민 기자 |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남국 의원의 수십억원대 가상화폐 '위믹스' 보유 논란과 관련해, ‘P2E’ 시장을 둘러싼 정치권과 게임시장 속 논란이 뜨겁다. 

P2E란, Play to Earn의 약자로 ‘게임으로 돈 벌기’ ‘돈 버는 게임’을 의미한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남국 의원 '가상화폐 보유 논란'의 불똥이 P2E 게임 개발에 열중하는 국내 게임사로 튀는 모양새다. 

P2E 게임 자체가 불법은 아니지만, 돈이 오가기 때문에 이를 둘러싼 규제가 존재한다. 최근 수면위로 떠오른 P2E 논란의 발단은 국내에서 금지된 P2E 게임 규제 완화를 노리고 게임 업계가 국회에 이른바 '입법 로비'를 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다. 이에 대해 ‘위믹스’ 발행사 위메이드는 '로비는 없었다'고 일축하며 입법 로비 의혹을 제기한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섰고, 게임산업협회도 기다렸다는 듯 게임학회에 대한 비판 성명을 냈다.

특히 P2E 게임 개발이 한창인 업계는 혁신적인 기술인 P2E가 국내 규제와 정치권의 논란 때문에 억울하게 타격받고 있다며 여론전에 나서고 있다. 국내 게임업계는 2020년경부터 앞다퉈 P2E 게임 개발에 뛰어들었다. 국내에서 자체 가상화폐 발행을 통해 P2E 게임 개발에 뛰어든 대형 게임사로는 위메이드 외에도 넷마블, 카카오게임즈, 컴투스 등이 있다.

이들 게임사는 P2E 게임 영업이 금지된 한국·중국 등을 제외한 해외 시장에 블록체인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게임의 매출 기여도는 여전히 시원찮다. 올해 1분기 실적발표 기준 위메이드 매출액은 939억 원으로, 이 중 P2E가 없는 국내 매출 비중은 절반 이상인 54%다. 나머지 46%의 해외 매출도 P2E가 금지인 중국에서 벌어들이는 매출이 상당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위믹스' 플랫폼 매출액은 전체 매출의 2.6%인 24억 원에 불과했다. 넷마블 역시 '마브렉스' 기반 경제가 적용된 '제2의 나라: 크로스 월드'의 매출 비중은 비(非) P2E 버전 매출까지 합쳐도 전체 게임 매출액의 5% 수준이다. 카카오게임즈의 '보라', 컴투스 그룹의 '엑스플라' 역시 게임 매출에는 유의미한 기여를 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P2E 게임이 전 세계적으로도 인지도가 낮고 상업적으로 성공하지도 못한 이유는 단순하다. 여지껏 나온 P2E 게임이 혁신도 재미도 없어 게이머들이 외면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위메이드의 대표적인 P2E 게임 '미르4', '미르M' 글로벌판은 한국에서 블록체인 없이 출시한 게임에 토큰 경제를 붙인 것에 불과하다. 이들 게임은 자동사냥 중심의 단순한 게임플레이, 확률형 아이템 위주의 BM(수익모델)을 결합한 전형적인 '리니지라이크'(리니지류) 게임이다. 위메이드뿐만 아니라 넷마블, 카카오게임즈 등도 현재까지 출시한 P2E 게임 대부분은 블록체인 없이 운영하던 구작에 토큰 경제를 덧입힌 게임이다. P2E 게임이 아직 블록체인만의 특색 있는 게임플레이를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는 셈이다. 

반면, 게임 매출에는 거의 기여하지 못하는 P2E지만, P2E 코인의 거래소 상장이나 이를 활용한 디파이(DeFi·탈중앙화 금융) 상품 출시와 홍보에는 열심이다. 게임사들은 이런 행보가 게임과 연동된 블록체인 생태계를 활성화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런 논란은 P2E 게임 코인을 투기 수단으로 인식되게 하고, 김남국 의원 논란 국면에서는 '로비 의혹'의 심증을 강화하는 역할을 했다. 실제로 김남국 의원은 보유한 수십억대 위믹스·마브렉스 등 P2E 게임 코인을 클레바, 클레이스왑을 비롯한 디파이 서비스에 예치해 이자수익을 얻는 데 쓴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논란의 P2E 게임은 앙고 없는 찐빵으로 인식되며, 그저 코인을 투기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다. 그리고 이 사태를 바라보는 게이머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국내 P2E 게임계가 그간 걸어온 행보를 돌이켜보면 P2E가 혁신이라는 주장은 고개를 갸웃하게 만들기 때문. 업계는 P2E 게임 국내 허용을 이야기하기 전에, 성공적인 블록체인 게임을 만들어 보여 주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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