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심재민 기자 / 디자인=이윤아Pro | 가수와 배우. 한 분야에서 성공하기도 어려운데, 두 분야에서 모두 ‘최고’라는 수식을 얻고 있는 스타. 멀티 엔터테이너의 대표주자 엄정화에 대해 알아보자. 

최근 18%의 시청률을 자랑하는 JTBC 인기 드라마 ‘닥터 차정숙’에서 차정숙 역을 맡아 찬사를 받고 있는 엄정화는 배우로서의 활동뿐만 아니라 tvN 예능 방송 ‘댄스가수 유랑단’을 통해 가수로서의 매력과 동시에 순수하고 인간미 넘치는 이미지로 연일 화제의 중심에 있다. 그런 그녀에게 지금이 ‘제2의 전성기’라고 말할 수 없는 이유, 그녀는 1990년대부터 지금까지 줄곧 전성기였고, 트렌드를 이끌었으며, 호감형 톱스타로 군림해왔기 때문이다. 

1남 3녀 중 둘째, 강원도 원주 출신의 엄정화는 1989년 MBC 합창단에 입단했다. 이후 모 쇼 프로그램에서 故 최진실 씨의 노래를 도와주면서, 그의 매니저의 눈에 들었고 이것이 계기가 되어 같은 소속사에 들어가게 되었다. 이것이 바로 톱스타 엄정화의 도화선이 되었다. 

1992년 영화 ‘결혼이야기’에서 단역으로 출발, 이듬해에는 영화 ‘바람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한다’에서 최민수, 홍학표 등과 주연을 맡으며 대중의 뇌리에 박히기 시작했다. 거기에 더해 ‘바람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한다’의 OST였던 ‘눈동자’가 수록된 1집 음반을 발매하며 당시에는 드물게 배우와 가수 활동을 동시에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출발부터 ‘대박’은 아니었지만, 당시 청순미를 앞세우던 여성 솔로가수들 사이에서 섹시함과 순수함을 동시에 발산하는 엄정화의 눈빛은 남다른 매력을 발산하는데 충분했다. 이러한 매력을 바탕으로 당시 화제가 되었던 영화 ‘마누라죽이기’, 애니메이션 ‘블루시걸’(더빙) 등은 물론 뮤지컬에도 출연하는 등 다방면에서 활동을 이어 나갔다.

그런 그녀가 먼저 최고의 방점을 찍은 건 가수 활동을 통해서다. 1995년 발매한 2집 앨범 수록곡 ‘슬픈기대’와 ‘하늘만 허락한 사랑’이 음악방송 상위권에 랭크되면서 인기가수 반열에 올랐고, 특히 1997년 발매한 3집의 타이틀곡 ‘배반의 장미’는 음악방송에서 1위를 기록하며 독보적 매력의 여성 솔로가수로 우뚝 섰다. 

배반의 장미의 여운이 가지지도 않은 이듬해 1998년. 대한민국 가요계는 엄정화가 내놓은 4집 앨범의 신곡에 열광했고, 그녀의 패션과 헤어스타일, 메이크업 하나하나 모두 트렌드가 되었다. 이 곡이 바로 ‘POISON(포이즌)’이다. ‘포이즌’이 수록된 4집 앨범은 첫 달에만 18만장이 판매되었고, 당시 여성가수로는 드물게 45만장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 또 ‘포이즌’은 다수의 음악 방송에서 오랜 기간 1위를 달성했으며, 이후 같은 앨범의 수록곡 ‘초대’ 역시 크게 히트하며 섹시 가수로서 독보적인 위치에 올라서게 된다.

이후 1999년 5집 앨범의 ‘몰라’, ‘페스티벌’, ‘이스케이프’ 등을 연이어 빅히트 시켰고, 세기말 혼란의 분위기 속에서 엄정화는 하나의 고유 대명사처럼 불렸다. 이후 광고계는 물론, 그녀의 배우 활동 덕에 수많은 영화 드라마 작품에서도 러브콜이 이어졌다. 

90년대 엄정화가 무대에서 종횡무진 했다면, 2000년대 그녀는 탑배우 반열에 올라서며 ‘가수’ ‘배우’ 활동 모두 성공을 거두고 논란 없이 찬사를 받는 몇 안 되는 스타로 발돋움 한다. ‘배우 엄정화’ 라는 수식을 각인 시킨 작품은 2002년 개봉한 영화 ‘결혼은, 미친 짓이다’이다. 해당 작품에서 과감한 연기를 선보인 엄정화는 특히 당시만 해도 생소했던 신세대식 결혼관을 지닌 여성 연기를 맡아 ‘백상예술대상’에서 최우수여자연기상을 수상하는 등 톱배우 반열에 올라섰다.  

이후 배우 엄정화를 찾는 작품은 많아졌다. 그녀는 드라마 ‘아내’ 영화 ‘싱글즈’, ‘오로라공주’, ‘호로비츠를 위하여’, ‘Mr.로빈 꼬시기’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으며 중간 중간 음원도 발표하며 가수 엄정화 팬들에 대한 기대감도 충족 시켰다. 특히 2008년에는 YG엔터와 협업하며 빅뱅의 탑과 함께한 ‘D.I.S.C.O’를 발표해 세대를 뛰어넘은 인기를 모았다. 

몇 장의 카드에 다 담을 수 없는 엄정화의 화려한 커리어. 그녀는 1위 여성 솔로가수 타이틀은 물론 2009년 개봉한 영화 ‘해운대’를 통해서는 천만 관객 배우 반열에도 올라서는 등 양쪽 모두에서 ‘최고’라는 수식에 수긍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엄정화, 그녀는 무대에서 빛이 났고, 스크린과 브라운관 속에서는 시청자를 울고 웃게 만들었으며, 다양한 예능 방송에서는 누구보다 진실 되고 순수한 모습에 인간미를 풍기기도 했다. 이러한 무기를 바탕으로 그녀는 90년대부터 2000년대 그리고 현재에 이르기까지 10집에 이르는 앨범, 열거하기 힘들 정도의 영화 드라마 작품, CF 등 다방면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으며, 다양한 시상식에서 수상자 명단에 오르기도 했다. 

연기력 논란에 시달리는 가수, 가수로서는 2% 부족한 배우...가수와 배우를 겸업하는 많은 스타들이 이러한 고충을 안고 있지만 엄정화는 가수로도 배우로도 대중들의 ‘인정’을 이끌어 내고 있다. 그리고 그녀는 많은 지망생들의 롤모델이 되며 제2, 제3의 엄정화도 탄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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