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심재민 기자 / 디자인=이윤아Pro | 더불어민주당이 때 아닌 ‘돈봉투 의혹’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돈 봉투 의혹’은 지난 2021년 3∼5월 민주당 윤관석 의원 등 경선캠프 관계자들이 송 전 대표의 당선을 위해 총 9천400만원을 당내에 살포했다는 의혹을 말한다. 

이와 관련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은 지난 달 29일 금품 살포의 최종 수혜자로 지목된 송영길 전 대표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섰다. 검찰이 핵심 피의자 강래구 전직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에 대한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으로 일단 제동이 걸린 ‘돈봉투 의혹’ 수사에 다시 속도를 내는 셈이다.

검찰은 2021년 3∼5월 민주당 윤관석·이성만 의원,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 강래구 전 감사 등이 공모해 전당대회에서 송 전 대표를 당선시키기 위해 국회의원, 대의원 등에게 총 9천400만원을 살포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여왔다. 검찰은 송 전 대표가 강씨 등에게서 전당대회 돈봉투 전달 의사를 보고받고 승인하는 등 이들의 범행에 깊이 관여했을 것이라고 의심한다. 이에 따라 검찰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윤관석·이성만 의원과 송 전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연달아 소환해 자금 살포 관여 정도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2021년 3∼5월 민주당 윤관석 의원 등 경선캠프 관계자들이 송 전 대표의 당선을 위해 총 9천400만원을 당내에 살포했다는 의혹 외에 더 많은 자금이 뿌려진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먹고사는문제연구소(먹사연)이 불법 경선자금의 조달 창구로 역할했을 가능성이 검찰의 의심하는 지점이다.

먹사연은 송 전 대표가 2015년 설립한 정책연구소로, 2007년을 전후로 만들어진 송 전 대표의 전국적 지지조직 '동서남북 포럼'이 전신이다. 먹사연의 홈페이지에는 송 전 대표와 관련한 게시물이 다수 올라와 있다. 먹사연은 지난해 11월엔 파리 그랑제콜(ESCP·파리경영대학원) 방문연구교수 자격으로 프랑스 파리로 떠나는 송 전 대표의 환송회를 열기도 했다. 먹사연은 2021년 6월에는 송 전 대표를 '연구소 고문'으로 소개하며 그의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 내용을 유튜브 채널에 싣기도 했다. 먹사연 부설로 운영된 '대전세종의 길' 창립 멤버엔 돈봉투 사건의 피의자인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 강화평 전 대전 동구 구의원이 참여하기도 했다.

검찰은 먹사연 직원 등 관련자들이 송 전 대표 경선캠프에서 활동한 점에 미뤄 먹사연의 후원금이 송 전 대표 당선을 위해 흘러 들어갔을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먹사연의 회계 업무 담당자로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된 박모씨 역시 송 전 대표의 경선 캠프에서 회계 관련 업무를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먹사연 사무실 압수수색 과정에서 송 전 대표와 관련한 자료를 다수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먹사연은 이런 의혹과 관련, 통일·복지·경제 정책을 연구하는 통일부 소관 법인으로 당내 선거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먹사연의 활동 방향과 지향점에 대해서 조언하는 리더 역할을 했을 뿐"이라며 "송 전 대표의 말을 듣고 자극을 받는 조직이지, 후원조직이란 것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송 전 대표 역시 의혹을 전면 부인해왔다. 그는 "후보가 그런 캠프의 일을 일일이 챙기기가 어려웠다"며 돈봉투 살포 사건의 지시·인지·묵인 의혹을 모두 부인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 달 12일 민주당 윤관석 의원 등에 대한 압수수색으로 돈 봉투 수사가 본격화된 이후 먹사연 내에서 일부 컴퓨터 하드디스크가 포맷 혹은 교체된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먹사연 회원들이 송 전 대표 측과 접촉하며 조직적인 증거인멸을 시도한 것은 아닌지 살펴볼 전망이다.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으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당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당 쇄신책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 혁신안을 앞당겨 공개해 이번 의혹 파장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지난 3일 이번 ‘돈봉투 의혹’의 당사자로 지목된 윤관석(3선·인천 남동을)·이성만(초선·인천 부평갑) 의원이 탈당 의사를 밝혔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