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심재민 기자 / 디자인=이윤아Pro | 다양한 요인에서 비롯한 심각한 경기 침체 먹구름이 전 세계를 뒤덮고 있다. 특히 대한민국 경제의 대들보였던 반도체 산업이 큰 타격을 받고 있는 상황으로 이를 선점하고 있는 국내 대기업들도 난관에 직면했다. 대표적으로 삼성전자는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과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어닝쇼크'(실적 충격)를 기록할 전망이라 우려를 산다. 

어닝쇼크란 사전적으로 earning과 shock의 합성어로 ‘실적 충격’을 의미한다. 기업이 시장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저조한 실적을 발표하면서, 이것이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어닝쇼크라 부른다. 기업이 실적을 발표하는 시즌을 어닝 시즌이라 부르는데, 이 어닝 시즌에 기업이 발표한 영업 실적이 시장의 예상치보다 훨씬 저조해 주가에 쇼크(충격)를 준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용어이다. 반대로 영업 실적이 예상보다 높은 경우에는 주가가 상승하기도 하는데, 이는 '어닝 서프라이즈(earning surprise)'라고 한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 경제를 견인했던 삼성전자가 어닝쇼크를 기록하면서 우려를 사고 있다. 삼성전자가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 업황 악화로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96%가량 쪼그라드는 '어닝 쇼크'를 기록한 것.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6천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95.75%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지난 7일 공시했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대 이하로 주저앉은 것은 2009년 1분기(5천900억원) 이후 14년 만에 처음으로, 매출은 63조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9% 감소했다. 작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반도체 수요 둔화에 따른 출하 부진과 가격 하락이 시장의 예상보다 더 심각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공시는 증권가 전망치보다도 낮은 수준이라 놀라움을 샀다. 시장에서도 올해 초만 해도 삼성전자의 1조∼2조원대 영업이익을 예상했으나, 작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한 올해 1월 당시 전망보다 반도체 업황이 더 나빠지면서 눈높이가 이미 낮아진 상태다. 증권가에서는 통상 삼성전자 영업이익의 60∼70%를 차지하던 반도체 부문에서 4조원 안팎의 적자를 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는 매크로 상황과 고객 구매심리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 다수 고객사의 재무 건전화 목적 재고 조정이 지속됐고, 시스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SDC)도 경기 부진과 비수기 영향 등으로 실적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러자 그동안 '인위적인 감산은 없다'는 기조를 유지했던 삼성전자는 "의미 있는 수준까지 메모리 생산량을 하향 조정 중"이라며 사실상 감산을 처음으로 공식 인정하기도 했다. 구체적인 감산 규모와 시기 등을 명확히 밝히지는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DDR4를 중심으로 감산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문제는 2분기 전망도 어둡다는 데 있다. 메모리 가격은 역대급 수요 침체로 빠르게 하락하며 '현금 원가'(cash cost)에 근접하기 시작했다. D램 고정가는 지난해 초 3.41달러에서 올해 1∼3월 1.81달러까지 하락했고, 낸드 고정가는 작년 1∼5월 4.81달러 수준에서 지난달 3.93달러까지 떨어졌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D램 ASP는 1분기 20% 급락한 데 이어 2분기에도 10∼15% 하락할 전망이다. 다만 올해 하반기에 수요가 회복할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삼성전자의 어닝쇼크 이슈로 인해 우려를 사고 있는 상황. 이러한 양상이 악재의 도미노 현상으로 이어지지 않기를 바란다. 나아가 반도체 분야가 흔들려도 기업실적과 우리 경제가 휘청거리지 않도록 다른 부분의 경쟁력 향상을 위한 노력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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