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조재휘 기자ㅣ수단 쿠데타 정권과 준군사조직 신속지원군(RSF)의 무력 분쟁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웃 국가들로 피신하려는 행렬도 줄을 잇고 있다. 현지시간으로 23일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유엔난민기구(UNHCR)는 지난 15일 분쟁이 시작한 이후 일주일 동안 2,172명이 이웃국 남수단으로 피신했다고 밝혔다. ‘수단 사태’로 수단에서 미국과 프랑스, 사우디 등 외국인은 속속 대피하고 있지만 현지 주민들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에서 매일 두려움에 떨고 있다.

‘수단 사태’는 북아프리카 수단에서 발생한 정부군과 준군사조직의 무력 충돌 사태를 말한다. 교전으로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으며 교전은 정부군 지도자 압델 파타 부르한 장군과 민병대 신속지원군(RSF)을 이끄는 모하메드 함단 다갈로 사령관의 권력 다툼으로 관측되고 있다. 정부군과 RSF는 서로 상대방을 향해 수도 하르툼에서 발생한 유혈 사태의 책임을 돌리고 있다.

[사진/하르툼(수단) AFP=연합뉴스 제공]
[사진/하르툼(수단) AFP=연합뉴스 제공]

수단 군부 지도자 압델 파타 부르한 장군과 RSF를 이끄는 군부 이인자 모하메드 함단 다갈로 사령관은 2019년 30년간 장기 집권한 오마르 알바시르 전 대통령을 쿠데타로 축출하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2021년 재차 쿠데타로 과도 정부를 무너뜨리며 권력을 장악했다. 하지만 RSF를 정부군으로 통합하는 일정과 통합 후 군 지휘권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생긴 갈등이 유혈 사태로 이어졌다.

지난 15일 수도 하르툼과 위성도시 옴두르만에서 시작된 양측의 무력 충돌은 서부 다르푸르와 동부 국경지대 등 전역으로 확산하면서 피해를 키우고 있다. 도시 곳곳에서는 총성과 포격이 끊이지 않고 공항 인근 건물에서는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수돗물과 전기가 끊기고 비축했던 식량이 바닥을 드러내면서 위험을 무릅쓰고 하르툼에서 벗어나 피란길에 오르는 사람들도 크게 늘었다. 하지만 계속된 무력 충돌로 민간인의 이동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17일에는 미국 외교관 차량 행렬이 공격받았고, 에이단 오하라 수단 주재 유럽연합(EU) 대사도 하르툼 관저에서 공격당했다.

부르한 장군 측은 RSF를 반란군으로 규정하고 해산 명령을 내리는 등 강경 입장을 이어가고 있다. 다갈로 장군이 이끄는 RSF도 전투기와 탱크 등을 동원하는 정부군이 시민을 상대로 잔인한 작전을 펴고 있다면서 국제사회의 개입을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즉각적인 휴전과 대화를 촉구하는 한편, 양측의 화해를 위한 중재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폴커 투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성명을 통해 수단 내 유혈 사태를 풀어내는 데에는 상식이 우선해야 하며 모든 당사자가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행동해야 한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 역시 수단 무력 충돌 사태와 관련해 현지 체류 중인 우리 국민의 철수를 위해 군 수송기와 병력을 투입했다. 국방부는 우리 수송기 및 병력은 인근국 지부티의 미군기지에 대기하며 현지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철수를 최우선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군 지휘권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생긴 갈등이 유혈 사태로 이어진 ‘수단 사태’. 각국의 초기 수단 철수 계획에서 제외된 외국인들, 누구의 도움도 기대할 수 없는 수단 시민들도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국경을 향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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