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허정윤 PD / 구성 조재휘 기자ㅣ꼭 알아야 하는 이슈, 알아두면 좋은 이슈, 2023년 3월 28일 가장 뜨거운 이슈를 ‘팩트’와 함께 전달합니다.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유럽 발칸반도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됐습니다. 권 대표와 측근 한 모 씨는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 국제공항에서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행 비행기에 탑승하려다 검거됐습니다. 몬테네그로 법원은 권 대표의 구금 기간을 최장 30일로 연장했다고 밝혔는데요. 오늘 이슈체크에서는 <테라-루나 권도형 대표, 국내 송환되나>와 관련된 이슈를 살펴보겠습니다.

(심재민 팀장) : 먼저 권 대표의 도피 상황을 살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어땠습니까?
(조재휘 기자) : 네, 권 대표는 테라·루나 사태가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전인 지난해 4월 한국을 떠났습니다. 검찰은 인터폴과 공조해 지난해 9월 적색 수배하고 10월 외교부에 요청해 여권을 무효로 했습니다. 그리고 올해 1월에는 당시 권 대표가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진 세르비아에 긴급인도 구속을 청구했습니다. 검찰은 몬테네그로에도 같은 청구를 해 권 대표가 도주 또는 석방되지 못하도록 조치할 예정입니다.

(심 팀장) :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어떤 인물입니까?
(조 기자) : 네, 1991년생인 권 대표는 대원외고를 졸업하고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인턴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이후 귀국해 2018년 재계에 다양한 인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티몬 창업자 신현성(대니얼 신) 전 차이코퍼레이션 대표와 함께 테라폼랩스를 공동 창업하고 암호화폐 ‘테라USD’와 ‘루나’를 개발했다고 AFP는 전했습니다.

(심 팀장) : 그렇다면 권 대표는 언제 한국으로 송환되겠습니까?
(조 기자) : 네, 권 대표가 언제 한국으로 송환될지는 미지수입니다. ‘BBK 사건’의 당사자인 김경준 씨는 2004년 5월 미국 자택에서 체포된 후 미국 법원의 범죄인 인도 재판과 국무부의 승인을 거쳐 2007년 11월 국내로 송환되기까지 3년 6개월이 걸렸습니다. 1997년 4월 발생한 ‘이태원 살인사건’의 진범으로 지목된 미국인 아서 존 패터슨은 2011년 5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인근에서 체포됐으나 미국 법원의 최종 결정이 나 4년 4개월 뒤인 2015년 9월에야 한국에 송환됐습니다.

(심 팀장) : 이전 상황과 비교해보면 권 대표의 송환은 더 어렵게 보고 있습니까?
(조 기자) : 네, 그렇습니다. 한국뿐 아니라 다른 국가의 사법당국의 수사 대상이 된 권 대표의 상황은 이보다 더욱 복잡한데요. 미국 뉴욕 검찰은 권 대표를 증권 사기, 통신망을 이용한 사기, 상품사기, 시세조종 공모 등 총 8개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미국 법무부도 지난달 같은달 테라USD 폭락 사태 수사에 착수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하는 등 권 대표는 미국 당국의 동시다발적인 수사·조사 선상에 올랐습니다. 싱가포르 경찰은 800억 원 규모의 가상화폐 사기 혐의로 피소된 권 대표에 대해 지난달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사진/포드고리차 로이터=연합뉴스]

(심 팀장) : 이번 권 대표의 사례가 다른 범죄인 인도 사례와 조금 다른 겁니까?
(조 기자) : 네, 그렇습니다. 핵심적으로 그가 몬테네그로 관할권에서 형사 사건을 일으켰다는 점입니다. 권 대표는 측근인 한 모 씨와 함께 현지시간으로 지난 23일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 국제공항에서 코스타리카 위조 여권을 갖고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행 비행기에 탑승하려다 체포됐습니다. 이들의 수하물에서는 벨기에 여권도 발견됐는데, 인터폴 조회 결과 이 역시 위조 여권으로 드러났습니다. 여권 위조는 몬테네그로에서 최대 5년의 징역형이 선고되는 중범죄입니다.

(심 팀장) : 복잡한 상황에서도 다른 경우가 있을 것 같은데, 어떤 경우가 있습니까?
(조 기자) : 네, 몬테네그로 당국이 권 대표를 단순 추방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국가 간 범죄인 인도의 기본 전제는 인도를 요청한 국가에서 적용한 범죄 혐의가 요청받은 국가에서도 범죄로 인정될 때인데요. 몬테네그로 법체계가 권 대표가 받는 가상화폐 사기 행각을 불법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면 가짜 여권을 사용한 혐의만을 적용해 추방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심 팀장) : ‘테라·루나 폭락’ 사태로 정말 많은 사람이 피해를 봤는데 해외에서도 권 대표를 주목하고 있다고요?
(조 기자) : 네, 투자자에게 50조원이 넘는 피해를 준 권 대표는 4개국 수사선상에 오른 인물입니다. 그가 해외 도피 11개월 만에 검거되면서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 싱가포르까지 신병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일단은 몬테네그로의 사법 처리를 지켜보는 것 외에는 현 단계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어 보입니다. 권 대표 측이 구금 기간 연장에 불복해 항소할 경우 그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도 지켜봐야 할 변수로 꼽힙니다.

(심 팀장) : 권 대표 측의 입장을 알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따로 내놓은 입장이 있습니까?
(조 기자) : 네, 현지 법원의 구금 기간 최장 30일 연장 결정에 불복해 항소할 전망입니다. 현지시간으로 25일 몬테네그로 일간지 ‘비예스티’에 따르면 권 대표의 변호인인 브란코 안젤리치는 법원의 구금 기간 연장 결정에 대해 정해진 기간 내에 항소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포드고리차 AFP=연합뉴스]

몬테네그로 당국이 자체적으로 재판을 진행하면 한국 또는 미국이 권 대표에 대한 신병을 인도받기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소요될 수도 있습니다. 또한 20만명 이상으로 추정되는 국내 피해자들은 권 대표 송환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지만 당장 우리 정부가 권 대표의 신병을 확보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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