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심재민 기자 | ‘형세나 세력 따위가 한창 왕성한 시기’를 의미하는 ‘전성기’. 우리는 흔히 요즘 가장 잘나가고 활동이 많은 스타를 일컬어 ‘전성기를 맞이했다’고 표현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성기는 유통기한이 있기 마련이다. 작품 또는 어떤 이슈를 통해 스타들이 반짝 전성기를 맞이하지만 반대로 수많은 이들은 기억의 저편으로 잊혀지며 활동 빈도가 줄어든다.

넷플릭스 '길복순' [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런데 이러한 공식을 깨며 늘 전성기가 진행 중인 배우가 있다. 데뷔하자마자 스타덤에 올라 승승장구 하더니 세계적인 배우의 반열에 올라 크게 이목을 모았고, 여전히 다양한 작품을 통해 변화무쌍한 활동을 하는 배우 전도연이 그런 배우 중 한 명 아닐까.

데뷔 30년차 배우 전도연. 그녀는 여전히 다양한 플랫폼을 넘나들며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최근 tvN 토일드라마 ‘일타스캔들’을 통해 멜로 여왕의 면모를 과시하며 안방극장을 사로잡는가 하면, 넷플릭스 화제작 ‘길복순’을 통해서는 액션 배우로서의 또 다른 가능성도 십분 보여주며 ‘역시 칸의 여왕’이라는 감탄을 사고 있다.

[사진 / 영화 '접속' 포스터]

1990년 존슨 앤 존슨즈 CF로 데뷔하며 하이틴 스타로 가능성을 내비친 전도연. 청순하면서도 도시적인 이미지로 대중 앞에 나타는 그녀는 1992년 TV드라마 ‘우리들의 천국’으로 배우의 길로 들어섰으며, 1995년 KBS2 드라마 ‘젊은이의 양지’를 통해 배우로서 입지를 확고히 다졌다. 특히 이 작품은 기록적인 시청률 62%를 돌파하며 큰 화제를 모았고, 이 작품에서 탄광촌 출신의 당찬 성격의 소설가 ‘종희’ 역을 맡은 전도연은 함께 출연한 배용준, 박상아 등과 함께 스타덤에 올랐다.

이후 다양한 작품을 통해 인지도를 쌓은 전도연은 1997년 그녀의 인생 작품 ‘접속’의 여주인공으로 캐스팅 되며, 연기력을 인정받고 흥행에도 성공해 탑여배우 반열에 올랐다. 당시 전도연은 각종 영화시상식에서 ‘신인상’을 휩쓸었고, 그렇게 배우로써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그리고 이후 ‘약속(1998년)’을 통해 또 한번 멜로퀸으로 떠오른 전도연은 청순하고도 도시적인 작품과 너무도 잘 어울리는 대체 불가한 여배우로 우뚝섰다.

변상현 감독(왼쪽), 배우 전도연·김시아가 지난 달 18일(현지시간) 제73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하지만 전도연의 잠재력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멜로 배우라는 프레임을 깨는 그녀의 행보는 그야말로 놀라웠다. 1999년 개봉한 ‘해피엔드’라는 작품을 통해 ‘외도’라는 무거운 주제 하에 파격적인 노출 연기를 선보였고, 그녀의 과감한 결정에 관객들은 놀라움 가득한 찬사를 보냈다. 이 작품을 통해 멜로라는 장르적 한계를 탈피한 전도연은 정말 다양한 작품에 연이어 캐스팅되며 도무지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전성기의 연속을 만들어 왔다.

‘내 마음의 풍금 (1999년)’을 통해서는 순박한 시골 소녀를 훌륭히 연기하며 첫 여우주연상을 수상했고, ‘피도 눈물도 없이 (2002년)’을 통해서는 느와르 액션의 진수를 보여줬는가 하면,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를 통해서는 파격소재의 사극에서 지조와 절개, 유혹 사이에서 파멸을 맡는 여인을 연기하며 매년 탑여배우라는 수식을 거머쥐어 왔다. 이외에도 ‘별을쏘따(2002년)’ ‘프라하의 연인(2005년)’ 등으로 안방극장까지 사로잡는 그녀의 폭넓은 활동에 전도연은 그냥 하나의 브랜드처럼 인식되어 왔다.

[사진 / 영화 '밀양' 스틸컷]

정말 다양한 캐릭터를 찰떡같이 소화하는 배우 전도연. 그녀는 2007년 그녀 개인의 연기인생은 물론 대한민국의 영화사에 기록될 작품을 만난다. 바로 그녀를 칸의 여왕의 자리에 오르게 한 영화 ‘밀양’을 만난 것. 이창동 감독의 작품 속에서 전도연은 유괴범에게 아들을 잃고, 신을 만나고 다시 신을 거부하며 광기 어린 연기를 완벽하게 소화해 냈다. 이 작품은 제60회 칸 영화제에 경쟁부문에 진출하였고, 이 자리에서 전도연은 대한민국 배우로서는 ‘최초’, 아시아 배우로는 ‘네 번째’ 수상이라는 진기록을 수립하며, 세계적으로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넷플릭스 '길복순' [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하나의 기사로 써 내려가기에 한없이 부족한 배우 ‘전도연’. 그녀는 정말 다양한 작품을 통해 대중 앞에 섰으며 늘 인정받으며 전성기가 따로 없는 배우로 각인되어 왔다. 그리고 최근에는 ‘일타스캔들’ 유종의 미를 거두며 원조 멜로배우의 위상을 보여줬으며, 오는 31일 개봉하는 ‘길복순’을 통해서는 강력한 액션배우의 면모를 보여줄 예정이다. 이렇듯 매번 자신의 무한한 역량과 배우로서의 뛰어난 가치를 보여주는 전도연, 그녀의 전성기는 앞으로도 매년 현재 진행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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