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박진아 기자 |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불법대출 사건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불법 사금융에 스토킹·성범죄·피싱 등이 결합된 신종범죄가 등장했다. 이른바 ‘성 착취 추심’이 그 중 하나다. 성 착취 추심은 불법 사금융, 스토킹 등 여러 강력 범죄가 결합돼 벌어지는 신종 범죄다.

성 착취와 불법 사금융이 섞인 신종 범죄로, 소액, 급전이 필요한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벌어지고 있다. 주로 사채업자들이 돈을 빌려주며 지인들의 연락처를 요구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후 살인적인 이자를 요구하고, 이를 갚지 못하면 채무자의 사진과 음란물을 합성하거나 진짜 성 착취 영상을 받아낸 뒤 지인들의 연락처를 빌미로 협박한다. 실제로 성 착취물이 유포돼 피해를 입은 이들이 수십 명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들도 피해자가 되고 있다.

지난 2월 KBS에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A씨는 대출중개 사이트를 통해 한 대부업체에서 20% 금리로 30만원을 빌렸다. 월급날이 되면 갚을 수 있다는 판단에 고금리에도 불구하고 돈을 빌렸다. 그러나 대부업체에서 요구한 ‘연락처 공유 앱’을 깐 뒤 A씨는 고통의 시간이 시작됐다. 업체에서 ‘이자를 더 내야 한다’고 강요하기 시작한 것. 당초 예상보다 늘어난 빚에 상환일을 하루 넘겼는데 그때부터 지옥이 시작됐다.

대부업체는 A씨의 얼굴 사진에, 나체 사진을 합성해 ‘공개 수배 전단지’를 만들었다. 신상정보는 물론 ‘성매매범’이라는 허위 설명을 덧붙인 전단지였고 업체는 이 전단지를 실제로 A씨 지인들에게 뿌렸다. 연락처 공유 앱으로 A씨 지인 연락처를 모두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괴롭힘은 이제 시작이었다. 이들은 A씨 계좌에 ‘돈’을 입금한 뒤 ‘보이스피싱 범죄수익이 입금된 계좌’라고 허위 신고를 해 A씨 계좌를 정지시켰고 보이스피싱범이 된 A씨의 모든 계좌가 묶이고 A씨는 입·출금은 물론 체크카드조차 쓸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A씨의 사회생활 자체가 모두 불가능해 진 것이다.

이 모든 괴롭힘은 또 다른 ‘성 착취’를 위한 과정이었다. A씨가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도록 벼랑 끝으로 몰아넣은 뒤, 업체의 말에 ‘복종’하게 하는 수법이었다. 이어 빚과 괴롭힘에 허덕이는 A씨에게, 또 다른 대부업체가 접근했고, 텔레그램에서 만난 이 사채업자는 A씨에게 ‘신체 영상’을 요구했다. 나체로 15초간 영상을 찍어 보내면 이를 담보로 대출을 해주겠다는 제안이었다.

결국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던 A씨는 경찰에 신고했지만 수사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또 금융당국에서도 ‘성 착취 추심’ 관련 피해 규모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성 착취 추심’ 범죄가 늘면서 여러 일당이 조직적으로 공모를 하는 것으로 파악됐으나, 성 착취 영상물을 본인이 자발적으로 보냈다는 점에서 경찰이 무혐의로 수사를 종결한 사례도 있었다. 사채업자들은 추적이 어려운 텔레그램으로 성 착취 자료를 받아 가고, 그 방을 없애거나 계정을 탈퇴해 단서를 지우고 있기 때문. 따라서 불법 사금융, 성폭력, 성 착취, 스토킹 등 여러 강력 범죄가 결합한 형태인 만큼 전담수사팀 만드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한편 기본소득당이 최근 논란이 된 '성착취 추심' 행태와 관련해 정부를 상대로 "엄중 범죄로 받아들이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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