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조재휘 기자ㅣ90년대 영화 <은행나무 침대>를 본 사람이라면 이 사람을 단번에 떠올릴 것이다. 주연이 아닌 조연이자 악역인 ‘황장군’이 영화를 다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주연 배우 한석규보다 더 멋있다는 평과 함께 큰 인기를 끌었다. 황장군을 통해 단번에 충무로의 블루칩으로 떠오른 배우 신현준. 올해 50대 중반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영화 <살수>에서 화려한 액션 연기를 선보이며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사진/영화 '살수' 스틸컷]
[사진/영화 '장군의 아들' 스틸컷]

영화 <장군의 아들>로 데뷔한 신현준은 시작부터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연기경력이 전무한 신현준은 모두가 주인공인 ‘김두한’ 역할을 연기하려고 했을 때 혼자 ‘하야시’를 연기하겠다고 지원했다. 극 중에서 하야시의 나이는 30대 초중반으로 설정되었는데, 신현준의 나이는 당시 갓 스무살이었다. 그러나 신현준은 30대 일본인 야쿠자 연기를 완벽하게 소화했고 실제 일본인 배우로 착각했다는 반응도 많았다.

<장군의 아들>을 통해 신현준은 관객들뿐만 아니라 제작진들 사이에서도 기대주로 꼽히며 톱스타 자리에 올랐다. 영화가 개봉한지 30여년이 지났어도 ‘하야시’라고 하면 이 영화의 캐릭터가 가장 많이 회자되고는 한다. 독특한 마스크와 신비로운 이미지로 자신의 독보적인 캐릭터를 구축해갔고 이후로도 각종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하며 필모그래피를 쌓아나갔다. 

[사진/영화 '살수' 스틸컷]
[사진/영화 '은행나무 침대' 스틸컷]

신현준에게 있어서 빠질 수 없는 작품, 바로 영화 <은행나무 침대>이다. 한국영화 역사상 전무후무한 악역 캐릭터 ‘황장군’을 연기하며 당시 여성 관객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캐릭터 자체가 큰 인기를 얻으며 영화 흥행에도 한몫을 했으며 개봉 초반부터 황장군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

비슷한 연기를 한다며 연기에 한계가 있다는 평가를 듣기도 했지만 영화 <맨발의 기봉이>와 <가문의 영광> 시리즈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실제 그는 <장군의 아들> 당시 인터뷰에서 해보고 싶은 역할에 대해 40대에 몸이 불편한 사람의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고 답했고 실제로 그 나이 즈음에 <맨발의 기봉이>를 찍었다. 그리고 60세가 되기 전에 액션영화를 찍고 싶다고 말한 신현준. 

[사진/영화 '살수' 스틸컷]
[사진/영화 '맨발의 기봉이' 스틸컷]

이번에도 그의 말대로 영화 <살수>에서 몸을 사리지 않으며 칼잡이 액션을 선보이고 있다. 그는 주인공 ‘이난’ 역을 맡았으며 한때 조선 최고의 살수였지만 병마를 만나면서 몸은 예전 같지 않고, 정체를 숨기기도 쉽지 않은 상황에 놓인 검객이다.

나이도 나이인지라 그에게 액션 연기는 쉽지 않은 과제였고 촬영 초반 종아리 근육이 파열되면서 항상 붕대를 감고, 파스 뿌리고 육체적으로 굉장히 힘들어하기도 했다. 육체적 한계에 부딪히기도 했지만 스스로 멋지게 이겨냈고 환갑 즈음에 무사(武士)로 나오는 작품으로 현장에 서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던 그였기에 결국 <살수>를 통해 오래전 간직해온 꿈을 이룬 셈이다.

[사진/영화 '살수' 스틸컷]
[사진/영화 '살수' 스틸컷]

현재는 세 자녀의 아버지로 다둥이 아빠이자 ‘바다코끼리’, ‘이집트 박물관 조각상’, 축구선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등 닮은꼴 부자로도 활동 중인 배우 ‘신현준’. 14년간 강의를 해온 교수이기도 해 후배 배우들을 위한 따뜻한 한마디도 아끼지 않는다. 차기작으로 코미디 영화를 언급한 만큼 매번 변신하는 그의 활약에 기대가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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