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심재민 기자 | 대한민국 엔터테인먼트 시장에 대대적인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이달 3일 SM의 이수만 퇴진을 골자로 한 'SM 3.0' 비전 발표, 7일 카카오의 SM엔터 지분 9.05% 확보, 10일 하이브의 이수만 SM 지분 14.8% 매입 등 SM 인수전이 숨 가쁘게 진행되고 있는 것.

그런 가운데 이성수 SM엔터테인먼트 대표의 유튜브 폭로를 계기로 SM 인수전이 하이브와 SM, 두 K팝 공룡 사이의 감정싸움과 여론전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앞서 이성수 대표는 유튜브를 통해 14가지 폭로 내용 목록을 공개한 뒤 이수만의 역외 탈세 의혹 등 일부를 폭로했다. 이처럼 경영권 분쟁을 겪는 SM엔터테인먼트, 특히 폭로의 핵심인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전 총괄 프로듀서가 14일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한·몽 경제인 만찬'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제공]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전 총괄 프로듀서가 14일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한·몽 경제인 만찬'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제공]

Kpop의 글로벌화를 이끈 3대 기획사 SM엔터테인먼트의 수장으로 오랫동안 이름을 알려온 이수만. 그는 통상적으로 구분되는 1세대(1994년)부터 현재 4세대에 이르기까지 아이돌 가수를 프로듀싱 해 소위 대박을 치고 세계적으로 Kpop의 위상을 떨친 SM엔터테인먼트의 총괄 프로듀서 이자 경영자로 유명하다.

그런 그는 자신도 본래 아티스트 출신이다. 이수만은 1972년 그룹 ‘4월과 5월’의 멤버로 가요계에 데뷔했다. 그 후 건강상의 이유로 탈퇴를 했으나 가수의 꿈을 버리지 못하고 1977년 ‘샌드페블즈’ 2기 보컬로 다시 무대에 서며 같은 해 ‘이수만’이라는 이름으로 앨범을 낸 후 본격적으로 가수 생활을 이어갔다. 당시 이문세, 유열 등과 경쟁하며 인지도를 쌓았다.

그런 그는 가수생활을 하며 다양한 방송까지도 진행하며 음악성은 물론 특유의 재치를 바탕으로 인기가 높아졌다. 대표적으로 시대를 풍미했던 ‘토요일 토요일 밤에’ ‘대학가요제’ ‘강변가요제’ ‘연예가중계’ ‘일요일 일요일 밤에’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진행자로서의 진가도 십분 발휘하며 인기 방송인으로 유명세를 떨치게 된다.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전 총괄 프로듀서가 14일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한·몽 경제인 만찬'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기 위해 단상에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이처럼 가수 출신 방송인으로 인지도가 상당해진 이수만은 자신의 음악적 감각과 포부를 담아 자신의 이름 이니셜을 딴 SM기획을 1989년에 설립하며 연예기획사 사업을 시작했다. 그리고 이후 1995년 현재의 SM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한 이후 27년 동안 총괄 프로듀서를 맡아 회사를 이끌어왔다.

그가 수장으로 역임하는 동안 1세대 아이돌로 불리는 H.O.T를 프로듀싱하며 소위 말하는 대박을 쳐 아이돌 문화를 만들었으며 세계 시장을 공략하기도 했다. 이후 SES, 플라이투더스카이,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f(x), EXO, NCT, 레드벨벳, 에스파 등 내로라 하는 인기 아이돌 가수들을 탄생시켜 메가히트 시켰으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3대 엔터테인먼트 그룹으로 우뚝섰다.

이처럼 대한민국의 아이돌 문화 역사에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인 이수만. 하지만 얼마 전부터 SM 내에서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고, 이런 저런 잡음이 들리기도 했다. 이수만이 2010년 등기이사에서 물러난 뒤에는 SM으로부터 공식적인 임금을 받지 않았지만, 개인 회사 라이크기획을 통해 프로듀싱 명목으로 200억원이 넘는 액수를 가져가면서 구설이 끊이지 않았던 것. 2021년 기준 이수만 대주주가 라이크기획을 통해 가져간 액수는 240억에 달했는데, 이는 연간 영업이익의 약 3분의 1이었다. 이 때문에 소액 주주를 대변하는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하 얼라인)은 SM에 체계 개편을 끊임없이 요구해왔다.

그리고 현재 SM 인수전이 숨 가쁘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특히 이수만의 처조차 이성수 현 SM 대표가 유튜브를 통해 자신에 대한 역외 탈세 의혹 등 일부를 폭로하면서 그는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되었다. 이에 대해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는 지난 16일 "(이성수 대표는) 상처(喪妻)한 아내의 조카로서 네 살 때부터 봐 왔다"며 "열아홉 살에 SM에 들어와 팬 관리 업무로 시작해 나와 함께 했다. 아버님이 목사인 가정에서 자란 착한 조카다. 마음이 아프다"고 참담한 심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SM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 [SM 제공]
SM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 [SM 제공]

오는 22일은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가 "SM 현 경영진이 카카오에 유상증자·전환사채 발행을 하는 것을 막아달라"는 취지로 낸 가처분신청의 첫 심문기일이다. 가처분 사건 자체는 이수만과 SM 사이의 법정다툼이지만 법원이 이수만 손을 들어준다면 카카오의 지분 취득에 급제동이 걸리게 돼 하이브로서는 SM 인수가 훨씬 수월해진다. 이수만 측은 법정에서 SM의 신주·전환사채 발행이 경영상 목적 달성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입증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SM은 하이브의 인수 시도에 반발하며 이번 주에도 전방위적 여론전을 이어갈 태세다. 우선 이성수 대표는 스스로 예고한 14개의 폭로 항목 가운데 앞선 두 편의 영상에서 4개만 털어놓은 만큼 추가 영상을 올릴 공산이 크다. 그의 예고 목록에는 ▲ 이수만 일가를 위해 희생당한 자회사들 ▲ 2월 10일(하이브·이수만 계약 체결일) 새벽 3시 15분 ▲ SM을 헐값에 집어삼키려는 포식자 ㅇㅇㅇ 등이 포함돼 있다.

20여년 전 SM엔터테인먼트를 설립, 이후 3대 기획사 수장으로 명성을 날려 온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 작은 불씨의 잡음이 현재 일파만파 커지며, K팝 시장을 뒤흔드는 메가톤급 충격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 최종 승자가 누가 될지 섣불리 점치기 어려운 가운데 가요계 안팎에서는 이수만이 제기한 카카오에 대한 신주 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 결과와 SM 현 경영진이 조만간 발표할 새로운 비전 등에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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