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지난해 한국의 65세 이상 인구가 900만 명을 넘어서며 전체 인구의 18%를 넘어섰다. 여성 인구는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지난 15일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2022년 우리나라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여성 중 65세 이상 고령자는 20.1%(520만명)로 초고령사회의 기준인 20%를 넘어섰다. 이 속도면 2년 후인 2025년에는 65세 이상 전체 인구가 20%를 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예정이다.

고령인구와 당뇨환자가 증가하면서 시력 상실을 걱정해야 하는 환자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국내 실명 원인 1위를 차지하는 당뇨망막병증은 망막에 생기는 미세혈관 합병증이다. 당뇨 합병증 가운데 가장 무서운 질환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당뇨망막병증은 당뇨병을 15년 이상 앓고 있는 환자의 약 60~70%에서 나타난다. 혈당이 높거나 당뇨병 유병기간이 길어질수록 발병률도 높아진다. 하지만 대부분의 당뇨환자는 당뇨망막병증의 심각성에 대해 체감하지 못 하고 있다.

실제 2020년 7월부터 2021년 6월까지 진행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당뇨병 적정성 평가결과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 중 당뇨망막병증으로 인한 실명 예방을 위해 안저검사를 받은 환자는 약 46%에 불과했다. 특히 30대에서 50대 환자는 약 30%만 검사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당뇨망막병증은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어서 방치하기 쉽지만 한 번 발병하면 자연적으로 회복되지 않는다. 또한 혈당수치가 정상으로 유지되어도 계속 진행되기 때문에 예방 및 조기발견이 매우 중요한 질환이다.

당뇨망막병증은 오랜 시간 고혈당이 눈 속 혈관에 영향을 미치면 출혈이 발생하거나 혈액 속 성분이 혈관에서 새어나오면서 발병한다. 혈관 밖으로 유출된 성분이 황반에 쌓이면 부종이 생기거나 시력저하를 가져올 수 있다.

당뇨망막병증은 비증식성과 증식성으로 나뉜다. 비증식성 당뇨망막병증은 신생혈관이 생기기 이전 상태로, 당뇨망막병증 환자의 약 90%가 이에 속한다. 망막 혈관에 출혈, 망막 부종 등이 나타나는데 방치하면 증식성 당뇨망막병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장기간 망막에 정상적인 혈액공급이 이루어지지 않아 비정상적인 신생혈관이 생기는 단계까지 진행한 경우는 증식성 당뇨망막병증이라고 한다. 신생혈관은 혈관벽이 매우 약해 출혈을 일으키기 쉬우며 유리체출혈, 망막앞출혈, 견인망막박리 등을 동반해 심하면 실명까지 이어질 수 있다.

당뇨망막병증의 증상이 심하거나 당뇨황반부종이 발생하면 안구 내 약물주사, 레이저 광응고술 등을 시행할 수 있다. 실명 위험이 있으면 유리체절제술을 진행하기도 한다. 당뇨망막병증을 자각했을 때는 병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경우 치료를 받아도 이전 시력을 회복하기 어렵다. 단, 조기에 발견해서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심각한 시력 손상을 50~60% 정도 방지할 수 있다.

따라서 당뇨망막병증의 조기 발견과 예방을 위해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당뇨병 진단을 받았다면 즉시 안과 검진을 받아야 하며, 이후에도 6개월~1년에 한 번은 안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 당뇨망막병증을 비롯한 망막질환은 응급질환에 속하므로 당일 검사 후 응급수술까지 가능한 안과를 방문하는 것이 좋다.

이외에도 평소 싱싱한 채소, 등푸른 생선 등 망막에 좋은 음식을 섭취하고 꾸준한 약 복용과 철저한 혈당조절로 합병증 발병 시기와 진행 속도를 늦추는 것이 중요하다.

도움말 : 지에스안과의원 박성욱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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