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이 사람에게 주는 힘은 크다. 오리고, 찢고, 주무르고, 붙이는 미술 활동으로 인해, 정서적인 안정감을 경험할 수 있다. 자신을 표현하고 내면의 힘을 기를 수 있는 좋은 매개체가 바로 미술이기 때문이다. 과거와 현재의 상처와 스트레스를 치유하고 완화하며 자존감을 높여 주는 미술 활동은 예술 그 자체로의 영향에 더하여 심리적인 면에서도 사람에게 효과적인 영역이다.

바로 미술의 이런 강점에 주목하여 예술의 영역과 심리학의 영역을 융합한 것이 바로 미술치료이다. 미술 활동을 통하여 일상의 어려움을 치료하고, 내면의 갈등이나 삶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고 적응하는 힘을 기르도록 돕는다. 나의 내면세계를 표현하며 자기를 이해하고, 성장하도록 돕는 치료 방법의 하나로써 미술치료는 가정의 어려움을 돕는 효과적인 치료 방법이다.

이와 관련하여 부산에서 미술심리센터 어울림을 운영하는 조가현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조가현 대표
▲ 조가현 대표

Q. 미술심리센터 어울림의 창업 취지를 말씀해 주십시오.
A. 나는 장애가 있든 없든, 문제가 있든 없든 조화되어 성장해가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다름이 차별이 되지 않는 공간 속에서 소외되지 않고, 성장할 수 있으면 참 좋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런 공간을 내가 만들면 어떨까 하는 도전이 마음속에 생겨났다. 그리고 이 도전을 실현으로 만들기 위해 미술심리센터 어울림을 창업하게 되었다.

Q. 미술심리센터 어울림의 주 서비스 분야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오.
A. 미술심리센터 어울림에서는 유아부터 노인까지의 모든 연령층이 상담 및 재활 수업을 받을 수 있다. 주로 이루어지는 수업은 장애 아동을 위한 미술 재활과 비장애 아동을 위한 문제 행동 교정, 심리 이완, 긍정 정서의 향상 등이다.

우리 센터에서는 1:1 개별화 미술 재활, 미술치료 프로그램, 사회성 향상을 위한 소그룹 도예 치료, 정서 발달을 위한 미술 소그룹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마중물 서비스, 청년 마음 건강 서비스와 가족 마음 이음 서비스, 심리 치유 서비스, 정서 발달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1:1 미술 재활 프로그램은 장애아동의 기능 증진 및 정서 이완, 순환적 상호작용을 기본으로 진행되고 있다. 미술 매체를 단계별로 사용하여 호기심 자극, 동기부여를 통한 학습된 무기력의 감소를 시작으로 성취와 심미적 만족감을 경험하면서 자발적으로 내적 기능을 도출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소그룹 도예 치료는 장애 아동 또는 청소년을 위한 사회성 향상 프로그램으로 흙 작업, 도자기 페인팅 작업 등을 통해 협력과 도움을 경험하는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분기별로 다양한 공예 프로그램을 체험하도록 진행되고 있다. 비장애 아동의 문제 행동이나 낮은 정서의 향상 등을 위한 1:1 미술심리 치료 프로그램은 호소 문제에 맞춰 개별화되어 진행된다.

Q. 미술심리센터 어울림만의 특징을 말씀해 주십시오.
A. 미술심리센터 어울림에서는 쉽고 재미있는 활동을 통한 문제 행동의 개선 및 낮은 정서가 향상된 사례가 많다. 그 이유는 내담자가 포기하기 전에 치료사가 포기하지 않기 때문이다. 크리스찬으로 살면서 배운 것은 포기하지 않는 하나님의 사랑이다. 한없이 부족하지만, 나에게로 인도해 주신 내담자에게 조금이나마 그 사랑을 실천하고 싶어 기도하며 함께 동역하면서 그들의 문제와 필요에 동참하는 것이 우리 센터의 가장 큰 장점이라 생각된다. 

▲ 내부 전경
▲ 내부 전경

Q. 미술심리센터 어울림 운영에 있어 가장 우선으로 보는 가치관과 철학은 무엇입니까?
A. 무엇 하나 말하기가 힘들다. 없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그냥 내게로 보내 주시는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Q. 가장 큰 보람을 느낀 사례나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자유롭게 말씀해 주십시오.
A. 7년째 함께하고 있는 고등학교 1학년 남자 친구가 있다. 처음 만났을 때 눈 맞춤이 되지 않고 상동 언어, 지연 반향어가 잦아 그 어떤 활동도 할 수 없었다. 불안 또한 높아 강박 행동과 위축이 보였으며 설명을 듣지 못하는 상태여서 어떻게 진행해야 할까 참 고민이 많았던 친구이다. 마음을 오랫동안 열지 않아서 그만해야 할까, 나에게 오는 게 시간 낭비가 되면 어쩌지 하는 걱정으로 늘 잠을 설쳤다.

그랬던 친구가 2년쯤 지나자 조금씩 마음을 열어 주면서 자발적 활동을 해주기 시작했다. 3년쯤 되자 자신의 감정을 단어로 표현해 주었고, 7년 차인 지금은 동화 속 그림을 보고 감정 카드를 골라 느낀 점을 짧은 문장이지만 이야기하는 모습으로 성장해 주었다. 얼마 전 어머니와의 상담에서 이런 말을 전했다. 부족한 나를 신뢰해 주셔서, 지금까지 보내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씀을 드렸다.

아이들의 성장을 통해 부모님의 얼굴에 그늘이 사라지는 것을 볼 때 가장 행복하다. 힘든 순간도 많지만, 이 기쁨의 맛을 보았기에 넘어져도 일어서서 다시 갈 수 있는 것 같다.

▲ 아이들의 성장을 통해 부모님의 얼굴에 그늘이 사라지는 것을 볼 때 가장 행복하다고 조가현 대표는 말한다.
▲ 아이들의 성장을 통해 부모님의 얼굴에 그늘이 사라지는 것을 볼 때 가장 행복하다고 조가현 대표는 말한다.

Q. 현재의 사업장과 시스템을 만들 수 있었던 노하우(Know-how)를 말씀해 주십시오.
A. 다양한 발달 센터와 상담 센터에서의 경험을 통해 다양한 사례를 경험한 것이 여기까지 올 수 있기까지 가장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Q. 앞으로의 전망과 목표를 말씀해 주십시오.
A. 갈 곳 없는 친구들을 위한 대안 학교의 설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높은 기능을 가지고 있지만, 비장애인 학교에서 적응을 할 수 없는 장애인 친구, 비장애인이지만 사회성이 부족해서 학교에 가지 못하는 친구, 학교를 졸업했지만 직업을 개발하지 못해 취업하지 못하는 장애인 친구 등을 위한 학교를 세우는 것이 내 목표이다.

Q. 해당 인터뷰 기사를 접하게 될 독자에게 전하실 말씀이 있다면?
A. 가장 처음 만나 미술 재활 수업을 했던 자폐 스펙트럼 장애 친구의 순수함에 반해 여기까지 왔다. 이 일을 하면 할수록 참 부족하고 더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때로는 지치고 속상해서 울면서 버틸 때도 있다. 그럼에도 이 일을 시작한 것에 대해 후회가 되지 않는 것을 보면 나는 분명히 행복하게 임상 미술심리 상담사를 하고 있는 것 같다.

다름이 차별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비장애 아동에게 없는 강점이 장애 아동에게 많기에 색안경이 아닌 관심과 격려의 시선으로 바라봐 주셨으면 좋겠다. 그들을 케어하고 함께 삶을 살아 내는 주 양육자 분들은 동정의 대상이 아닌 존경의 대상이다. 그들의 인내와 수고가 인정받고 수용되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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