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박진아 기자ㅣ가족과 함께 할 때, 혼자서 울고 싶을 때, 사랑하는 연인과 로맨스를 한껏 더 즐기고 싶을 때, 당신은 어떤 영화를 선택하나요? 많은 영화들 속에서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당신에게 무비레시피가 영화를 추천, 요리합니다.   

지난해 열린 제43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최우수작품상, 감독상(박찬욱), 남우주연상(박해일), 여우주연상(탕웨이), 음악상(조영욱), 각본상(정서경·박찬욱) 등 6개 부문에서 수상한 <헤어질 결심>. 영화 <헤어질 결심>의 인기는 영화의 내용 답게 짙고 강하다. 맑은날 해질녘 노을과 어울리는 영화, <헤어질 결심>을 살펴보자. 

<영화정보>       
헤어질 결심(Decision To Leave, 2021)
멜로/로맨스, 드라마, 서스펜스 // 2022.06.29. // 한국 
감독 – 박찬욱 
배우 – 박해일, 탕웨이, 이정현, 박용우

<공조 이즈 백! 이번엔 삼각 공조다>
산 정상에서 추락한 한 남자의 변사 사건. 담당 형사 '해준'(박해일)은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와 마주하게 된다. "산에 가서 안 오면 걱정했어요, 마침내 죽을까 봐."
 
남편의 죽음 앞에서 특별한 동요를 보이지 않는 '서래'. 경찰은 보통의 유가족과는 다른 '서래'를 용의선상에 올린다. '해준'은 사건 당일의 알리바이 탐문과 신문, 잠복수사를 통해 '서래'를 알아가면서 그녀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져가는 것을 느낀다.
 
한편, 좀처럼 속을 짐작하기 어려운 '서래'는 상대가 자신을 의심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해준'을 대하는데….
 
진심을 숨기는 용의자. 용의자에게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는 형사. 결국 그들은 헤어질 결심을 하게 된다. 

<하고 싶은 이야기>   
- 헤어질 결심은 용기 그 이상 

사랑을 하는데는 결심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자연스럽게 생기는 감정이고 그 감정을 억제하려 할수록 사랑의 감정은 더 커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헤어지는 순간에는 결심이 필요합니다. 사랑의 감정이 지속된다면 그 결심은 더 강하게 요구 됩니다. 영화는 헤어짐의 결심이 필요한 감정을 잊고 산 우리에게 그 이야기를 알려줍니다. 그리고 미결이 된 사랑이 주는 애잔함과 쓸쓸함. 또 애틋함을 기억하게 합니다. 헤어지는데는 결심 그 이상의 용기가 필요합니다. 만남보다 더 어려운 것이 헤어짐의 결심이라는 것, 그리고 그 모습이 석양처럼 슬프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 완성도 높은 연출과 연기력 
자타공인 명감독으로 불리는 박찬욱. 여기에 박해일과 탕웨이까지. 누구하나 어긋남이 없었고 과함이 없었다. 특히 영화에서 가장 놀라운 부분은 탕웨이가 한국말을 하는 부분이다. 탕웨이의 한국말은 실제로 중국인들이 한국말을 배우며 실수하거나 선택하는 단어들을 사용했다. “한국에서는 결혼했다고 좋아하기를 중단합니까?”라는 대사에서도 ‘그만’이 아닌 ‘중단’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는 점 등이, 영화의 구석 구석 얼마나 디테일하게 표현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영화는 두 번 또 세 번 봐야 진짜 메시지를 알 수 있을 만큼, 대사부터 연출 등 모든 장면 곳곳에 의미를 담아 놓았다. 여기에 탕웨이의 매력으로 숨 조차 제대로 쉴 수 없을지도 모른다. 시간이 지날수록 여운이 남는 이유는 모든 박자가 아름답게 맞았기 때문이 아닐까. 

박찬욱 감독 영화 ‘헤어질 결심’이 미국 아카데미상(오스카상) 국제 장편영화 부문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 상이 주는 기록이 중요한 것은 맞지만 이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상이 주는 의미가 크게 무의미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미결과 미완성, 미수상이기에 그 흔적이 더 강할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알게 해줄 수 있는 영화, <헤어질 결심>을 통해 살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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