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심재민 기자 | 세계 자동차 판매량 1위 도요타자동차. 일본 도요타자동차는 지난해 세계에서 판매한 신차 대수가 1천48만3천24대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보다 0.1% 감소한 수치이지만, 도요타는 지난해 826만여 대를 판매한 독일 폭스바겐을 제치고 3년 연속 세계 자동차 판매량 1위를 지켰다. 이러한 도요다자동차에 변화의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도요다 아키오(66) 일본 도요타자동차 사장이 오는 4월 사장 취임 14년 만에 회장직에 오르고, 사토 고지(53) 집행임원이 신임 CEO로 임명되었다.

회장으로 취임하는 ‘도요다 아키오’

도요다 아키오 [연합뉴스 제공]

도요타자동차는 4월 1일 도요다 사장이 대표권이 있는 회장으로 취임한다고 발표했다. 도요다 신임 회장은 이날 온라인 회견에서 "도요타의 변혁을 더욱 추진하기 위해 내가 회장이 돼 신임 사장을 지원하는 형태가 가장 좋다고 생각해 이번 결론에 이르렀다"고 인사 배경을 설명했다. 도요다자동차의 변화의 바람이 일자 현지 언론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현지 방송 NHK는 "도요다 사장이 대표권이 있는 회장으로서 계속 경영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닛케이는 "코로나19 대응에서 최악의 시기를 벗어났다고 판단해 도요다 사장이 회장으로 창업가의 구심력을 유지하며 사장 자리를 인계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도요다 아키오, 그는 누구?

도요다 신임 회장은 도요타자동차를 창업한 도요다 기이치로 전 회장의 증손자로 지난 2009년 6월 14년 만에 창업가 출신으로 사장에 취임했다. 그는 앞서 2000년 44살의 나이에 이사로 발탁된 뒤 2002년 상무, 2003년 전무를 거쳐 2005년 부사장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도요타가 리먼브러더스 파산 쇼크로 직격탄을 맞으며 2008년 회계연도에 연결 기준 4천610억엔(약 4조4천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위기에 빠지자 창업가 출신으로 사장으로 나섰다. 사장 취임 이듬해인 2010년에는 미국에서 도요타자동차 대량 리콜 문제로 미 의회 공청회에 참석했으며 2011년 동일본대지진으로 공장에 큰 피해를 보는 어려움을 겪었다. 이후 대대적인 조직 개편 등으로 도요타를 다시 일으켜 세웠다. 도요타는 2020년 5년 만에 세계 자동차 판매 대수 1위에 복귀한 이후 작년까지 3년 연속 1위를 유지했다.

전기차 시대, ‘갈아타기’ 성공할까...신임 CEO '사토 고지'

경영에 있어서 많은 성과를 보인 도요다. 하지만 대세인 전기차에 소극적이어서 일각에서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그랬던 도요다 아키오 최고경영자(CEO)가 CEO 자리를 내놓기로 하면서 도요타의 전기차 전략이 바뀔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후임 사장으로는 1992년 도요타에 입사해 코롤라와 프리우스 등의 부품 개발에 종사해 온 사토 고지(53) 집행임원이 임명됐다. 사토 신임 CEO가 전기차로의 전환에 대해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사토 신임 CEO가 도요다 현 CEO가 추진해온 점진적인 전환과 세계 거의 모든 주요 자동차 업체가 선택한 전기차로 신속한 '갈아타기' 중에서 무엇을 선택할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는 것.

일본 도요타자동차 공장 [연합뉴스 제공]

사실 현재 자동차 업계 시가총액 1위 자리를 미국 테슬라에게 빼앗기고 주요 국가들이 전기차 지원 정책을 잇따라 발표하면서 도요타 내부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도요타 내부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급격하게 변하는 외부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내부적으로는 이미 이전부터 전기차 전략에 대한 재평가 작업이 이뤄지고 있었다고 전했다. 소식통들은 도요타가 테슬라의 전략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으며, 전기차 기술과 생산 설비에 대한 더 큰 규모의 선행 투자도 고려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도요타는 테슬라가 채택한 여러 방식에 대한 연구를 내부적으로 진행하면서 특히 공동 부품과 효율적인 생산공정에 대한 대규모 선행 투자 효과를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다고 이들은 설명했다. WSJ도 도요타가 이달 초 새로운 전기차 플랫폼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것, 지난해 말 2030년까지 전기차 연간 판매 목표를 기존보다 늘어난 350만대로 상향 조정한 것은 이런 내부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도요타가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과 미 국방부 산하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 등지를 거친 로봇·컴퓨터 연구자인 질 프랫을 영입해 재생에너지와 전기차 시장에 대한 과학적인 분석작업을 벌인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소개했다. 소식통들은 도요다 CEO가 자동차 업계의 변화와 이에 따른 전기차 전략에 대해 사토 신임 CEO가 자기와는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길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CEO가 바뀌어도 도요타의 전기차 전략이 변할 것 같지 않다는 관측이 많지만, 도요다가 회장으로 자리를 옮긴 것은 신임 CEO가 좀 더 수월하게 전기차에 대한 새로운 방향성을 모색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세대교체를 하며 전기차 시대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도요타자동차. 신임 회장과 신임 CEO의 발맞춤이 부동의 자동차 판매량 1위 도요타자동차의 위치를 공고히 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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