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 박진아 기자ㅣ기록적인 한파가 이어지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25일 오전 6시 기준 24시간 신적설량(하루 동안 새로 쌓인 눈의 양)은 경북 울릉이 70.6㎝에 달했으며 전남 강진 15.8㎝, 나주 11.9㎝, 전북 부안 11.4㎝, 광주 10.2㎝, 제주 10.0㎝, 세종 6.1㎝ 등의 순이었다. 

지난 며칠간 전남일부, 제주를 중심으로 대설특보가 발효 되었고, 오늘 낮까지 수도권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강설이 예상되고 있다. 전국 곳곳에서 수도 동파신고 및 차량 배터리 방전이 신고 되고 있으며 기상악화로 제주공항은 제대로 운항되지 못하고 있다. 

대체 왜 이렇게 기록적인 한파가 이어지고 있는 것일까. 이번에 우리나라 등 동북아 기온이 급락한 건 북극 5㎞ 상공에 머무는 영하 40도 이하 찬 공기가 북서풍을 타고 러시아와 중국 등을 거쳐 우리나라까지 내려왔기 때문이다. 

북극 찬 공기는 제트기류(Jet Stream)라는 공기의 띠가 감싸고 있다. 제트기류는 찬 공기가 중위도 아래로 내려가는 걸 막는 병풍 역할을 하기 때문에 제트기류가 강할수록 찬 공기가 잘 내려오지 않는다. 반면 약해지면 내려오게 되는 논리다. 제트기류는 기온 차가 클수록 강해지는데, 북극 기온이 올라가 북극과 중위도 기온 차가 줄면서 기류가 약해졌다. 한반도에는 이전에도 겨울이면 시베리아 찬 공기가 주기적으로 내려오면서 추위가 찾아오는 삼한사온(三寒四溫)이 일어나곤 했는데, 제트기류가 약화되면서 삼한사온 주기 온도 차이가 커진다는 게 기상학자들 설명이다.

제트기류가 약해지는 것은 북극증폭(Arctic Amplification)과 연관이 깊다. '북극증폭'은 북극이 전 지구 평균의 두 배 이상 속도로 온난화 현상이 진행되는 것을 말한다.

남극은 땅 위에 내린 눈이 녹지 않고 오랫동안 쌓인 얼음으로 뒤덮인 대륙이지만, 북극은 바닷물이 얼어서 생긴 해빙으로 이뤄진 곳이다. 이 때문에 크게 수천m에 달하는 빙산이 있는 남극과 달리 북극의 해빙은 얼음 두께가 1~5m 정도에 불과하다. 여기서 해빙은 북극 지역의 열 균형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바다의 대부분을 덮고 있는 해빙이 태양광을 반사하기 때문에 상당한 양의 열이 지구에 축적되지 않고 빠져나간다. 그러나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해빙이 녹아 바다 면적이 넓어지고 반사율이 떨어지면서 지구는 이전보다 더 많은 열을 흡수하게 된다.

다시 말해 북극의 경우 해빙으로 뒤덮여 있을 때보다 바다가 드러나면서 더 많은 태양열을 흡수하게 되고, 더 많은 열을 흡수한 만큼 기온은 가파르게 상승하는 것이다. 

북극의 기온 상승은 지구 평균보다 통상 2~2.5배 정도 빠른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근에는 무려 4배까지 빨라졌다는 연구 결과도 나오고 있다. 이렇게 북극의 기온이 올라가고, 북극과 중위도의 기온 차가 줄어들면 북극의 찬 공기를 감싸고 있는 제트기류(Jet Stream)가 약해진다. 북극과 중위도의 기온 차가 커지면(북극의 기온이 낮아지면) 제트기류가 강해지지만, 제트기류가 약해지면 북극의 찬 공기가 중위도 아래로 내려가 한반도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한반도 한파는 갈수록 심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구의 온도가 올라갈수록 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고 한파의 강도는 더 강해질 것이다. 어린 시절 ‘지구가 아파요’를 외치며 캠페인 포스터를 그리며 미래에 경고를 알리던 그 현실이 직면하고 있음을 암시한다. 미래세대를 위한 지구, SF 영화 속의 모습처럼 남겨주고 싶지 않다면 지구를 살리기 위한 심폐소생이 긴박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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