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교육은 자라나는 아이에게 작품을 만드는 기술과 예술적 감성, 그리고 안정된 정서를 선물하는 교육 방법이다. 미술교육을 통해 아이들은 유명한 작가의 작품을 감상하며 세상을 보는 시야를 넓히고, 자신이 스스로 작품을 만들어내며 내면의 감정을 건강하게 표현하는 법을 배운다. 이러한 강점이 있기에 보호자들에게 꾸준히 사랑을 받는 교육 방법이 바로 미술교육이다. 미술교육은 같은 주제로 작품을 만든다 해도, 각자의 개성과 표현에 따라 다양한 작품을 만들어내게 된다. 그리고 어떤 재료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작은 차이로도 매우 다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내 작품을 만들면서도 생각의 틀이 확대되지만, 다른 사람의 작품 활동을 보는 것만으로도 창의력과 상상력이 증진되는 효과가 있다. 이와 관련하여 송파구 드로잉스쿨을 운영하는 김희연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김희연 대표 

Q. 드로잉스쿨의 설립 취지를 말씀해 주십시오.

A. 처음 학원을 설립한 목적은 특수아동, 자폐아동들을 위한 그림을 가르치는 공간을 만들고 싶어서였다. 나는 미술치료사로 특수학교에서 10년 정도 일했다. 학교에는 그림을 잘 그리는 학생들이 매우 많았다. 그리고 특수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나에게 그림을 배우며, 그림 실력도 많이 늘고 자기만의 독창적인 그림을 그리며 화가의 꿈을 키워가는 학생들도 많았다. 하지만 중학생이 되면서부터 학교에서 미술치료 수업을 받기가 힘들어지고, 꾸준하게 미술을 배우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림을 잘 그리는 특수아동들은 미술학원에 다니고 싶어도 받아주는 학원이 잘 없다. 선생님들이 혼자서 특수아동을 가르치기가 힘들고. 일반 학생들이나 그 부모님들께서 싫어하기 때문에 학원도 받아주기가 힘든 상황일 것이다.

이런 상황 가운데 아이들을 위해 토요일에 다른 미술학원을 빌려서 처음 미술학원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림을 배우고 싶어 했던 특수아동들이 여러 지역에서 학원을 찾아왔고 아이들이 그린 그림으로 매해 전시회도 진행했다. 모든 아이들과 행복한 미술 수업을 시간을 보내고 싶은 마음을 담아 지금도 드로잉스쿨을 운영하고 있다.

Q. 드로잉스쿨의 주 서비스 분야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오.

A. 드로잉스쿨의 주요 교육 대상은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이지만, 실제 미술 수업을 받고 있는 수강생은 5살부터 70세 넘는 어르신까지 다양하다. 오전에는 성인 취미반과 1:1 미술치료 수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오후에는 유치원생부터 중등부 학생들을 위한 정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유치부, 초등 저학년부, 초등 고학년부, 중등부 등 4개의 커리큘럼으로 매달 다르게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아이들이 원하는 시간에 오기 때문에 유치부~중등부 학생까지 함께 무학년제로 운영되지만, 학생마다 다른 프로그램으로 맞춤 수업을 진행한다. 학생들이 서로 다른 주제로 다양한 그림을 그리기 때문에 서로의 그림을 무척 흥미로워한다. 내가 10년 동안 연구하고 만들어내며 누적된 프로그램과 새로운 프로그램을 끊임없이 연구, 개발하여 학생들을 직접 지도하고 있다.

유치부는 그림을 쉽게 접하고, 그림과 가까워지도록 지도한다. 미술이 어렵다고 생각하면 그때부터 미술교육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모든 학생의 그림에는 손을 대지 않는다. 그림은 잘 그리든, 못 그리든 스스로 그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이 완성한 그림은 하나밖에 없는 최고의 그림이라고 칭찬하고, 알려주고 있다.

초등부는 자기 생각을 그림으로 표현할 힘을 키워주고 있다. 아이들 가운데 머릿속에는 있는데 표현하는 방법을 몰라 그림을 어떻게 그려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있다. 또한 미술치료와 놀이치료를 미술교육 안에 녹여 미술은 <신나고 재미있는 작업>이라는 것을 알려주려고 한다. 가령 나비를 만들어 밖에 나가 날려 보기도 하고 설거지하는 모습을 그리려고 진짜 설거지를 하기도 한다.

중등부는 자신만의 색을 찾는 과정이다. 다만 입시 미술은 하지 않기 때문에 작가주의 미술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미술관을 대여하여 전시회를 하며 학생들에게 작가정신을 심어주고 있다. 또한 작가주의 수업의 일례로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고, 로고를 제작한 후 제품을 만들어 플리마켓을 통해 판매한다. 그리고 작가(아이들)의 이름으로 수익금 전액을 기부한다. 미술관을 대여하여 전시회를 하며 학생들에게 작가정신을 심어주고 있다.

▲ 드로잉스쿨 송파점과 양수점 내부 전경 

Q. 드로잉스쿨만의 특징을 말씀해 주십시오.

A. 10년째 매달 다른 커리큘럼을 개발하고 있다. 신기하고 참신하며, 흥미 있는 커리큘럼을 짜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하고 있다. 획일화되고 흔한 커리큘럼이 아니라 매번 실험정신으로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내고 있다. 다소 어려워도 아이들을 믿고 시도한다. 재미있고 신기한 것을 우리 아이들이 가장 먼저 시도해보길 바란다.

Q. 드로잉스쿨 운영에 있어 가장 우선으로 보는 가치관과 철학은 무엇입니까?

A. ‘힐링’이다. 힘든 학교생활과 입시 생활 속에서 아이들이 학원에서 작은 위안과 큰 에너지를 받아 갔으면 좋겠다. 일주일 내내 학원 오는 시간만 기다렸다는 친구들이 많다. 이렇게 학원은 편한 공간, 보이면 편하게 들어가고 싶은 공간이 되고 싶다. 그리고 ‘행복’이다. 그림을 그리는 순간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아이들이 성장하여도 늘 그림을 그리고 삶 자체를 미술과 함께 했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실력’이다. 아이들이 자신의 재능을 키워 그림 실력을 향상하는 것 또한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림을 통해 성취감을 느끼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Q. 가장 큰 보람을 느낀 사례나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자유롭게 말씀해 주십시오.

A. 특수초등학교에 다니는 1학년인 귀여운 남학생이 성인이 되어 미술 계통으로 취직을 했다. 학부모님은 미술학원을 처음 열었을 때부터 많은 힘이 되어 주셨고, 오랫동안 나를 믿고 따라와 주셔서 아이가 꾸준하게 미술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 그리고 그 성과를 눈으로 볼 수 있어 참 행복하다. 그리고 내가 처음 미술을 가르쳤던 5살 어린 여자아이는 대학생이 되어 학원에서 보조강사로 일을 하고 있다. 이렇게 우리 아이들의 삶 속에서 아이들이 자라는 모습을 볼 수 있음에 항상 감사하고, 아이들을 생각하면 마음에 큰 감동이 찾아오는 것 같다.

Q. 현재의 사업장과 시스템을 만들 수 있었던 노하우(Know-how)를 말씀해 주십시오.

A. 4평이라는 작은 학원에서 현재 100명 정도의 학생을 혼자서 수업하고 있다. 혼자 수업을 해서 코로나에도 큰 타격을 받지 않았다. 학원을 오픈할 때 처음에 등록한 학생들도 꾸준하게 다니고 있다. 신입생을 받는 것보다 재원생이 만족하면서 다니는 학원을 만들고 싶다. 그래서 퇴원생이 거의 없다. 내 노하우는 하나다. 바로 마음을 나누는 것이다. 드로잉스쿨이 그냥 단순하게 그림을 그리는 기술을 가르치는 곳이라고 생각한 적은 없다. 학부모님들과 소통하고, 나이별로 다양한 아이들의 고민 상담을 많이 진행한다. 그러면서 내 경험도 많이 나누고 있다. 가르치다 보면 치료가 필요한 부분이 있는 아이들이 있다. 그럴 땐 부모님들께 초기에 적절하게 치료를 받도록 안내하고 있다.

Q. 앞으로의 전망과 목표를 말씀해 주십시오.

A. 올 6월 양평에 드로잉스쿨 2호점을 열었다. 10년 동안 쌓아온 노하우와 커리큘럼으로 또 다른 시작을 했다. 이제 드로잉스쿨 프랜차이즈도 계획 중에 있다. 앞으로 더 많은 곳에서 드로잉스쿨을 만날 수 있게 될 것이다. 더 많은 곳에서 그림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만져주고, 포근하게 감싸주는 학원이 되고 싶다. 또한 특수아동을 위한 사회적 기업을 만들기 위해 차근차근 준비중이다. 그림에 재능이 있는 자폐가 있는 친구들을 위한 공간과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내 꿈이다. 

Q. 해당 인터뷰 기사를 접하게 될 독자에게 전하실 말씀이 있다면

A. 팬데믹 시대에 학원을 운영하시는 모든 분이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다. 특히 미술학원은 비대면 수업도 거의 불가능하여 문을 닫아야 하는 경우가 많아 더 힘이 들었다. 이 힘든 시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나 스스로가 학생이 한 명이 오든, 여러 명이 오든지 항상 즐겁게 수업을 진행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즐거워야 아이들도 즐거움을 느낄 것이라고 생각한다. 모두 행복하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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