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허정윤 PD, 구성=심재민 기자 | 꼭 알아야 하는 이슈, 알아두면 좋은 이슈, 2023년 01월 05일 뜨거운 이슈를 ‘팩트’와 함께 전달합니다.

최근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 이 작품은 심한 학교폭력을 소재로 삼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저 이런 영화나 드라마 소재로나 나올법 한 심각한 학교폭력이 실제로 일어나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대구 한 모텔에서 중학생들이 동급생의 옷을 벗기고 성추행하는 방송을 올려 파문이 일고 있는데요. 이슈체크에서 <'더 글로리' 현실판?....대구 동급생 '성추행' 학교폭력 사건>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심 팀장) :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나올법 한 학교폭력이 중학교 동급생 사이에서 빚어져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죠?

(조 기자) : 경찰은 지난 9일 대구 동구 한 모텔에서 동급생의 옷을 벗기고 때리고, 성추행하는 장면을 SNS로 생중계한 혐의(정보통신망법상 음란물 유포)로 중학교 3학년 A군 등 학생 2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이들은 대구 동부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데요. 경찰은 일차적으로 피해 학생인 B군이 옷을 벗고 있는 장면을 확보했으며, 이를 근거로 가해 학생들에게 정통법상 음란물 유포 혐의를 적용했습니다. 아울러 경찰은 가해 학생들이 B군을 폭행했거나 술을 마시게 한 혐의도 조사하고 있습니다.

(심 팀장) : 때리고 성추행하는 것도 모자라 이를 SNS로 생중계를 했다고요? 정말 심각한 사안으로 보이는데, 당시 생중계 되고 있던 영상을 시청하고 실시간 채팅으로 조롱한 네티즌들 역시 처벌을 받아야 한다, 이런 목소리도 많죠?

(조 기자) : 네 그렇습니다. 당시 실시간 채팅으로 피해 학생을 조롱하고 괴롭힘을 독려한 네티즌들에 대한 형사 처벌도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정통법상 음란물 유포 혐의는 징역 1년 이하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수사기관과 법조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라이브 방송에서 B군을 성적으로 조롱하는 채팅을 한 네티즌들은 통신매체 이용음란 등의 혐의 적용이 가능합니다. 통신매체 이용음란 혐의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습니다.

(심 팀장) : 일각에서는 단순한 학폭이 아니라 ‘명백한 아청법 위반이다’ 이런 목소리를 내기도 합니다. 어떻습니까?

(조 기자) : 이번 사건 혐의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 위반 등으로 확대되면 가해 학생들뿐만 아니라 네티즌들에 대한 처벌 범위와 수위도 강해집니다. 아청법상 미성년자 성 착취물을 소지하거나 시청만 해도 1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당시 라이브방에는 30여명이 접속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으며 현재 영상은 삭제된 상태입니다.

(심 팀장) : 이 사건만으로 참 심각해보이는데, 가해 학생이 평소에도 이런 행태의 학폭을 많이 가해 왔다고 전해진다고요?

(조 기자) : 경찰은 가해자들이 평소에도 학생들을 때리거나 동의받지 않은 영상을 촬영했다는 의혹도 확인하고 있는데요. 놀랍게도 과거에도 피해 학생을 성추행한 정황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지난 11일 피해 학생의 친구 C군은 연합뉴스에 "B군(피해자)이 예전부터 동급생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다"며 "이번 일이 널리 알려져서 다른 피해자가 없었으면 한다"고 증언하며 동영상 한편을 공개했습니다.

해당 동영상에는 이번 동급생 성추행 사건의 피해 학생 B군으로 추정되는 남학생이 PC방에서 상의를 탈의하고 '제로투 댄스' 춤을 추고 있고, 그 주위를 동급생 여럿이 둘러싸고 웃고 있는 모습이 찍혔습니다. A군이 상황을 부끄러워하며 "췄잖아"라고 말하자, 영상 촬영자가 "아니 끝까지 춰"라며 재차 춤을 다시 추라고 재촉하는 모습도 담겼는데요. 이 동영상은 동급생 성추행 사건을 최초 신고한 이들이 여러 경로를 통해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심 팀장) : 수법이 성인들의 상상을 넘어서는 학폭 유형이라 참 심각해보입니다. 전문가들의 견해는 어떻습니까?

(조 기자) : 영상을 본 수사기관 한 관계자는 "춤을 추는 학생의 표정을 보면 친구들에게 정서적으로 지배된 걸로 보인다"며 "성폭력 혐의 등을 적용해 엄중하게 수사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조언했습니다. 경찰은 이 PC방 제로투 영상을 모텔 생중계 사건과 관련된 추가 증거로 활용해 학교폭력 피해 여부 등 수사를 확대해 나갈 방침인데요. 또 해당 영상에서 춤을 춘 학생이 A군 본인인지, 아니면 다른 피해 학생인지 등도 파악할 계획입니다.

(심 팀장) : 학폭을 저지른 가해 학생들도 문제지만, 관계 기관들의 대처 역시 미흡해서 비판을 사고 있죠?

(조 기자) :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강압이나 협박은 없었다"는 진술을 확보한 뒤 이들을 귀가시켰습니다. 이후 A군의 옷이 벗겨진 장면이 신고된 뒤에야 이들을 다시 불러 소극적 대응이란 비판을 받고 있는데요. 또 교육 당국은 추가 피해 정황이 드러났음에도 수사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인데요. 이에 대해 한 교육 전문가는 "피해 학생이 정신적으로 가해 학생들에게 지배를 당할 경우 피해 사실 자체를 부인하기도 한다"며 "다만 이번 사안은 학생들이 일탈 행위를 위해 모텔에 간 것만으로도 선도위원회가 열릴 만한 사안이기 때문에 교육 당국이 적극적으로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드라마나 영화의 자극적 소재일 줄만 알았던 심각한 학교폭력이 현실 속에서 버젓이 발생하며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특히 어른들의 방관적 허술한 대응 역시 영화 드라마 속 답답한 모습과 참 많이 닮아있어서 안타깝기만 한데요. 피해자를 두 번 세 번 울리는 학교폭력을 끊어낼 특단의 대처와 처벌규정 마련이 필요해보입니다. 이상 이슈체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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