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심재민 기자 |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가정이 증가하면서 그 책임감 또한 강조되고 있다. 이에 다양한 반려동물 관련 상품과 서비스 시장이 확대되는 가운데 최근에는 반려동물 돌봄, 이른바 ‘펫시터’ 서비스에 대한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펫시터'는 반려동물을 뜻하는 펫(pet)과 돌보는 직업을 가리키는 시터(sitter)의 합성어로 반려동물을 맡아주는 서비스를 말한다. 반려동물은 반려인의 돌봄이 없으면 스스로 건강하게 살아가기 어렵다. 출근, 출장, 여행 등 반려인의 부재 시 ‘돌봄’은 공백이 생기기 마련으로, 이 공백을 채우고 돌봄에 부재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케어 서비스가 바로 ‘펫시터’다. 

펫시터 서비스 형태는 보통 일대일 맞춤 돌봄 서비스로, 반려인이 반려동물을 펫시터의 집에 맡기는 ‘위탁 펫시터’, 펫시터가 직접 의뢰인의 집에 방문해 반려견을 돌보는 ‘방문 펫시터’ 두 가지 형태로 분류된다. 이러한 펫시터 돌봄 서비스는 종전에 비해 좀 더 명확해지고 있다. 펫시터와 의뢰인을 연결하는 플랫폼(중개업체)이 생기고 있는 것. 플랫폼이 펫시터를 추천해주거나 사용자가 선택할 수 있는 목록을 제공하면, 반려인은 경력 등을 확인하고 펫시터를 선택할 수 있다. 

반려동물 인구가 증가하고, 가족처럼 여기는 문화가 확산하면서 이러한 펫시터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국내 업체의 경우 이제 도입 단계라고 할 수 있다. 국내 반려동물 시장규모에서 현재 사료·의료업은 이미 활성화 되었지만, 펫시터 관련 업종은 국내에서 이제 막 출발하는 단계로 볼 수 있는 것. 그런 만큼 국내 펫시터 서비스는 몇 가지 단점이 지적되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국가공인 자격이 따로 필요한 직업이 아니기 때문에 이용자들은 펫시터를 선택할 기준이 명확하지 않고, 이들에 대해 신뢰를 확보할만한 기본 정보를 획득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반면 반려동물 시장규모에서 펫시터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선진국의 사례는 어떨까? 미국의 ‘펫시터’ 산업을 살펴볼만하다. 반려동물 관련 시장이 2019년 기준 100조 원 규모에 달하는 미국은 반려동물 인구가 많다. 그래서 ‘펫시터’를 전문 돌봄 제공자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구체적이고 명확하다. 

먼저 ‘로버(Rover)’는 온라인을 통해 반려동물 소유자에게 전문 펫시터를 연결해주는 플랫폼 이다. 미국 대부분의 주에서 사업을 진행할 뿐만 아니라, 스페인·네덜란드·스웨덴 등 유럽 9개국에도 진출해 있다. 

로버 역시 대부분의 ‘펫시터’ 플랫폼과 기본 이용법은 유사하다. 하지만 로버에 등록된 펫시터들은 모두 범죄 및 마약 등의 범죄여부 등 신원조회를 통과했다는 점이 신뢰를 높인다. 특히 마치 국내의 아이 돌봄 서비스와 같이 펫시터의 개인 정보 및 특이사항들이 서비스 이용자에게 제공된다. 만약의 사태에 준비도 철저하다. 우선 펫시터 비용이 플랫폼을 통해 온라인으로 결제되기 때문에 명확한 기준 없는 현금거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심지어 서비스 제공 이후 30일 이내 발생한 의료비용 및 기타 대물 피해 비용에 대한 보상 및 보장을 갖추고 있기도 하다. 

‘와그(Wag)’ 역시 잘 알려진 미국의 펫시터 플랫폼 기업으로 2018년 소프트뱅크로부터 무려 8억 달러의 투자를 받아 눈길을 끈 바 있다. 와그는 단순한 반려동물 돌봄 서비스 외에 의료보험 서비스인 ‘와그 웰니스’와 반려동물 훈련 프로그램까지 갖췄다. 이 중 와그 웰니스의 경우 연간 1000달러(약 120만원)를 내면 1만 달러(1년 기준)의 응급치료 비용을 보장하고 응급 상황 시 24시간 수의사 진료를 받을 수 있다.

국내에서도 눈길을 끄는 반려동물 돌봄 서비스가 있다. 바로 서초구에서 운영하고 있는 ‘반려견 돌봄 쉼터’이다. 서초구는 2019년부터 명절기간에 집을 비우고 고향을 찾는 주민들을 위해 ‘반려견 돌봄 쉼터’를 운영하고 있다. 구는 이번 설 연휴기간(20~25일)에도 민간 보호 시설에 맡길 때 비용 부담 등을 우려하는 견주들을 위해 서초동물사랑센터 내 돌봄 공간을 마련했다.

이곳에는 경험이 풍부한 전문 펫시터들이 상주해 반려견들의 상태를 순찰 및 CCTV 등을 통해 모니터링한다. 이들은 먹이주기, 배변, 놀이 등 전반적으로 케어하고 관리하며, 질병·부상 등 응급상황시 24시간 운영하는 동물병원에 연계한다. 위탁 비용은 청소, 소독 등을 위한 최소비용인 약 5,000원이다.

우리에게는 아직은 생소한 반려동물 돌봄 서비스. 앞으로 반려동물 인구가 증가하고, 인구 고령화와 1인가구 증가가 확대되면서 돌봄 서비스 수요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에 따르면 반려동물 시장규모는 지난 2019년 3조원을 넘어 2027년 6조원까지 늘어날 전망. 펫시터 서비스가 안전하고 건강하게 정착해 반려인과 반려동물 모두가 행복한 문화가 정립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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