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조재휘 기자ㅣ충남대와 한밭대는 지난달 양 대학 총장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충남대학교-한밭대학교 대학통합 논의 공동 선포식’을 열었다. 두 대학은 ‘대학 통합 공동추진위원회’(가칭)를 구성하고 대학 구성원의 의견을 반영해 통합안을 만들기로 했다. 통합 과정을 대학 구성원과 지역민을 대상으로 투명하게 공유하고, 최종 통합(안)은 찬반 투표를 통해 결정할 방침인 가운데 두 대학의 통합 논의가 어떤 점을 시사하고 있는지 다각도로 살펴보자.

첫 번째, 학령인구 급감 여파로 피할 수 없는 학교 간 통폐합

[사진/충남대 제공]
[사진/충남대 제공]

저출산에 따른 학령인구 급감 여파로 전국 각지에서 신입생 충원에 어려움을 겪는 대학교들이 속출하고 있다. 존립의 갈림길에 선 대학교 중에서는 학교 간 통폐합을 통해 선제적으로 몸집 줄이기에 나서는 곳도 늘어나고 있다. 경북 문경시는 서울 소재 숭실대와 2∼4년제 사립대인 문경대를 통합, 숭실대 문경캠퍼스를 설립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경기 안성 소재 한경대와 평택 소재 한국복지대도 올해 3월부터 ‘한경국립대학교’로 새로 문을 연다.

국립대인 충남대는 같은 지역 국립대인 한밭대와 통합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부산교대도 최근 부산대와 통합 여부 관련해 ‘부산교대 발전방안에 대한 의견교환회’를 열고 학내 구성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와 교수회의를 진행하는 등 의견 수렴 절차에 돌입했다. 전문가들은 통폐합과 폐교 절차를 밟는 대학들이 앞으로도 늘어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두 번째, 두 대학의 통합 논의를 위해 필요한 구성원 간 합의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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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밭대가 지난달 13일 학무회의를 통해 논의 시작을 결정한 데 이어 19일 최고 의결기구인 대학평의원회 심의도 통과되면서 급물살을 타게 됐다. 통합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온 충남대는 지난해 10월 일찌감치 학무회의와 대학평의원회를 거쳐 통합 논의 시작을 확정한 상태다. 그동안 일부 재학생과 교직원, 동문의 반대가 거셌던 만큼 앞으로 마련될 통합안을 놓고 학내 구성원들의 우려를 불식시켜야 하는 과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최근 한밭대는 전체 구성원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52%가 통합에 찬성한 반면 47%는 흡수통합에 대한 우려 등으로 반대했다. 같은 기간 조사에서 충남대는 직능단체별 찬반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교수들 가운데 63%가 찬성한 반면 학생들은 96%가 반대했다.

세 번째, 엇갈린 2023학년도 정시모집 경쟁률

[사진/한밭대 제공]
[사진/한밭대 제공]

충남대에 따르면 가·나군에서 1,480명을 모집하는 데 모두 6,894명이 지원해 평균 4.66대 1을 기록해 지난해 4.86대 1보다 다소 낮아졌다. 가군에서 9명을 선발하는 식물자원학과는 92명이 지원해 10.2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6명을 뽑는 어문학과에는 58명이 지원해 9.67대 1을 기록했다. 나군 약학과는 7명 모집에 104명이 지원해 14.86대 1로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359명을 모집하는 한밭대는 1,963명이 지원해 최종 경쟁률 5.47대 1을 기록하며 지난해 3.52대 1보다 크게 상승했다. 가군 창의 융합학과가 13대 1의 경쟁률로 가장 높았고 나군 모바일융합공학과가 9.86대 1을 기록했다.

학령인구 감소 가속화에 대처하는 방법으로 대학 통합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교직원의 복리후생은 물론 해당 지역경제까지 타격을 입는 경우가 잇따를 수 있어 일각에서는 대학 수를 줄이는 것만이 해답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충남대-한밭대 통합에도 아직 학내 구성원들의 반대가 많은 만큼 우려를 불식시켜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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