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심재민 기자 | 한국의 자동차생산은 글로벌 기준 5위(2021년 기준)를 차지할 만큼 주요국 중 하나다. 그런 만큼 각 제조사들은 끊임없이 신차를 출시하며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23년 1월 첫째 주 CES 2023에서 공개된 ‘핫한’ 전기차를 살펴보자.

소니-혼다 ‘아필라’... 움직이는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지난해 전기차 시장 진출을 선언한 소니. 그러한 소니가 첫 전기차를 '움직이는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으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소니가 공개한 첫 전기차 콘셉트카 '아필라' [연합뉴스 제공, 촬영 오규진]

소니는 지나나 4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서 열린 '소니 글로벌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혼다와 합착한 첫 전기차 '아필라'(Afeela)를 공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소니와 혼다는 지난해 3월 전기차를 개발·판매하는 합작 회사를 출범시키고 2025년을 목표로 첫 모델을 개발한다고 밝혔는데, 이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이 이날 언론에 처음 공개된 것. 

발표를 맡은 미즈노 야시히데 소니 혼다 모빌리티 회장은 자율주행(autonomy), 증강(augmentation), 친밀감(affinity) 등 3A를 열쇳말로 제시하면서, 모빌리티를 '움직이는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미즈노 회장은 "아필라는 인공지능(AI), 엔터테인먼트, 가상현실, 증강현실에 대한 소니의 경험을 활용해 독특한 EV를 선보일 것"이라며 “게임 '포트나이트'를 제작한 에픽 게임즈의 게임 엔진 '언리얼 엔진'도 도입해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강화하겠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소니는 지난해 6월 혼다와 합작해 선보일 전기차에서 영화와 비디오게임 등을 즐길 수 있는 구독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요시다 겐이치로(吉田憲一郞) 소니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현재로선 운전자가 도로를 주시해야 하므로 소니의 영화나 비디오게임을 즐길 수 있는 여지가 제한돼 있으나, 향후 수년 내에 완전 자율주행이 보편화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추후 차량 좌석에 앉아 있는 게이머들을 위해 플레이스테이션 5의 '햅틱 피드백'(진동·촉감을 전달하는 기술) 관련 기술들을 적용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소니가 공개한 첫 전기차 콘셉트카 '아필라' [연합뉴스 제공]

이를 위해 소니 혼다 모빌리티는 퀄컴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아필라에 '스냅드래곤 디지털 새시'를 적용할 방침이다. 소니의 목표대로 차량 운행 중 영화나 비디오게임을 즐길 수 있으려면 자율 주행이 전제 조건이기 때문이다. 스냅드래곤 디지털 새시는 자동차의 뼈대에 해당하는 새시처럼 여러 차량에 두루 적용할 수 있는 스마트 차량 기능을 한데 모은 하드웨어-소프트웨어 통합 플랫폼이다. 

운전자 보조 기능 및 자율주행을 지원하는 '스냅드래곤 라이드', 5세대 이동통신(5G)과 와이파이(Wi-Fi), 위성항법장치(GPS) 등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냅드래곤 오토 커넥티비티', 클라우드를 통해 보안 기능과 무선 업데이트 기능 등을 제공하는 '스냅드래곤 카 투 클라우드(Car-to-cloud)', 동영상과 음악 등 엔터테인먼트 서비스인 '스냅드래곤 콕핏'으로 구성됐다. 

새시가 적용되면 아필라는 단순한 전기차를 넘어 '기술 제품'으로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자율 주행 능력 강화를 위해 소니는 아필라 외관 곳곳에 카메라와 레이더 등 45개 센서를 내장해 물체 감지 능력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소니 혼다 모빌리티는 2025년 상반기부터 아필라 예약 판매를 받고, 2026년 봄 북미 시장에 이 차량을 출시할 예정이다.

미래형 중형 세단인 BMW i 비전 '디'(Dee) 콘셉트카

BMW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3'에서 '노이에 클라세'(뉴 클래스)로 불리는 차세대 전동화·디지털화 차종의 초석을 공개했다. 올리버 집세 BMW그룹 회장이 지난 4일(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 펄 시어터에서 열린 기조연설 행사에서 미래형 중형 세단인 BMW i 비전 '디'(Dee) 콘셉트카를 공개한 것. 디는 디지털 이모셔널 익스피리언스(Digital Emotional Experience)를 뜻하며, 운전자와 차의 관계를 한층 더 가깝게 만든다는 취지가 담겼다.

BMW가 디 모델에서 최우선으로 내세우는 요소는 확장된 '어드밴스드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다. 종전에 운전석 전방에만 조그맣게 운행 정보가 투영되던 것을 넘어 차량 윈드스크린 전체로 범위가 확대됐다. 새로운 HUD는 2025년 출시 예정인 노이에 클라세 라인업에 적용된다.

BMW '비전 디' 콘셉트카 [연합뉴스 제공, 촬영 김태종]

어드밴스드 HUD와 함께 디 모델의 핵심을 담당하는 것이 '혼합 현실 슬라이더'다. 운전자가 HUD에 표시되는 정보의 범위를 내비게이션에 표시되는 주행 관련 정보 수준부터 문자메시지 등 통신 내용을 보여주는 단계, 증강현실 프로젝션, 나아가 가상 세계로 진입하는 수준까지 설정할 수 있다. 외부에서 유입되는 빛의 밝기를 윈도에서 조절해 가상현실에 최적화된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가능하다. 

집세 회장은 "BMW i 비전 디를 통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결합으로 실현 가능한 영역을 새롭게 선보였다"며 "디지털화 기술의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해 차량을 운전자와 상호작용이 가능한 지능적 동료로 완벽하게 변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BMW가 디 모델을 통해 추구하는 또 다른 요소는 '인간 같은 자동차'다. 그래픽 요소와 라이트, 음향효과를 접목해 차량 외부에서부터 운전자를 반기는 '웰컴 시나리오'를 적용했다. 음성 언어로 운전자와 일종의 대화가 가능한 디 모델은 전조등과 BMW 고유의 키드니 그릴을 여러 형태로 변화시켜 기쁨, 놀람 등 차로 하여금 일종의 표정을 짓게 하는 것도 가능하다. 운전자의 아바타 이미지를 창문에 표시해 개인화된 웰컴 시나리오를 만들 수도 있다.

이날 행사장에는 과거 대중매체에서 인간과 소통이 가능한 기계로 설정된 자동차 2종이 디 모델과 함께 등장돼 청중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국내에 '전격 Z작전'으로 소개된 드라마 '나이트 라이더'에 등장하는 슈퍼카 '키트'와, 스스로 생각하고 움직일 수 있는 영화 속 자동차 '허비'다. 차량 실내에는 제어장치와 디스플레이 등을 최소화해 운전자가 새로운 디지털 드라이빙 경험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집세 회장은 "이 같은 기술은 자동차 업계의 미래이자 BMW에는 운전의 진정한 즐거움과 가상 경험의 융합을 의미하는 동시에 노이에 클라세로 향하는 또 다른 발걸음이기도 하다"며 "이런 비전 아래 BMW는 미래에 한 발짝 더 다가갈 뿐 아니라 향후 출시될 차세대 모델과 관련해 디지털화 기술이 지닌 큰 중요성에 주목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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