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체크] 北 무인기 서울까지 침투, 대비태세 구멍으로 불안한 국가 안보

시선뉴스=허정윤 PD / 구성 조재휘 기자ㅣ꼭 알아야 하는 이슈, 알아두면 좋은 이슈, 2022년 12월 27일 가장 뜨거운 이슈를 ‘팩트’와 함께 전달합니다. 

지난 26일 북한 무인기가 남측 영공을 침범해 서울, 강화, 파주 상공을 5시간 넘게 휘저었습니다. 하지만 우리 군은 격추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무인기들은 북으로 돌아가거나 우리 레이더 탐지에서 사라져 우리 군의 대비태세에 허점이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 이슈체크에서는 <北 무인기 용산 상공까지 침투, 대비태세 구멍>과 관련된 이슈를 살펴보겠습니다.

(심재민 팀장) : 먼저 북한 무인기의 침범 상황이 어땠습니까?
(조재휘 기자) : 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지난 26일 오전 10시 25분쯤부터 경기도 일대에서 북한 무인기로 추정되는 미상 항적 수 개가 포착됐습니다. 북한 무인기는 총 5대가 식별됐으며 먼저 포착된 1대는 김포와 파주 사이 한강 중립수역으로 진입해 곧장 서울 북부지역 상공까지 직진한 뒤 서울을 벗어났고 총 3시간가량 비행 후 북한으로 돌아갔습니다. 나머지 4대는 강화도 서쪽으로 진입해 강화도 지역에서 활동하는 항적을 보였는데 군은 이 4대가 남측의 집중력을 분산시키는 교란용으로 판단했습니다. 

(심 팀장) : 무인기를 발견하고 우리 군은 어떤 대응을 했습니까?
(조 기자) : 네, 군은 공군 전투기, 공격헬기, 경공격기 등으로 대응에 나서 교동도 서쪽 해안에서 레이더에 무인기가 포착되자 헬기의 20mm 기관포로 100여 발 사격을 가했으나 격추에는 실패했습니다. 군 관계자는 우리 국민의 피해를 발생시키지 않는 범위 내에서 대응했다며 민가와 도심지 등이 있는 상공이다 보니 비정상적 상황이 발생했을 때 (일어날) 우리 국민의 피해를 고려해서 그런 지역에서는 사격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심 팀장) : 무인기가 우리 상공을 다니고 격추에도 실패하면서 군의 대비태세에 구멍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는데 어떻습니까?
(조 기자) : 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위원은 무인기는 저공·저속에 레이더 반사 면적이 작고 적외선 방출 신호가 약해서 탐지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다시 북한으로 넘어갈 때 요격 시도를 활발하게 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상황과 관련해 합참 전비태세검열실은 27일 현장 작전부대들을 방문, 작전 전반에 대한 조치 경과를 확인할 계획으로 알려졌습니다.

(심 팀장) : 우리 군 정찰기도 북한으로 진입했다는데 맞습니까?
(조 기자) : 네, 그렇습니다. 군은 군사분계선(MDL) 근접 지역과 이북 지역으로 유·무인 정찰기를 투입, 북한 무인기의 우리 영공침범 행위에 상응한 조처를 했고 북한군 주요 군사시설을 촬영하는 등 정찰 및 작전 활동을 시행했습니다. 우리 군 정찰기가 MDL을 넘어 북한으로 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심 팀장) : 결과적으로 9·19 합의가 사실상 무력화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하는데 어떻습니까?
(조 기자) : 네, 북한 무인기가 먼저 MDL을 넘었고 남측이 상응해서 북쪽으로 정찰기를 보냈지만, 결과적으로 남북 모두 9·19 군사합의에 따라 설정된 공중완충구역을 침범해 9·19 합의가 사실상 무력화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1953년 체결된 정전협정의 '상대방 군사 통제 아래 있는 지역과 인접한 해면의 상공을 존중한다'는 규정을 어긴 것이기도 한데요. 군 관계자는 적의 행동에 상응하는 조치라고 이해해달라고 말했습니다.

(심 팀장) : 공중전력 위주로 격추를 시도한 점 역시 무인기 대응 매뉴얼을 제대로 지킨 것이 맞습니까?
(조 기자) : 대응 매뉴얼을 제대로 지킨 것인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데요. 기본적으로 북한 무인기 작전은 지상의 국지방공레이더와 이 레이더의 정보를 받는 벌컨포 운용 대공 방어부대에서 맡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군은 육군·해병대의 대공 방어부대가 무인기 작전에 참여했는지 밝히지 않았습니다. 군은 최초 포착 이후 경고 방송과 경고 사격을 가한 점 등으로 매뉴얼이 어느 정도는 지켜졌다고 보고 있습니다.

(심 팀장) : 윤석열 대통령이 무인기와 관련된 입장을 내놨습니까?
(조 기자) : 네, 윤 대통령은 오늘(27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개최된 제57회 정례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지난 수년간 우리 군의 대비태세와 훈련이 대단히 부족했음을 보여주고 더 강도 높은 대비태세와 훈련이 필요하다는 것을 여실히 확인해준 사건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 2017년부터 드론에 대한 대응 노력과 전력 구축이 제대로 되지 않고 훈련이 아주 전무했다는 것을 보면, 북한의 선의와 군사 합의에만 의존한 대북정책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우리 국민들이 잘 봤을 것이라면서 전임 문재인 정부를 비판했습니다.

(심 팀장) : 북측에서는 남측도발 상황에 대해 따로 내놓은 입장이 있습니까?
(조 기자) : 북한 관영매체들은 27일 북한군이 전날 무인기 5대를 남측 영공에 진입시킨 대남 도발 상황에 대해 일제히 침묵했습니다.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조선중앙TV 등 북한의 주요 관영 매체들은 이날 오전 현재 무인기가 남측 영공을 침범한 상황과 관련한 보도를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이는 북한이 지난 18일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최종 단계의 중요 시험’을 했다고 행사 이튿날인 19일 곧바로 보도한 것과는 다른 양상입니다.

무인기가 우리 영공, 특히 수도 서울까지 침범한 것은 침략행위에 준하는 고강도 도발이지만 대낮에 북한 무인기가 수도 상공을 몇 시간 동안 날아다니는 것을 보면서도 이를 제지 못한 우리 군에 대한 비판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국가 안보 체계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이 필요해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