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조재휘 기자ㅣ※본 콘텐츠는 동물과 관련된 다양한 사자성어(四字成語, 고사성어)를 소개하며 그 유래를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는 기사입니다.

교활하거나 알 수 없는 모습이기도 한 ‘여우’
여우는 주로 정신적인 이미지상으로는 영리함의 상징으로 묘사되지만 매체에 따라서 교활하거나 내면을 숨기는 듯한 알 수 없는 모습으로 그려지기도 합니다. 개와 여우는 같은 과에 속하는데도 개는 귀신을 쫓는 동물로 대우하지만 여우는 요물로 취급하는데요. 점점 가축화되거나 사람을 잘 따르는 모습이 많이 보이게 되면서 귀엽고 영리한 동물의 이미지로도 점점 변해가고 있는 여우과 관련된 사자성어가 있습니다.

[사진/Pxhere]
[사진/Pxhere]

‘사자(四字)야! 놀자’ ‘차호위호(借虎威狐)’입니다.
→ 빌릴 차(借) 호랑이 호(虎) 위엄 위(威) 여우 호(狐) 

‘차호위호(借虎威狐)’란 
‘호랑이를 빌려 여우가 위엄을 부린다’라는 뜻으로 남의 권세에 의지하여 위세를 부림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입니다.

‘차호위호(借虎威狐)’ 이야기

<전국책>의 조책 ‘선왕편’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위나라의 ‘강을’이라는 선비가 초나라의 선왕에게 등용되었습니다. 그러나 삼려로 불리는 소, 경, 굴의 세 씨족이 초나라를 장악하고 있어 이들을 뒤흔들어 놓기 전에는 새로운 이상을 실현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이 중에 소씨의 두령인 ‘소해휼’이 초나라의 군사와 정치를 장악하고 있었기 때문에 강을은 그를 초점으로 하였습니다. 어느 날 선왕이 여러 신하에게 “북쪽에서는 소해휼을 두려워한다고 들었는데, 사실인가?”라고 물었고 신하들은 대답하지 못했습니다. 

그때 강을은 “호랑이는 모든 짐승을 구하여 먹습니다. 어느 날 호랑이가 여우를 잡았습니다. 그런데 이 여우가 말하기를, ‘당신은 나를 먹어서는 안됩니다. 천제께서 나를 모든 짐승의 어른으로 삼으셨습니다. 지금 당신이 나를 먹으면, 천제의 말씀을 거역하는 것이 됩니다. 거짓말이라는 생각이 들면, 내가 앞장서서 걸어갈테니 당신은 내 뒤를 따라 오십시오. 그러면서 나를 보고 도망치지 않는 짐승이 있는지 없는지를 보십시오’ 호랑이는 여우와 함께 나갔습니다”라고 답했습니다. 

이어 강을은 “짐승들은 여우와 호랑이를 보자 모두 도망쳤고 호랑이는 짐승들이 자기를 두려워하여 도망치는 것이라고는 깨닫지 못하고, 여우를 두려워한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임금님의 땅은 사방이 5천리이고, 군대가 백만이나 됩니다. 그런데 이것을 오로지 소해휼 한 사람에게만 맡기고 계십니다. 따라서 북쪽 사람들이 소해휼을 두려워하는 것은, 사실은 임금님의 군대를 두려워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마치 짐승들이 호랑이가 두려워 도망하는 것과 같습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차호위호(借虎威狐)’ 하기보다 정정당당한 사회가 만들어지길
차호위호는 윗사람의 권위를 빌려 공갈을 하는 자를 이르는 말입니다. 많은 사람이 이익을 쫓아 권력 있는 자에게 줄 서서 꼬리치는 행동을 많이 보이고 있습니다. ‘차호위호’ 하는 행동을 보이기보다 정정당당한 실력으로 임하는 사회가 만들어지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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