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심재민 | 독립운동가 안중근 의사의 역동적인 삶이 웅장한 음악과 함께 스크린에 펼쳐진다. 오는 21일 개봉하는 '영웅'은 동명의 국내 창작 뮤지컬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안중근 의사가 1909년 10월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하기 위해 준비하던 때부터 사형 판결을 받고 순국하기까지의 과정을 담았다.

안중근 의사를 그린 영화 '영웅'에서 주연을 맡은 배우 정성화. 지금은 뮤지컬 배우로 알려진 정성화는 1994년 SBS 공채 3기 개그맨으로 연예계에 발을 내디뎠다. TV 드라마와 시트콤에서 조·단역으로 활동하다 뮤지컬에 진출했는데, 배우 정성화에게서 독립운동가 안중근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다. 그는 동명 뮤지컬에서도 2009년 10월 초연부터 지금까지 안중근의 삶을 연기하고 노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배우 정성화는 "안중근 의사를 대변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스럽고 멋진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정성화란 사람을 안중근에게 투영하면서 제게 무게감이 너무 실리는 경우도 있다. 그분만큼은 아니지만 열심히 살아가야겠다는 생각도 했고, 그동안 잘못한 거 없나 돌아도 보고 그랬다. 개인적으로 안중근 의사는 엄청난 리더였다고 생각한다. 물론 실패는 있었지만 그것을 딛고 일어서는 집념 같은 것도 있었다. 작품을 할 때도 그분의 모습을 많이 닮아야겠다고 생각한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소회가 남다른 만큼 배우 정성화는 배역을 완벽히 소화하기 위해 고군분투 했다. 대표적이 사례는 체중감량이다. 그는 윤 감독의 주문에 체중을 14㎏ 정도 감량했다는 뒷이야기도 전했다. "감독님께서 '객관적으로 봤을 때 사람들이 널 안중근이라 여길 정도로 살을 좀 빼줬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한 달 만에 86㎏에서 77㎏까지 뺐다. 기력이 쇠해서 하루는 뮤지컬 무대에서 쓰러지기도 했다. 다행히 줄에 매달려 있어서 살았다."라고 설며했다.

정성화는 뮤지컬과 영화의 가장 큰 차이를 묻자 '공간감'을 꼽았다. 그는 "큰 공간에서 연기하는 뮤지컬과 달리 영화는 카메라 앞에서 연기해야 하기에 세밀한 표현을 위해 노력했다"면서 "가장 큰 목표는 노래가 대사처럼 들리도록 하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그 과정에서 윤 감독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

영화는 1909년 3월 러시아 연추 지역, 안중근(정성화 분)이 드넓게 펼쳐진 설원 위를 걷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매섭게 흩날리는 눈발을 헤치며 홀로 자작나무 숲을 걷는 그의 주변에는 어느새 조국의 독립을 함께 맹세한 동지들이 서 있다. 새하얀 눈 위를 흥건하게 적시는 검붉은 피, 손가락을 스스로 잘라내면서도 초점 하나 흔들리지 않는 독립운동가들의 눈동자에서 느껴지는 비장함은 120분의 러닝타임 내내 스크린을 감싼다.

정성화는 "제목은 '영웅'이지만 안중근 의사의 모습을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히어로물 속 영웅처럼 표현하지 않으려 무던히 애썼다. (안중근이라는) 인간 자체가 여러분께 느껴졌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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