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박진아 기자ㅣ가족과 함께 할 때, 혼자서 울고 싶을 때, 사랑하는 연인과 로맨스를 한껏 더 즐기고 싶을 때, 당신은 어떤 영화를 선택하나요? 많은 영화들 속에서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당신에게 무비레시피가 영화를 추천, 요리합니다.   

22년의 달력이 한 장 밖에 남지 않은 추운 겨울, 이쯤이면 생각나는 영화가 있다. 바로 <설국열차>다. 그리고 이 영화는 우리에게 추운 겨울 더 많은 메시지를 전달해 준다. 연말이지만 케럴 음악 하나 들리지 않는 차가운 길거리에 각종 시름이 깊어지는 연말. 영화 <설국열차> 한 편 어떨까. 

<영화정보>       
설국열차(Snowpiercer, 2013)
SF, 액션, 드라마 // 2013.08.01. // 대한민국 
감독 – 봉준호
배우 – 크리스 에반스, 송강호, 에드 해리스, 존 허트, 틸다 스윈튼, 제이미 벨, 옥타비아 스펜서, 이완 브렘너

<새로운 빙하기, 그리고 설국 17년>
인류 마지막 생존지역 <설국열차>. 기상 이변으로 모든 것이 꽁꽁 얼어붙은 지구. 살아남은 사람들을 태운 기차 한 대가 끝없이 궤도를 달리고 있다. 춥고 배고픈 사람들이 바글대는 빈민굴 같은 맨 뒤쪽의 꼬리칸, 그리고 선택된 사람들이 술과 마약까지 즐기며 호화로운 객실을 뒹굴고 있는 앞쪽칸. 열차 안의 세상은 결코 평등하지 않다.
 
기차가 달리기 시작한 17년 째, 꼬리칸의 젊은 지도자 커티스는 긴 세월 준비해 온 폭동을 일으킨다. 기차의 심장인 엔진을 장악, 꼬리칸을 해방시키고 마침내 기차 전체를 해방 시키기 위해 절대권력자 윌포드가 도사리고 있는 맨 앞쪽 엔진칸을 향해 질주하는 커티스와 꼬리칸 사람들. 그들 앞에 예기치 못한 상황들이 기다리고 있는데…

<하고 싶은 이야기>   

- 많은 의미가 담긴 이야기들 
설국열차는 하나부터 열까지 우리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많다. 열차 칸의 순서가 모자와 신불로 표현되는 계급을 뜻하는 것이라는 점은 영화의 홍보 단계에서부터 알려져 왔고, 벌레채집부터 사냥, 농사까지 이어지는 인류의 식(食)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다. 인류가 물과 불을 발견하고 농경사회를 이루고 그것이 생존권의 중요한 수단이 되었듯, 설국열차는 그러한 인류의 발전 단계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인류의 마지막 생존지역에서도 펼쳐지는 모습을 말이다. 반박할 수 없는 이야기들을 보고 있자면 씁쓸함과 동시에 숙연함이 그려진다. 다시 봐도 생각이 많아지는 영화, <설국열차>가 그 중 하나가 아닐까. 

- 봉준호 감독이 가장 잘 표현하는 이야기 
봉테일로 유명한 봉준호 감독은 전하고자 하는 내용을 요소요소 구석구석 디테일하게 녹인다. 이로인해 봉테일이라는 별명이 붙었고, 그것을 보는 관객들은 더 재미있다. 특히 그는 사회 계급층과 강자와 약자의 모습을 흥미롭게 표현하고 그 긴장감은 배우들의 연기로 배가 된다. 적당한 유머 속에 담긴 무게는 사회의 부조리한 부분에 허를 찌르는데 충분하고 그는 <설국열차> 이후에도 이런 이야기들로 많은 영화를 통해 우리를 찾아왔다. 영화 <기생충>으로 아카데미상 & 황금종려상 등을 받았다는 사실은 대부분이 아는 사실. 영화 <설국열차>는 그가 가장 잘 전달하는 이야기가 표현된 영화의 시작 중 하나가 아닐까. 

전국 교수들이 올 한해 한국 사회를 표현한 사자성어로 '잘못하고도 고치지 않는다'라는 뜻의 '과이불개'(過而不改)를 꼽았다. 교수신문은 전국 대학 교수 93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과이불개가 50.9%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다고 11일 밝혔다. 물가는 고공행진하고 금리는 치솟으며 서민들의 삶은 어려워지고 있는데, 여전히 지도자들은 서로의 잘못을 삿대질하는데 바쁘다. 겨울이면 생각나는,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 <설국열차>는 이런 우리의 삶을 더 씁쓸하게 만들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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