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정상에 선 운동선수는 신체관리 뿐만 아니라 멘탈관리를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이를 위해 스포츠 심리 전문가를 옆에 두고, 피지컬 트레이닝 뿐만 아니라 멘탈트레이닝을 주기적으로 실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지예 스포츠심리상담사는 2016 리우 패럴림픽에 이어, 2019 도하 세계육상선수권, 2020 도쿄올림픽 국가대표 팀의 심리상담 및 멘탈 코칭을 담당하며 탄탄한 경력을 쌓아왔다. 또한 서울대학교에서 스포츠 심리학과 상담학 두 개의 석사학위를 취득 후 상담학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재원이다.

-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스포츠심리상담사 서지예입니다. 최근엔 심리학 강연도 많이 하고요, 매일 읽고 쓰는 연구자로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 스포츠심리상담사가 된 계기는?

과거 엘리트 운동선수로 활동한 경험이 있습니다. 상상하기 어려우시겠지만 종목은 태권도이고요(하하). 선수생활을 하다가 대학시절 은퇴했어요. 은퇴 직후에 스포츠심리학이라는 기초과목을 수강하면서 퍼포먼스와 관련된 심리를 다룬다는 점에서 흥미를 느끼고 진로를 결정하게 되었어요. 그 때 당시 친동생이 해외에서 골프선수생활을 하다가 한국에 막 들어와 새로운 팀에 적응을 하고 있을 때라, 공부한 내용을 즉각적으로 동생에게 적용해보면서 재미를 느끼며 꿈을 키워갔던 것 같아요.

- 스포츠심리를 전공하고 상담학으로 전공을 전향한 이유는?

스포츠심리학은 스포츠상황에서 행위 당사자가 최상수행(Peak performance)을 할 수 있도록 각성수준을 조절하여, 어떤 상황에서도 일관된 수행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학문입니다. 즉, 운동선수가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학문이라는 거죠. 하지만 많은 선수들을 만나면서 선수들의 수행에 영향을 주는 근본적인 문제를 생각해봤을 때, 스포츠심리학 이론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굉장히 많다고 생각했습니다.

예컨대, 악플러에게 시달리는 야구선수가 관중석에 수많은 사람들을 보고 머리가 새하얘져 몸이 굳어버린다면? 혹은 부모와의 애착 문제로 스트레스를 끝내 못이겨 슬럼프에 빠지게 된다면? 단순히 최상수행에만 중심을 둔 이론들만으로는 선수의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없습니다. 인간의 근본적 심리상태에 대한 이론이 포함되어있지 않기 때문이죠.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언하건대 일반 상담학에서 다루는 애착이론, 인지행동치료 등 보다 심도 있는 전문지식이 필요합니다. 이런 한계들을 깨닫고 스포츠 관련 학문이 아닌, 상담학을 공부하여 전문성을 갖추자 라는 결단을 내렸습니다.

- 두 학문을 전공하고 난 뒤 실제로 현장에서 큰 도움이 된다고 느끼는지?

물론입니다. 아직 국내외를 통틀어도 스포츠심리학과 상담학, 두 학문을 제대로 공부한 전문가가 거의 없어요. 두 학문을 전공한 것, 그리고 선수경험을 가진 것이 저의 큰 가장 큰 무기라고 생각합니다.  현장에서 선수들의 심리상태를 보다 다양한 관점으로 해석하고 그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데 있어서 확실히 시야가 넓고 깊어졌어요.

저의 학문적 뿌리는 스포츠심리학이지만, 상담학에서 제시하는 이론들을 스포츠상황에 적용하려고 부단히 노력합니다. 두 학문의 각각의 이론을 엮어서 논문을 쓰기도 했고요. 아직 부족한 점이 많지만, 새로운 길을 개척해나가고 있는 만큼 좋은 길 내어 후학들에게 그리고 체육계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 타인의 마음을 돌본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을 것 같은데, 이 일을 지속하게 하는 원동력은?

제가 가진 지식과 재능이 필요한 곳에서 이롭게 쓰인다면 그 보다 행복한 일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엔 선수들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강의할 기회가 많아졌어요. 다양한 사람을 만나면서 그 사람들 삶에서 배우는 점이 되려 많기도 하고, 보다 많은 사람들의 삶을 건강한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낍니다. TMI지만 제가 좀 오타쿠 기질이 있어서 하나에 빠지면 분석하고 파고들고 이런 걸 좋아해요. 그래서 케이스를 분석하고 이해하려고 애쓰는 시간이 마냥 힘들지만은 않아요. 잘 하는 일 즐기면서 할 수 있어서 만족하고요, 이 일을 평생 이어갈 수만 있다면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앞으로의 행보가 궁금하다. 미래 목표는?

하고 싶은 것이 많아요. 단기적으로는 멀지 않은 시점에 상담센터를 개원하여 상담은 물론이고 스포츠심리상담사들을 교육하는 교육기관을 만들 계획입니다. 장기적으로는, 계속해서 강조했던 두 학문의 융합을 위해 연구를 지속하고, 후학을 양성하는 교수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아 물론 교수가 되고 싶다고 해서 되는 건 아니고요, 노력해봐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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