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조재휘 기자ㅣ인기 있는 길거리 대표 간식으로 천안 하면 딱 떠오르는 ‘호두과자’. 틀에 밀가루 반죽과 속으로 호두와 팥소를 넣어서 구운 풀빵의 일종으로 휴게소는 물론이거니와 기차역이나 버스터미널 등의 대표 간식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렇다면 이 호두과자가 어떻게 천안시를 대표하는 명물 과자가 되었는지 그 유래를 살펴보자.

우선 천안이라는 지역이 호두의 첫 재배지이다. 고려말 원 간섭기 당시 통역관이었던 ‘유청신’이라는 역관이 원나라에서 사신으로 수행길을 다녀오던 중 묘목과 열매를 얻어와 현재의 천안시 광덕면 광덕사에 최초로 심었다. 

천안 광덕면에 자리한 천년사찰 광덕사 입구 쪽에 큰 팻말을 지어놓고 과거 유청신이 호두를 들여온 경위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하고 있으며 수백년 한자리를 지켜오다 지난 1988년 천연기념물 제398호로 지정되었다.

호두과자는 1934년 당시 제과 기술이 탁월하다고 평가받던 남편 조귀금, 부인 심복순 부부가 천안의 특산물이 호두인 것을 알고 발명해냈다는 설이 유력하다. 예로부터 선조들이 차와 병과를 즐기던 것을 생각하고 이를 우리 생활 속에서 되살려 보고자 하는 뜻에서 여러 종류의 재료를 찾던 중 천안의 특산물 호두를 선택해 병과를 만들게 되었고 이것이 호두과자의 탄생이 되었다.

한국전쟁이 끝나고 천안역이 생기고 근처 번화가가 형성되면서 여행객들이 천안을 지나갈 때나, 천안 시민들이 입이 심심할 때마다 천안의 호두과자를 자주 사서 먹게 되면서 전국적 유명세를 타게 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6~70년대 철도 사정이 열악했을 때 열차들이 신호대기 또는 배차조정을 위해 분기점인 천안역에서 잠시 정차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때 열차 내 물품 판매를 담당하던 승무원들이 잘 포장된 호두과자를 들고 플랫폼을 돌아다니며 탑승객들에게 많이 판매하였다. 

천안역은 장항선과 경부선이 경유하여 이용객이 많았던 덕분에 전국 각지에 천안 호두과자라는 이미지가 쉽게 박힐 수 있었다. 이렇게 호두과자가 지역 명물화된 이후로 천안에는 호두과자를 만드는 가게가 우후죽순 생겨났고 지금은 전국 휴게소 등에서 어렵지 않게 맛볼 수 있다. 

호두과자는 호두의 겉껍질 모양을 한 틀에 밀가루와 달걀, 설탕을 섞은 반죽을 부은 후 호두살 조각과 앙금을 채운 후 반죽으로 덮어 구워낸다. 전통적인 방법으로 만든 앙금은 껍질을 벗겨낸 팥을 가루 내어 졸여낸 백앙금을 사용하나, 팥의 껍질을 벗기지 않은 적앙금, 또는 강낭콩을 졸여 만든 앙금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갓 구워내어 따뜻할 때 먹는 것이 가장 맛있다고 하는데 실제 좋은 호두과자의 척도는 식어도 맛있는지 여부이다. 원래 호두과자가 장거리 여행길의 간식이나 선물용으로 포장되어 판매되는 것이기 때문에 식는 것을 전제로 만들어진 식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호두과자 포장지에도 ‘식었을 때 냉장고에 뒀다 먹으면 더욱 맛있게 먹을 수 있습니다’ 식의 설명이 붙어있는 경우도 있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이제는 국민 대표 간식으로 성장한 ‘호두과자’. 휴게소를 들리게 되면 괜스레 호두과자를 꼭 사야만 할 것 같기도 하다. 간편식이 드문 시절 간식거리는 물론 한 끼 대용식으로도 손색이 없었던 호두과자에 대한 국민들의 사랑이 계속 이어질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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