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조재휘 기자 / 디자인=이윤아Proㅣ형준은 대기업의 회계팀 직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하루는 주식 투자를 잘하는 친구를 통해 괜찮은 종목에 관한 정보를 듣게 되었고 형준도 투자를 시작했다. 어느 정도의 수익을 보이자 형준은 회삿돈까지 손을 대게 된다. 주식으로 이익을 내고 곧바로 돈을 채워 넣을 생각이었던 것이다. 

그렇게 시작한 형준의 주식 투자는 대성공이었고 원래 횡령했던 금액보다 훨씬 많은 액수의 돈을 회사에 다시 입금시켰다. 그러던 어느 날... 회사 감사 기간 중 형준이 회사자금을 횡령한 사실이 발견됐고 징계위원회가 열렸다. 형준은 회사에 피해를 입히지 않았고 오히려 더 큰 이익을 냈기 때문에 횡령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럴 경우, 형준은 횡령죄로 처벌받게 될까? 이득을 얻은 돈은 어떻게 처리가 될까?

전문가의 의견에 따르면 형준의 행위는 실질적인 손해가 발생하였는지 아닌지와는 관련 없이 회사의 승낙 없이 횡령행위를 한 시점에서 죄의 기수에 이른다. 따라서 형준은 횡령죄로 처벌받게 될 것이며, 형준이 회사 자금에 대한 관리 권한이 있었다면 업무상 횡령죄로 가중처벌될 것이다.

2022. 5. 18.부터 시행되는 부패재산몰수법의 규정에 따라 횡령죄로 벌어들인 투자 이익금은 ‘범죄수익’에서 유래한 재산 때문에 ‘부패재산’으로 간주되며, 횡령죄의 처벌과는 별개로 몰수 및 추징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따라서 형준이 이익을 내서 최종적으로는 횡령금액보다 더 많은 수익을 냈다고 하더라도 형준이 수익금이 자신의 몫이라고 주장할 수는 없다.

많은 횡령범들이 ‘회사의 돈을 잠깐 빌려 쓰고 다시 메꿔 놓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한다. 횡령액을 전액 반환하여 피해 회복이 이루어졌거나 피해자인 회사와의 합의 하에 처벌불원의사가 있는 경우에는 양형 사유가 될 수는 있지만, 횡령금으로 한 투자로 수익을 내기도 어려울뿐더러, 다시 메꿔놓는다고 하여도 죄 자체는 성립한다는 점을 반드시 명심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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