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심재민 기자 / 디자인=이윤아Pro | '카카오 먹통' 사태를 빚은 경기도 성남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원인으로 배터리가 지목되면서 국내 배터리 업체들도 화재 원인 조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해당 배터리는 리튬이온배터리로, 이 배터리는 에너지밀도가 높다는 장점이 있지만 화재 위험성은 높은 편이다. 리튬이온배터리 안에 음극과 양극을 막는 분리막이 있는데 이 분리막이 깨지면 음극과 양극이 섞이면서 열 폭주가 일어난다. 일단 열 폭주가 발생하면 진화도 쉽지 않다.

이번 화재로 배터리 안전성 문제가 재부각되면서 배터리 업계 전반으로 불똥이 튀지 않을까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가운데 전기차 보급이 확대됨에 따라 화재 사고도 늘고 있는 만큼 전기차 배터리 안전성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런 가운데 ‘LFP 배터리’가 재조명 되고 있다.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는 리튬 인산철(Li-FePO4)을 사용한 양극재가 들어간 배터리를 말한다. 리튬이온배터리는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등으로 구성되는데 이 중 니켈·코발트·망간 등 세 가지 물질을 섞어서 양극재를 만들면 삼원계 배터리, 리튬인산철을 쓰면 LFP 배터리로 분류된다. 

1997년 미국에서 개발된 LFP 배터리는 가격이 저렴하고 수명이 길며 350도 이상의 고온에서도 폭발하지 않아 안정성이 뛰어나다. 반면, 에너지 밀도가 낮아 주행거리가 짧고, 순간 출력이 약하며 무게가 무겁다. 이처럼 LFP 배터리는 니켈(Ni)·코발트(Co)를 사용하는 배터리보다 낮은 에너지 밀도로 인해 주행거리가 짧아 크게 호응받지 못해 왔다. 

하지만, 품질 면에서 삼원계 배터리보다 뒤처진다고 평가되어 온 LFP 배터리가 기술의 발전으로 그 가치가 높아졌다. 기술 진화로 에너지 밀도가 향상되고, 전 세계적 인플레이션으로 전기차 분야에서 가격 경쟁이 중요해지면서 LFP 배터리를 탑재하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가 증가하고 있는 것. 대표적으로 세계 최대 전기차 기업인 테슬라가 올해 1분기에 생산한 자사 전기차 중 절반 가까이에 LFP 배터리를 탑재한 데 이어 그 비율을 더 늘려가고 있다.

LFP 배터리는 CATL, BYD 등 중국 업체들이 주로 생산하고 있터리 그 시장은 세계 1위 배터리 제조업체인 중국 닝더스다이(寧德時代·CATL)가 주도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시장 상황의 변화에 따라 한국 배터리 업계도 LFP 배터리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경기도 성남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도마 위에 오른 배터리의 안전성. 그런 가운데 기술의 발전으로 성능까지 좋아진 LFP 배터리가 주목 받고 있다. 하지만 화재 원인이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책임 공방이 장기화할 경우 한국 배터리 업계의 신뢰도나 이미지에 큰 타격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섣부른 판단은 아직 이르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2018년과 2019년에도 이번과 유사한 ESS 화재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만큼, 신중한 접근과 판단이 필요해 보인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