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 심재민 | 반도체가 얼마나 중요한지 실감하게 되는 요즘이다. 반도체 수급에 차질이 생기면 작은 가전부터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산업 전반의 혈류가 막히는 것을 여실히 바라보았다. 상황이 이런 만큼 글로벌 대기업들은 반도체 자체 생산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외부 상황에 영향을 받지 않고 안정적인 반도체 수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기업 인텔도 반도체 공장 증설에 집중하고 있다.

<strong>인텔 로고 </strong>[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배포 및 DB 금지]<br>
인텔 로고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배포 및 DB 금지]

석유보다 ‘반도체’가 더 중요한 세상

미국 반도체기업 인텔의 팻 겔싱어가 작년 CEO직에 오른 이후 미 오하이오주와 독일 등지에 1천억달러(약 143조3천억 원) 이상을 투자해 반도체 공장 건설을 추진하는 등 대대적인 반도체 시설 확장에 나서고 있다. 그는 "과거 50년 동안에는 석유 매장지가 어디인지가 세계 지정학 질서를 결정했지만, 향후 50년 간은 반도체 공장(팹)이 있는 곳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겔싱어는 서방 국가에서 반도체 생산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2030년까지 세계 생산시설에서 아시아의 현재 비중 80%를 50% 수준으로 낮추고, 미국에 30%, 유럽지역에 나머지 20%를 옮겨 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장세 둔화하는데도 투자 늘리는 이유?

겔싱어 CEO는 최근 반도체 산업의 성장세가 둔화하는 데도 투자를 늘리는 것과 관련해서는 반도체 산업 매출이 현재 6천억달러(약 861조원)에서 2030년까지 1조1천억달러(약 1천578조원)로 두 배 가까이 확대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장기전망을 제시했다.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인텔의 3분기 매출이 PC 수요 감소로 인해 작년 동기 대비 21% 감소한 150억달러(약 21조5천억원)에 그칠 것으로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은 전망했다.

겔싱어는 최근 기업공개(IPO) 시장이 최근 10년 새 최악의 상황인데도 자율주행 자회사인 모빌아이의 나스닥 상장(IPO) 추진에 속도를 내는 데 대해서는 "현재 시장 상황이 매우 어렵지만 모빌아이는 상장을 해야 잠재력이 극대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향후 3년 새 자율주행차가 보편화되겠지만, 미국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먼저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미국은 관련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텔 CEO 팻 겔싱어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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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라

겔싱어 CEO는 미국이 중국과의 기술경쟁에서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최근 도입된 대(對)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겔싱어는 24일(현지시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연례 테크라이브 콘퍼런스 행사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겔싱어의 발언은 그가 지난 7월 미국 내 반도체 공장 건설과 연구·개발(R&D) 등에 530억달러(약 76조원) 규모의 보조금을 지원하는 반도체지원법의 의회 통과를 위한 업계 지지를 주도했던 것과 맥을 같이 한다.

성장세는 둔화 하지만 석유를 넘어서는 ‘반도체’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하는 인텔 팻 겔싱어. 그의 예측을 기반으로 한 과감한 투자는 멀지 않은 미래에 과연 빛을 발휘할 수 있을지, 전 세계 경제의 이목이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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